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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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2]
인천퀴어문화축제 혐오폭력 사태 관련 단체성명 및 기사 일람
* 2018년 9월 8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많은 난관 끝에 행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혐오세력들의 언어폭력과 물리적 폭력은 전대미문의 수위였고, 이에 참가자와 연대단체·개인들의 숱한 성토와 성명이 9월 내내 SNS 타임라인을 수놓았습니다. 아래의 글은 각 단체에서 작성한 인천퀴어문화축제 관련 성명·논평 전문 및, 각 언론에서의 관련 사태 보도를 발췌한 것입니다.
▲ 인천퀴어문화축제 혐오범죄 방조&조장 규탄 기자회견 (사진 :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혐오범죄 방조·조장한 인천 경찰청과 동구청 규탄 기자회견 전문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혐오범죄 방조·조장한 인천지방경찰청(청장 원경환)과 동구청(구청장 허인환)을 규탄한다!
평화롭고 안전해야 했을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어떻게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해버렸는가?
8월 8일 중부경찰서에 합법적으로 집회신고가 된 집회 및 퍼레이드를 멋대로 ‘불법’이라 규정한 예수재단(대표 임요한 목사), 인천퀴어반대대책본부(대표 차승호), 인천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이동원 목사)는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2주에 걸쳐 혐오시위,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축제 전날 밤, 광장 내에 수 대의 차량을 불법으로 세워 점유하고 대형버스로 입구를 봉쇄한 뒤 밤새 ‘열린 무대’를 점거한 채 밤샘 기도회를 진행했다. 미리 움직임을 포착한 축제 조직위원회는 중부서와 협의로 9월 8일 00시로 집회신고를 변경하고 축제 반대 측의 불법집회가 있을 시 해산 조치할 것을 확답받았다.
그러나 축제 당일 아침 6시경 광장에 도착한 조직위원회가 맞닥뜨린 것은 여전히 광장을 무단점거하고 있는 200여 명 규모의 혐오집회와 축제 측 무대 설치 차량을 둘러싸고 있는 일단의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악착같이 차량의 진입을 방해하고 어렵게 자재를 내리면 달려들어 자해 협박을 감행했으며 우회할 때마다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종국에는 차량이 갓길에 정차한 틈을 타 앞뒤로 경차를 붙여 봉쇄해 무대를 내려놓고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무대 업체의 업무를 방해했다. 경찰은 “한 시간 뒤에 광장을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차량 진입을 막고 있는 일단의 청년들을 단 한 차례 해산시켰을 뿐이었다. 광장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도 강제집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찰이 불렀다는 견인차조차 “경찰 측에서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멍청하게 서 있다가 곧 돌아가 버렸다. 버스정류장 쪽에 모여 대기하던 자원활동가들이 혐오세력에 고립돼 경찰 지원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후 3시간가량 조금도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 무대와 부스 업체가 돌아간 뒤 조직위는 이제 맨몸으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짐을 실어놓은 트럭도 광장 진입이 가로막혀 간신히 조끼와 무전기만 패용할 수 있었다.
이때 경찰은 남서 측에 집회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동인천역 출구와 거리가 멀어서 곤란하다는 말에 “통로는 우리가 확보해 주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못했다. 통로 쪽으로 생수를 전달하러 가던 승합차가 혐오세력에 가로막히고 통로 역시 고작 20분 만에 막혀버렸다. 축제 개회선언을 한 집회 자리는 그대로 고립됐다. 경찰은 반대 측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새동인천 지하쇼핑센터 입구를 닫아버린 뒤 “축제 참가자와 반대집회 참가자를 구별할 수 없다”며 아무도 들여보내 주지 않아 광장을 배회하다가 돌아가는 참가자들이 늘어났다. 집회 장소 밖 광장에 자리 잡고 앉은 축제 참가자는 끊임없는 혐오발언에 시달려야 했다. 곳곳에서 대치상황이 발생했지만, 경찰이 투입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집회는 고립되어 점심 반입도 못 한 채 1시 반경 축제 퍼레이드 차량이 화평철교 쪽에서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 측과 미리 협의했음에도 차량 진입로를 확보해 주지 않아 곧 트럭은 혐오세력에 에워싸인 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벌어졌다. 