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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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호]
[커버스토리 "친구사이 NEXT" #2]
Future of Friends :
옥상파티, 그리고 길녀의 후예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따뜻한 주말 오후, 옥상 파티로 열린 정기모임 “친구사이 Next”에 다녀온 후 짧은 소감을 남겨본다. 솔직히 밝히기 민망하지만, 친구사이 정기모임에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참여한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2006년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에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Korean Gay Men’s Human Rights Group)’로 명칭을 변경한 뒤에도 영문 이름은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는데, 지난 총회에서 드디어 기존 영문 명칭에서 Men’s를 삭제하여 포괄적 의미의 ‘Gay’를 당당히 사용할 수 있게 된 후 열린 첫 정기모임이었다.
행사에서는 주요 사업인 성소수자 정치세력화(RUN/OUT), 커뮤니티 활성화(금토일은 친구사이), 자살예방과 마음돌봄(마음연결)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대담이 있었고, 문화행사로 지보이스 공연과 왁킹 퍼포먼스도 진행되었다. 파티에 빠질 수 없는 음식과 음료도 함께했다. 야외 행사라 자칫 산만해질 수 있었지만, 야외 스크린·조명·스피커 준비가 꼼꼼했고 다양한 게스트가 참여해 실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케이터링 음식이었다. 예전 단칸방이나 지하 사무실에서 겨우 카나페 몇 개와 싸구려 샴페인을 나누던 시절에 비해 상차림이 너무나 예쁘고 고급스러웠다. 좋은 음식은 이야깃거리를 하나 더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고 믿는다. 처음 참여한 사람이라면 이런 정성스러운 상차림 덕분에 친구사이에 대한 첫인상을 ‘환대’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눈치만 보던 손님들도 시간이 지나며 테이블 주위에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을 보며, 빨리 집어 먹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그날 지보이스 공연에서 불렀던 ‘길녀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이 노래는 은둔하던 성소수자가 퀴어 퍼레이드를 통해 처음 거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던 순간의 설렘과 감동을 담은 창작곡이다. 1990년대 후반 친구사이 같은 모임이 만들어지기 전, 성소수자 특히 게이 선배들은 극장이나 게이바 등지에서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곤 했고, 만남을 위해 터미널 광장·옥상·공원·공중화장실 등에서 크루징을 하곤 했다. ‘길녀’라는 호칭은 당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공원 화장실 등에서 크루징하는 이들을 비하하는 속어였지만, 우리 길녀 언니들은 손가락질에도 굴하지 않고 생명력을 이어갔으며 이후 친구사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지는 인적·물적 토대가 되어주었다.
이 노래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역사를 긍정하며 스스로를 ‘길녀의 후예’라 명명하고, ‘화장실에서 광장으로’ 뛰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행위는 노래 가사 ‘손잡고 따라오면 된다.’에서 나타나듯 커뮤니티에서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노래 마지막 후렴구는 ‘거리는 우리가 접수한다’에서 ‘거리는 우리가 접대한다’로 바뀌는데, 이는 언젠가 우리가 거리의 주인이 되어 모두를 환영하는 자리에 서겠다는 야심찬 외침이다. 런아웃 프로젝트가 조기에 종료되어 이 노랫말이 현실이 되는 날을 꿈꾸어 본다. 유쾌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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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지보이스 음악감독 코러스보이

친구사이 정모에 처음으로 회원지원팀으로 참여했다. 정모 자체도 한번밖에 안 가봤어서 이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준비를 돕다가 행사가 시작돼 자리에 앉으니 참석자들 소개를 하는데 되게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놀라웠다. 쟁쟁한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뭐지, 내 생각보다 친구사이는 큰 조직이었던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 행사가 흘러가는 걸 보는데 중간부터 사람들이 한두명씩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핑거푸드를 집어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그걸 놓칠 위인이 아닌 나도 그걸 쫌쫌따리 집어먹었다. 너무 멋진 음식들이었다.
날이 추워서 안쪽으로 들어가서 마저 진행했는데, 아까 소개할 때 인상깊었던 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부대표님과 한참 말을 나눴다. 친구사이가 게이인권운동단체라고 되어 있어서 자기가 와도 되는 걸까 걱정하기도 했었다는, 그런데 공연을 보고 싶어서 왔다는 그분의 말을 들으면서 더 많은 정체성을 포용할 수 있는 단체가 되려면 친구사이가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당장 나와같은 비시스젠더들도 조금씩은 있지만, 아직은 주류는 아니라는 느낌이니, 아직 갈 길이 멀기도 하다. 그래도 갈 곳이 있다는 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 나는 나로써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바뀌어 가는데 이바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살짝 나이브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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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지원팀 슈가

