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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활동보고 #3] 아름다우려고 작정한 모양
2024-12-30 오후 17:42:24
기간 12월 

 

[활동보고 #3]

아름다우려고 작정한 모양

 

 

KakaoTalk_Photo_2024-12-28-11-48-08.jpeg

 

 

   해명할 일이 많다. 해명은 억울한 사람 몫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저 들킨 속내를 다시 말하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사부작거리며 만들어야 하는 미술대학을 다니면서도 많은 선생님들과 싸웠다. 작품을 자꾸 예쁘게 만들라는 말에 ‘예쁜 건 사고 싶지, 만들고 싶지 않아요’ 대답했고, 완성도를 문제삼을 때는 알바비를 털어서 작품을 공장에 맡겼다. 이는 반항이 아니었고, 딱 그 정도만 원했던 사람의 고집이었다. 미감은 극도로 몰아가야 눈에 들어오고, 그렇게 해야 전시를 하기 쉬워진다는 조언을 듣고 있자면 ‘모두가 스펙터클 중독자’인 것처럼 느껴졌다. 모든 말과 모든 미감, 모든 것이 절정에 치닫아야 할 필요는 없다. 옆사람보다 ‘더 큼’의 논리로 아름다움을 차지하는 일은 가엾고, 투머치만을 알아보는 심미안이란 하찮다. 스펙터클 특유의 공회전하는 서사를 듣다 보면, 여기 어디에 상상력이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대충 “안 예뻐”라고 내뱉는 바람에 자주 해명하곤 했다.

 

   작정한 듯 아름답다는 표현이 주로 비하의 의미로 쓰이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아름답다는 말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이 수식어를 내가 사랑하는 대상에게 돌려주어야 했다. 나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인터뷰를 본 관객이 다음 작업은 무슨 주제로 할 거냐는 질문을 했을 때였다. 이후로도 소중한 친구들의 말을 귀기울여 들을 생각이었다. 평생을 붙어있고 싶은 게이 친구들과의 인터뷰가 관객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컨텐츠로 보였나 싶었다. 그 관객이 싫었다. 소위 말하는 퀴어예술/예술가의 과업은 ‘스스로를 계속 바꾸기’가 아니라, 불안하고 취약하게만 소환되었던 주제에 남아서 지키고자 했던 것을 지키는 일이다. 미감 도둑과 마이너리티 애호가, 연구자의 자료를 빌려 자신이 주목받는 작가처럼… 새롭다는 감각과 본인, 커뮤니티를 고갈시키며 창작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다. 작정한듯 아름답다는 표현은 모든 과정에서 응당한지 적합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사람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제서야 나도 아름답고 싶었다. 

 

   벌써 3개월이 지났다. 2024년 9월 6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 첫 출근을 한 뒤, 나는 종걸의 잔잔한 친절과 기용의 첨예한 활기를 겪는 게 일상이 되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어떤 영화가 좋았는지 대화할 때면, 직접 본 영화보다 이들의 설명이 더 진국일 때가 많았다. 끔찍한 창작물을 봤을 때도 뭐가 역했는지 세세하게 말하는 기용의 불만이야말로 지독하게 아름다운 비평이었다. 단순히 창작물 뿐만 아니라, 행사를 기획하거나 정치적 상황에 반응하는 순간에도 종걸, 기용은 침착하게 적합한 말을 벼려냈다. 아주 잠깐 그들처럼 작문하지 못하는 게 스스로 아쉬웠는데, 배운 것이 다르고 문장을 만드는 자원도 다름을 점차 받아들였다. 창피하지만, 나는 지금 인권운동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친구사이에서 일하게 된 연유를 물었다. 좋은 일을 하게 된 이유를 물어볼 때, 나는 속으로 천 번쯤 좋은 일이 아니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30주년을 맞이했지만 스펙터클을 목표하지 않고, 가깝고 소소한 이야기에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커뮤니티 단체가 예뻤다. 간소하더라도 성소수자 각자 누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과정도 상상력이 넘쳤다. 게이 커뮤니티의 친목과 인권운동의 역사 중에서 어느 것이 여전히 유효하고, 무엇이 변화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인권운동은 취미로 한다든지, 미술계에서 물의를 저질러서 인권단체로 도망왔다든지 등 괴담을 듣고 온 회원에게는 뜬금없이 미술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림 그릴 때는 붓을 들다가 어느새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조각의 재료는 온갖 이상한 것들이 쓰이는데, 퀴어예술이 인권운동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각각의 분야가 나뉘어진 이유가 있다지만, 나는 전시가 필요할 때 전시를 하고, 글이 필요할 때 글을 쓰고, 광장에 나가야 할 때 광장에 나가는 것이 아름답다고 여긴다. 항상 거슬렸던 ‘아름답다는’ 표현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지내야했다. 여전히 상근자가 된 연유를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에게 대답한다면 나는 아름다우려고 작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글을 쓰고 나니 어쩐지 신경질적인 심미주의자처럼 보이는데, 3개월의 수습기간이 너무 행복했기에 저절로 아름답다는 말을 남발했다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사무국과 회원분들 그리고 언니들 덕분에 매일매일이 뿌듯했다. 아직 배울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내가 혼자 배시시 웃고 있다면 행복한가보다 생각하고 못 본 척해주길 바란다.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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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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