차 앞을 가로막은 ‘반대집회 참가자’들이 곧 폭도로 변했다. 바퀴 밑에 못 박힌 각목을 대고 차량을 흔들어 바퀴에 펑크를 낸 뒤 트럭 운전석과 조수석 창문을 손피켓으로 막아버리고 차량에 탑승해 있던 사회자들을 위협하고 노트북, 음향 연결선 등 기물을 파손했으며 트럭을 두들기고 문을 강제로 잡아당기는 등 명백한 테러를 가했다. 경찰이 투입됐는데 조직위원과 자원활동가, 지켜보던 축제 참가자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위기상황에도 꼼짝없이 서서 조직위원회의 개입 요청을 거부했다. 112에 수차례 신고해도 경찰은 오지 않았다. 불과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경찰은 퍼레이드 차량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그제야 사회자와 조직위원들을 ‘보호’해 축제 장소로 인도하고 차량을 견인했다. 집회장소 쪽 대치도 점점 더 격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직위가 퍼레이드를 반드시 강행하겠다고 결정한 뒤 연대단체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동지들이 광장을 가로질러 집결하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휠체어 이용자 수 명과 활동가들을 포함한 축제 참가자 50여 명이 혐오세력에 둘러싸였고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고립될 위험에 처했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2명의 조직위원과 활동가들이 손을 잡고 이동로를 확보 해 나갔지만 계속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행렬을 강한 힘으로 밀어대고 깃발 철수를 요구했으며 축제 물품을 탈취했다. 휠체어가 쓰러질 위험천만한 상황도 여러 차례였고 축제 측에 “불쌍한 장애인을 앞세운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내가 원해서 여기에 나왔고 나도 동성애자다”라는 당사자의 항변은 묵살됐다. 우여곡절 끝에 휠체어가 광장을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10여 명의 축제 참가자들이 후미에서 가로막혔다. 혐오세력은 “한꺼번에 나가면 너희가 퍼레이드를 할 테니 한 명씩만 내보내겠다”고 을러댔다. 이를 거부한 참가자들이 연좌를 시작하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두어 명의 경찰이 도착해 길을 터 주었다. 두어 명의 경찰로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 축제 참가자들의 보행이 왜 그토록 가로막혔는지 의문이다.
한편 16시, 경찰 측과 협의된 퍼레이드 시간이 다가오자 축제 측은 배다리 측으로부터 트럭의 진출을 준비하며 퍼레이드와의 합류를 시도했다. 경찰은 이때도 차량의 진입로를 확보하지 않았고, 도로를 무단 점거한 채 행진 진출로를 가로막은 혐오세력을 방치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어느 쪽을 보호해야 하는지, 어느 쪽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지 망각한 듯 방패를 축제 측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자들을 태운 퍼레이드 차량이 진입하자 혐오세력이 달려들어 차축 밑에 다리를 넣고 누웠으며 다시 바퀴를 펑크내고 차량과 장비를 훼손하고 공연자들을 위협했다. 심지어 휠체어 바퀴 밑에 발을 넣고 ‘왜 발을 밟냐’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혐오세력의 폭력행위는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을 확인한 뒤 공연자들을 하차시키고 나서야 멈췄다. 바퀴를 수리하고 움직이게 된 차량은 남광장 쪽에서 다시 혐오세력들에 둘러싸여 바퀴가 구멍 난 채 길옆으로 정차했다. 곁에 있던 교통경찰은 트럭이 차량 흐름을 막지 않도록 교통정리만 할 뿐 20시가 조금 넘어 누군가로부터 “축제가 해산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고 혐오세력이 자진 철수할 때까지 대치 상황에 개입하지 않았다.
가까스로 폴리스라인을 빠져나온 축제 참가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 후미에 집결한 반대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다시 고립됐다. 고립된 이들이 이를 뚫고 나가려 하자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몸싸움을 벌였다. 축제 참가자들을 무지막지하게 밀어내는 힘에 허술한 공사장 펜스가 곧 쓰러질 듯 기울었고 이에 서로 뒤엉킨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경찰은 이때도 상황이 모두 종료된 이후 투입됐으며 “반대집회의 대열을 해산시킨다”는 명목으로 반대집회 측과 대치한 채 오히려 행진 신고 시간이 끝나는 20시까지 한 발자국도 행진할 수 없도록 길을 가로막았다. 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허인환 동구청장이 이 광경을 모두 지켜만 보았다.
