| 기간 |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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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4
: 나를 알고 너를 듣는 일,
합창의 발성

합창을 한다는 것은 각기 다른 선율을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여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이 아름다운 어울림을 만들어내기 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소리에 세밀하게 발을 맞춰야 합니다. 여기서 '자신의 소리를 안다'는 것은 내가 들이마신 호흡이 몸의 어디를 통과해 어디서 울리는지, 그리고 어떤 길을 통해 소리로 뻗어 나가는지를 온몸으로 느끼는 감각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목소리가 어떻게 나는지를 명확히 알아야만 비로소 타인의 소리 위에 나의 소리를 포개고, 또 나의 목소리 위에 타인의 숨결을 자연스럽게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합창을 하며 신경 써야 할 요소는 무수히 많습니다. 음정과 박자는 물론이고 음의 세기와 가사, 그 안에 담긴 감정까지 매 순간 놓치지 않고 한 음절 한 음절 정성껏 뱉어내야 합니다. 음 하나만 틀려도 공들여 쌓은 화음이 깨지고, 박자보다 한발 앞서가면 전체의 결이 어긋나버립니다. 혼자만 너무 큰 소리를 내서도 안 됩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우리는 이 정교한 조화를 위해 최근 발성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단원들은 각자의 고민을 모아보았습니다. 고음에서의 불안함, 금방 피로해지는 목, 짧은 호흡 등 우리가 마주한 기술적인 문제들을 공유하며, 왜 발성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의 바람은 같았습니다. 올바른 호흡과 안정적인 발성을 통해 노래가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조화롭고 풍성하게 전달하고 싶다는 열망이었습니다.
발성을 배우면 배울수록 우리는 자신의 내면 깊은 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역설적으로 그만큼 타인의 소리에도 더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동시에 곁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며 보조를 맞출 때 우리 인생은 비로소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지보이스는 오늘도 합창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서로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법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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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보이스 단장 / 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