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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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트랜스젠더·게이모임 “산책연습”의 첫 번째 ‘산책모임’ 참가 후기
5월의 볕 따뜻한 일요일 트랜스젠더·게이모임 “산책연습”의 오프라인 걷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산책연습”은 트랜스젠더, 게이 당사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산책하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기록하는 모임인데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사십분 남짓한 산책의 시간에 참가자들은 오감을 활용해 현재를 감각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확인하고 내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오리엔테이션 이후 참가자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긴 처음인지라 굉장히 떨린 것 같았지만 사실 피곤했어요. 소중한 주말 낮잠... 성소수자... INFP... 네... 저는 요즘 항상 피곤합니다. 어쨌든 졸린 눈을 비비고 눈앞의 할 일을 해야겠다고 속으로 외치며 K-팀원이 되어 한껏 미소를 지어봤더랍니다.
저는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직접 만나 소통해 본 경험은 없어서, 오프라인 모임을 한다고 들었을 때 처음엔 막연한 걱정이 들었습니다. 한껏 움츠러들어 있어 말도 쉽게 못 붙이지 않을는지, 현장의 어색함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는지 하면서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아현역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봉원사에 도착해 기록용 사진을 남기고 본격적으로 안산 둘레길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두 시간여 동안 산책로를 걸으며 참가자들은 서로 대화하지 않고, 땅을 미는 발바닥을 감각하고 근육의 긴장을 알아채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난 그래도 걷기는 자신 있다고 믿었던 것도 잠시, 장시간 걷기는 체력을 꽤 소모하더군요.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아주 잠깐 하고 흘려보냈습니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며, 어떤 트랜스젠더는 이 작은 화장실을 들어가는 것도 괴로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공공시설에 모두를 위한 성 중립 화장실이 빨리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산책의 마지막엔 푸름이 가득했던 숲속에서 시간을 보낸 소감을 나눠보았습니다. ‘한 줄로 걷는 게 좋았다.’, ‘약간 지칠 만한 거리였다’, ‘새로운 경험을 같이 해서 좋았다.’ 등 여러 피드백을 주고받았는데요. 앞으로 남은 기간 또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히 움직이며 완주할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산책연습”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고 기꺼이 시간을 내준 친구사이 대표님, 저희 트랜스젠더, 게이 팀원들, 그리고 외부 참가자들까지 함께 모여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정말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친구사이 회원님들도 앞으로 이어질 “산책연습”의 활동 계속 지켜봐주세요. 새로이 트랜스젠더·게이모임 “산책연습”에 참가하고 싶은 분들은 하반기에 모집 공고가 나가오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트랜스젠더·게이모임 “산책연습”은 친구사이 커뮤니티 사귐 프로젝트 내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책연습 팀원 / 모짜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함께 걷기 좋은 계절이죠.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