경찰 측과 지난한 협상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퍼레이드가 조금씩 전진하고 축제 측이 반대 측 대열을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몸싸움이 발생했다. 깃발과 깃대가 찢기고 부러졌으며 머리를 얻어맞고 탈진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직위원장을 향해 대걸레 자루를 휘두르려다 제지당한 반대집회 참가자도 있었다.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 도착한 응급차마저 혐오세력에 진입이 가로막혔지만,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폭력 행위로 경찰에 연행된 혐오세력은 대부분 서너 시간 만에 풀려나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20시까지 행진은 조금도 전진하지 못했고 경찰은 수차례 축제 측의 자진해산을 종용했다. 북광장과 화평철교에 정차된 경찰 측 방송 차량에서는 “(반대집회 측은) 합법적인 (인천퀴어문화축제의) 집회를 방해하는 행위를 멈추고 해산하라”는 경고가 오전부터 오후까지 지겹도록 흘러나오고 있었다.
20시가 넘자마자 경찰 측은 혐오세력 대표와 동행해 조직위원장과 면담을 주선하고 ‘깃발을 철수할 것’과 ‘인도로 행진할 것’을 조건으로 동인천 남광장까지의 행진을 ‘허락’하겠다고 통보했다. 조직위원회는 혐오세력의 도를 넘은 불법행위와 폭력, 폭언, 행진 방해에 집회 참가자들을 계속해서 노출할 것인가 이들의 요구에 굴복할 것인가 선택해야 했다. 조직위원회는 경찰을 믿고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경찰은 “도로를 통제해 퍼레이드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마지막 약속까지 저버렸다. 행렬은 혐오세력이 새까맣게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안쪽 인도를 폴리스라인도 없이 통과해야 했고 수많은 악다구니와 욕설, 물리적 폭력에 그대로 노출됐다.
개별적으로 동인천 남광장에 모여 대기하고 있던 무지개행동과 부스 참여단체, 연대단체 300여 명과 4시간여의 대치 끝에 합류한 퍼레이드는 폴리스라인에 봉쇄된 채 혐오세력을 마주 보고 정리 집회를 진행해야 했다. 조직위원회와 축제 참가자들은 서로 끌어안고 오열했고 경찰은 혐오세력을 향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축제 다음 날인 9월 9일 조직위원회가 설치한 제보메일 주소로 자원활동가와 축제 참가자들로부터 혐오세력으로부터의 피해사례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사랑하니깐 반대한다’는 피켓을 손에 든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수천 명의 입으로 상상도 못 할 폭언을 하루 종일 퍼붓고 기물을 훼손하고 갈비뼈와 얼굴, 목 등을 가격하고 휠체어를 밀치고 방화시도, 자해공갈, 협박, 인격모독, 집단폭행, 경찰폭행, 성폭력, 용역 파견, 쓰레기 투기, 대인 무기사용, 담배빵, 조롱, 불법촬영, 보행자에 대한 무차별적 시비와 혐오발언 및 가짜뉴스 전파 등 총체적 범죄를 자행했다. 경찰이 있어도 증거수집만 할 뿐 범죄행위를 일절 제지하지 않았다. 심지어 축제 참가자를 대상으로만 채증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혐오세력의 범죄행위는 귀가 중인 참가자들에게도 가해졌다. 막무가내로 붙들고 혐오발언을 쏟아내거나 성희롱을 하거나 통행로를 막기도 했다. 심지어 뒤풀이를 위해 방문한 동네 업소에서 참가자들의 입장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퀴어 영역에서 가장 끔찍하고 잔악한 폭력 사태가 일어난 9.8 동인천역 북광장 혐오범죄 사태는 누가 일으켰는가?
첫째, 성소수자와 축제를 ‘음란 집회’로 매도하며 거짓 정보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위협해 지속적인 명예훼손 행각을 벌였을 뿐 아니라 불법과 폭력을 자행하면서까지 정당한 축제 행사를 방해한 인천기독교총연합회와 인천퀴어반대대책본부, 예수재단이다. 이들은 대중의 편견과 무지를 이용해 자신들의 편협한 종교적 주장을 설파하고 이권을 챙겼다. 특히 인천 송림초등학교 학부모회(대표 탁인경)와 바른인권세우기 인천본부(대표자 최은영), 인천퀴어반대대책본부(대표 차승호)는 법무법인추양가을햇살을 법률대리인으로 지정, 9월 4일 자로 집회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내고 가처분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천만 원을 자신들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9월 7일 법원이 헌법에 보장된 집회 및 표현의 자유에 따라 축제를 개최하고 진행할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며 이들의 신청을 기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실력행사를 통해 ‘집회금지’라는 목적을 일부 달성했다. 이들이 성소수자에 대해 불법 시위를 통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혐오할 자유’를 법이 금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상정과 무산을 반복해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인권조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있어 지역 혐오세력들의 강경한 철회요구와 협박에 맥없이 무릎 꿇어온 인천시의 무능함, 인권교육과 성인지교육의 부재, 자신들의 무지와 편견에 성서를 끼워 맞춰 교인들에게 혐오를 설파해 온 지역 교회 모두가 이 사태의 책임자들이다.