일반적으로 친구사이 정기모임은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7시 친구사이 사무실 옆 공간인 사정전에서 진행됩니다. 이번 모임은 특별히 오후 5시 친구사이 옥상에서 진행됬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금까지의 친구사이와 앞으로 나아갈 친구사이를 함께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친구사이가 ‘gay’의 의미를 확장하고 우리만의 퀴어를 만들어 가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친구사이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던 것뿐만 아니라 친구사이 안의 런아웃 프로젝트, 마음연결 활동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았다면 사업 소개와 활동가 분들의 대담을 통해 그 취지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런아웃 프로젝트, 마음연결에 대한 내용은 소식지를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마음연결은 성소수자 자살 예방을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어렵고 다가가기 조심스로운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마음연결 활동가 재경님의 우리가 주변 사람들의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연결의 시작이라는 말씀이 막연하게 어렵다고 느꼈던 마음연결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런아웃 프로젝트도 역시 단순히 퀴어 정치인이 출마를 돕는 프로젝트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대담에서 런아웃 프로젝트 재훈님을 통해서 진보든 보수든 정파와 상관없이 자신의 퀴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정치 환경 형성이 런아웃 프로젝트의 핵심이란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공연을 통해 친구사이가 예술로도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흘리는 연습’과 아트선재센터 전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친구사이는 인권운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이번 행사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지보이스 공연과 댄서 해준님 무대를 통해 친구사이가 지나온 길과 앞으로 만들어갈 목표를 보여줬습니다. 지보이스는 군청, 길녀의 추억, 콩그레츄레이션 세 곡을 불러주셨는데, 우리가 함께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지금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의 기쁨을 느끼게했습니다. 댄서 해준님의 춤은 조명 아래 매순간 자신만이 만들 수 있는 확실한 선을 표현했고 그 모습이 행사 분위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앞으로 만들어갈 친구사이의 모습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기획해주신 친구사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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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책읽당 회원 윤

지난 겨울 개인적인 일로 친구사이 정모를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맞이한 3월 정모.
잉? 그런데 5시 시작이라니 뭔가 색다른 행사가 있나 했다. 순서를 보니 1부, 2부, 3부
뭔가 많이 준비 했네. 시간에 맞춰 친구사이 도착.
언제나 그렇듯이 반가이 맞이 해주는 사람들.
옥상에 올라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어고, 유난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알고보니 많은 외부 단체가 같이 참여했었다.
1부 행사가 진행되고.
의미 있는 행사였다. 성소수자의 정치진출. 최현숙 씨의 국회의원 출마이후 정체되어 왔던 도전.
많은 도전이 있었지만, 아직은 미약하다. 그래? 그러면 우리가 직접 나서지 뭐~!
이렇게 시작된 런아웃 프로젝트!! 아직은 꿈만 같고 실현 불가능해 보이지만, 꿈은 항상 크게!
어느 분이 이번 목표가 우리 세대에는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말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친구사이 나올때, 홍석천이 커밍아웃 했을대, 첫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었을때.
지금 이렇게 잘 되어 있으리라 누가 상상이나 헀을까.
필요한 건 지지지와 응원!!
이글을 읽는 당신은 이미 지지자일테니, 당신 주변의 진구들을 설득해 보자.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2부 행사도 좋았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지보이스 그리고 댄서해준님의 공연!!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대담~~!
역시나 하이라트는 3부 커뮤니티 시간
3월 정모를 준비하기 위해 고생한 사무국의 고생이 훤히 보인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가~~~~아끔.
이런 자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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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마린보이 회원 차돌바우

지보이스 반주자가 된지 만 3개월이 되어가던 중, 무슨 행사인지도 모르고 참여했던 친구사이 정모였습니다. 새롭게 개편되는 사업들을 듣다 보니 그 동안 제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던 운동 혹은 활동에 대한 관심들은 사실상 말뿐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945, 물방울, 영웅 등 제 기억에 남는 키워드가 많았던 것으로 보아 프레젠테이션들 또한 매우 알차고 잘 준비된 것들이었다는 방증으로 여겨집니다.
정모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분들 가운데에는 기존의 제가 속한 커뮤니티를 초월한 또 다른 맥락의 분들이 많았기에 행복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최소한 ‘인권’이라는 주제로 묶여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고 합의하는 모습은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십분 느껴졌습니다. 친구들끼리 술집에만 가도 서로 선호하는 주종이 다른데 결국 즐거움이라는 목적이 똑같은 것처럼 각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인권 신장의 수단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언정 방향에 있어서 한 뜻을 모으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비극적이게도 건반 앞에 앉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자가 무너지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저는 쿨한 척하며 모두에게 큰 웃음을 주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모, 그리고 뒷풀이를 통틀어 저의 골반을 걱정해주신 분들이 십 수명이나 계셨습니다. 일면식 없는 분들조차 크게 다치지 않았는지 물어봐 주신 덕분에 제 마음이 너무나 몽글몽글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종로에서 사람 냄새를 느꼈습니다.
세대와 국경, 성별과 지향성, 장애와 질병을 초월한 모임이라는 점에서 처음 참여한 친구사이 정모가 마치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더욱이 소문에 점점 더 세련함을 갖추고 있다는 케이터링 및 주류 선택까지도 모두의 취향과 만족을 고려한 아주 세심한 기획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참가한 사람들이 행복하고 대우받는 느낌일 때에 그 행사를 주최한 목적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는 말을 저는 옳다고 믿습니다. 이번 정모를 통해 제가 지난 역사를 모두 알 수는 없으나 최소한 친구사이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가득 듭니다.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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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지보이스 반주자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