둘째, 인천퀴어문화축제의 정당한 광장허가신청을 조례에도 없는 구실을 붙여 불허하고 이를 대형 전광판에까지 전시해 합법적 행사를 불법으로 오해받게 했을 뿐 아니라 ‘자생단체’라는 이름의 혐오세력들이 내건 수많은 불법 현수막과 혐오세력의 불법주정차도 무대응으로 일관한 동구청과 허인환 동구청장이다. 반대집회의 폭력적 양상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난 허인환 동구청장의 무책임한 태도는 애초에 그가 인천퀴어문화축제에 대한 탄압과 폭력적 행사 방해의 주동자이자 조력자였음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청장에 당선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지역 토호세력과 결탁해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책임, 의무를 내던져버리고 스스로 극우의 아이콘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은 허인환 동구청장의 어리석음과 비겁함은 동인천 북광장 대규모 혐오범죄 사태의 진정한 주범이 아닐 수 없다.
셋째, 8월 8일부터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와 원만하게 논의해 온 모든 협의사항을 기만하고 행사 당일 혐오세력의 폭력을 방조했을 뿐 아니라 일부 적극적으로 협력해 축제 진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중부경찰서와 그 상급기관인 인천지방경찰청이다. 시민의 신변을 보호하고 안전한 행사 진행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경찰은 대규모 폭력사태 앞에서 무능하고 태만했으며 보란 듯이 합법적으로 신고된 축제 측보다 범죄집단의 편을 들어 주었다. 그로 인해 설레는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고자 했던 장애인과 여성, 청소년들까지 수많은 축제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신체적,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무엇으로 이 고통에 대해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늘도 우리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디딘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종교도, 지자체도, 경찰력도 퀴어들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고 오직 우리만이 우리 편이었다. 토끼몰이 당하듯 끔찍한 혐오범죄의 한복판에 내몰린 성소수자와 그 연대자들은 모두로부터 버려진 채 오로지 서로에게 의지해 단지 ‘우리가 여기 있음’을 증명했다. 이 위대한 증명은 인천시가 ‘인간’에게 얼마나 낙후되고 위험한 도시인지 알려준다. 우리는 인천이라는 도시가 성소수자들이 편의점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식당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심지어 가정에서도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는 도시라는 거대한 현실에 직면했다. 성소수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사회는 ‘정상성’에서 벗어난 누구라도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없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 소수자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총력 투쟁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혐오는 범죄다. 동인천 북광장에서 대규모 혐오범죄 사태를 일으킨 인천기독교총연합회와 인천퀴어반대대책본부와 예수재단과 송림초 학부모회는 즉각 사죄하고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와 축제 참가자들이 입은 모든 물적,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
하나. 본인의 책임을 면피하고자 ‘불허’를 방패막이로 사용함으로써 모든 시민을 위해 열려있는 광장을 범죄 현장으로 만들고 차별과 폭력을 조장, 방조한 허인환 동구청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하라.
하나. 합법적인 절차로 신고된 집회에서 일어난 조직적인 폭력사태와 방해행위를 조장, 방조한 경찰청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2018년 9월 9일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연대단체
건강과나눔, 노동당인천시당, 민중당인천광역시당, 사)장애인자립선언, 사회변혁노동자당, 알바노조인천지부, 인천녹색당, 인천사람연대,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의당인천시당성소수자위원회, 성공회인천나눔의집, 청소년인권복지센터내일, 한국다양성연구소 (이상 16개 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공회 용산나눔의집(사회적소수자 생활인권센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전라북도 성소수자 모임 열린문,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총 29개 단체 및 모임)
단체연명: 감리교퀴어함께 및 총 245개 단체
개인연명: 가원 외 2903명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성명] 인천 하늘에서 부산 바다까지, 무지개는 펄럭일 것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혐오범죄를 방조하고 조장한 인천지방경찰청과 동구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퀴어문화축제, 퀴어 퍼레이드는 성소수자의 권리증진과 가시화를 위해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나와 스스로를 긍정하고 연대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전세계적으로 즐기는 문화 축제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퀴어들이 자신의 고장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어 서울, 대구 뿐 아니라 2017년 부산과 제주, 2018년 전주와 인천, 광주 다섯 지역에 새로이 무지개 깃발이 걸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9월 8일 열린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의 혐오세력의 폭력은 시대를 역행하는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축제 참가자에게 욕설, 손찌검, 혐오발언은 기본이고 불법촬영에 퍼레이드 차량, 무대 장비 등 재물을 손괴하였으며 심지어는 기름통을 소지하고 있다 경찰에게 빼앗기는 도를 넘은 폭력성에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종교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동구청은 9.8일 축제 전날,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에 단 하루만에 안전요원 300명과 주차공간 100면을 확보해오라는 요구를 하였다. 이는 축제의 정당한 광장신청을 이렇듯 조례에도 없고, 전례도 없는 구실에 불과하다. 결국 동구청은 혐오선동세력으로 하여금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불법집회’라고 선동할 수 있게끔 그 근거를 마련해주어 혐오의 불씨를 키우는데에 일조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인천퀴어문화축제는 당일 집회신고가 완료된 합법적인 행사였다.
구청장 허인환은 당일 불법점거하고 있는 혐오선동세력의 차량과 무수한 폭력에 노출된 인천시민과 축제참가자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과연 동구청은 성소수자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인천 시민으로 취급하고 있단 말인가. 구청장 허인환은 반드시 이를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인천 경찰의 대응과 조직력은 기독교 청년부보다도 못한 무능의 극치였다. 전날부터 진행된 예수재단과 인천퀴어반대대책본부,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주최의 불법집회를 해산 하지 않은 것,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를 보호하지 않은 것, 차도를 통제하고 안전한 퍼레이드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 계속해서 축제의 자진해산과 깃발을 철수하고 인도로 행진할 것을 종용한 것, 그리고 동인천역 북광장을 ‘혐오범죄 무법지’로 만든 책임을 대체 무엇으로 질 것인가.
동구청과 인천지방경찰청, 그리고 테러집단이 만든 아수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래 부르며 춤을 추고, 깃발을 올렸다. 20분이면 갈 거리를 4시간을 돌아, 행진을 마쳤다.
우리는 여기에 있고 어디에나 있다. 자긍심의 깃발은 전국에서 펄럭일 것이며 혐오는 축제를 막지 못한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의 노고에 존경을 보낸다. 또한 언제까지나 함께 연대할 것이다.
2018.09.19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 성명] 천년의 땅에서 in天까지, 우리는 여기에 있다
-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일어난 혐오와 폭력을 방치한 인천 경찰 및 동구청 규탄문
2018년 09월 08일, 동인천 북광장에서 개최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적법한 절차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조장한 혐오선동세력과 폭력을 방치한 인천 경찰 및 동구청을 규탄한다.
퀴어문화축제는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시간을 지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날이며, 성소수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차별과 혐오에 저항할 힘을 얻는 날이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혐오 선동 세력의 차별적인 행태와 폭력은 차마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참가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 및 깃발 훼손을 비롯한 모욕적인 행태뿐만 아니라 경찰에게까지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또한 도로를 불법적으로 점거하여 사전에 신고된 퍼레이드임에도 방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오 선동 세력을 방관으로 이를 도운 경찰은 지찬받아 마땅하다.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의 참가자들을 예정된 시간보다 4시간이나 지체된 20시가 된 후에야 혐오 선동 세력 사이로 참가자들을 지나가도록 방치하였다.
이러한 혐오와 차별, 폭력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행태와 이를 방치는 경찰과 지자체를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천년의 땅에서 in天까지 대한민국 모든 곳에 우리는 존재하고 있음을 한국사회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전주퀴어문화축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로 함께 나아갈 것이다.
2018.9.10.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노동당 전북도당, 민주노총 전북본부,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알바노조 전북지부, 언니들의 병원놀이,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협동조합, 완주들녘교회, 전교조 전북지부, 전라북도 성소수자 모임 열린문, 전북녹색당,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전주여성의전화, 전주여성주의독서모임 리-본, 정의당 전북도당, 페미니즘학회 동행, 평화바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 논평] 여기에 있는 우리, 끈질기게 행복합시다.
“중요한 건 단 한 가지다. 나로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바로 세상과의 싸움이라는 것, 그래서 우리는 ‘끈질기게’ 나 자신으로서 행복해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한채윤, 소수자는 피해자인가:커밍아웃, 아웃팅, 커버링(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교양인,2018))
올해는 유달리 많은 현장에서, 전국 곳곳에서 아수라를 만납니다.
어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연대 참여하였고, 그곳에서 우리는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물리적 폭행, 욕설, 불법촬영, 허위사실에 기초한 혐오, 공공연한 행사 방해, 이것이 대한민국 혐오의 현주소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끈질긴 방해 속에서도 우리는 끈질기게 행진에서 외쳤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함께 이 땅에 발 딛고 서 있는 우리는 끈질기게 행복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에 있기에, 혐오는 질 것입니다. 사랑하며 연대하는 우리가 이기는 것이 정의입니다.
미리 선언합니다. 제주퀴어문화축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하게 혐오에 대응하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혐오 앞에 더 이상 자유는 없습니다.
어제의 모든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 연대자들, 그리고 주최 측 관계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여기에 있는 우리, 끈질기게 행복합시다.
2018년 9월 9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의 조직적인 혐오와 폭력을 방조한 인천 동구청과 인천지방경찰청을 규탄한다
- 국가와 지자체는 혐오와 차별, 폭력에 단호히 대처하라
9. 8.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퀴어in天>이 개최되었다. 인천에서 처음 개최된 이 축제는 지역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자긍심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개신교를 앞세운 극우혐오세력들은 광장을 에워싸고 행진을 가로막는 등 조직적으로 축제를 방해하였고,이 과정에서 축제 조직위와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표현과 폭행, 협박, 기물파손 등 증오범죄를 겪어야 했다.
이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음에도 공공기관은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고 사실상 이를 방조하였다. 인천 동구청은 축제 조직위가 이미 정당하게 집회신고까지 하였음에도 어떠한 근거도 없이 광장 사용을 불허하였고, 참가자들에 대한 아무런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인천지방경찰청은 당일 날 이루어진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집회방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였고, 심지어 혐오세력들의 주장을 그대로 축제 조직위에 전달하며 협의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지자체와 경찰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 10년간 이어진 혐오와 차별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운운하며 방조한 정부와 국회의 태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방조에도 불구하고 축제 조직위와 참가자들은 혐오와 폭력에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혐오세력에 의해 둘러싸인 광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축제를 즐겼으며, “우리는 여기에 있다”는 구호를 외치며 조직적인 행진방해를 뚫고 전진하였다. 밤 9시경 동인천역 남광장에서 마무리된 이번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의 존재는 결코 가두어지고 지워질 수 없음을, 이를 부정하는 어떠한 혐오와 폭력도 성공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역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긍정하는 이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와 지자체가 차별금지법제정을 포함해 모든 혐오와 차별, 폭력에 단호히 대처할 것을 끝까지 요구할 것이다.
2018. 9. 10.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여행자 성명] 인천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에 대한 혐오세력의 폭력과 공권력의 방조를 규탄한다.
2018년 9월 8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의 회원들도 우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드러내고 연대하고자 인천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했다.
이 날 광장을 점거한 혐오세력들로 인해 행사 개회가 지연됐고, 광장 한쪽에서 경찰들과 혐오세력들이 둘러싼 가운데 행사 개회가 선포되었다. 축제를 둘러싼 경찰과 혐오세력으로 인해 출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 빠져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다는 생각에 참가자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경찰이 모든 이의 출입을 통제하고 혐오세력이 생수를 반입하려는 사람들까지 방해하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마실 물조차 충분하지 않고 화장실에도 가기 어려운 상태로 갇혀있어야 했다.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의 회원들 또한 그 자리에서 많은 폭력에 노출되어야 했다.
끊임없이 축제 현장에 침입하고 경찰들의 저지선을 밀어내는 혐오세력으로 인해 무대 설치가 이루어질 수 없었고, 부스 행사 또한 노상에서 임시로 이루어져야 했다. 축제 현장에 침입해 참가자들 사이로 섞여든 혐오세력은 욕설과 물리적인 폭력을 동반해서 참가자들을 도발했고, 끊임없이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 일 년에 하루 우리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서로를 지지하기 위한 축제를 훼방 놓은 혐오세력은 그들이 우리를 사랑하기에 반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당신들이 말하는 사랑은 욕설과 물리적인 폭력인가?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자긍심을 드러내기 위한 퍼레이드 또한 많은 방해를 겪었다. 400m 남짓한 거리를 행진하기 위해 4시간도 넘는 시간이 소요됐고, 행진 트럭 파손, 욕설을 비롯한 모욕, 신체적인 폭력, 성소수자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상징하는 깃발 탈취 및 훼손, 행사 참가자들에 대한 동의 없는 촬영, 실신한 축제 참가자에 대한 응급 이송 방해 등 심각한 혐오 폭력이 일어났다. 하지만 경찰은 해산 명령만 반복할 뿐 명백하게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혐오세력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문제는 행사 당일에만 일어나지 않았다. 8월 10일 인천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인천 동구청에 동인천역 북광장 사용에 대한 신청서를 접수했고, 동구청 교통과에서는 단 하루 만에 안전요원 300명의 명단과 주차장 100면을 확보한 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미 집회 신고까지 마친 축제 측에 지금껏 어떤 행사에도 요구한 바 없는 무리한 추가 서류를, 그것도 단 하루 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한 동구청의 행정 방해는 제대로 된 근거 조항조차 없이 이루어졌다.¹)
이와 같은 동구청의 무리한 요구는 앞서 기사²)와 칼럼³) 등을 통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는 이와 같은 인천 동구청의 행정 방해와 인천지방경찰청의 방조에 우려를 표하며 혐오세력의 조직적인 행사 방해와 폭력을 규탄한다.
일상적으로 많은 혐오와 억압에 노출되어있는 트랜스젠더퀴어들에게 마음껏 물을 마시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기 힘든 상황은 9월 8일 하루만의 일이 아니다. 지정성별에 어긋나는 성별 표현이나 외형으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퀴어들은 성별에 따라 둘로 나누어진 공중 화장실 이용에 있어 불편함을 겪고 있고, 또한 그로 인해 어떤 이들은 바깥에서 물을 마시는 것조차 꺼리곤 한다. 우리를 향한 신체적인 폭력과 우리의 정체성을 ‘교정’하겠다는 혐오세력의 시도 또한 행사 당일만의 일은 아니다.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우리가 경험한 어려움은 일상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형태로 트랜스젠더퀴어들이 경험하는 문제 상황과 닮았다. 그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축제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인천 퀴어문화축제는 행진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폐회 선언을 마쳤다.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우리의 투쟁 또한 차별과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여기 있다.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공권력과 우리를 핍박하는 혐오세력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곳에서 세상을 바꿀 것이다.
2018년 9월 10일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2018년 9월 8일, 동인천 광장에서 대한민국 퀴어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제1회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수많은 퀴어들은 조직적인 혐오 세력들에게 입막음 당했다.
퀴어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집회는 항상 있어왔지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여느 축제 때와 달랐다. 조직적으로 축제를 방해하러 온 혐오자들로 인해, 퀴어문화축제 부스들은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했다. 이뿐인가. 그들은 ‘사랑해서 반대한다.’를 위시한 여러 피켓을 들고 성소수자들이 가는 곳곳을 막고 부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을 ‘휠체어’, ‘장애자’, ‘병신’이라 부르며 비웃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막고 때리는 건 부지기수였으며, 사진도 마구잡이로 찍어댔다. 퀴어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며 소리쳤지만 그들은 자긍심의 축제에 함께한 퀴어당사자와 앨라이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가둬놓고 물과 음식, 심지어는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사랑의 방식이 수만 가지라 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그저 잔인한 폭력에 불과했다.
혐오 세력들이 들고나온 종교의 경전에서 말한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다. (요일 3:15)"
2018년 9월 8일, 동인천 광장을 찾아 퀴어들의 앞뒤를 막던 그들은 대체 어떤 신앙을 갖고 사는 걸까. 예수는 이런 모습을 원치 않았을 게 분명하다. ‘선택받은 이’들이 아닌 소외당한 이웃, 타인들을 사랑해 마다치 않다 죽은 그였으니.
우리는 지금 이곳에 서서 너희들을 바라본다. 당신들의 사랑은 너무나 날카롭게 간 칼날이다. 그 날에 밴 핏물이 너무 짙다. 그만 거두고 동료 시민들을 보듬어라. 그만 죽여라.
2018. 09. 09
트랜스해방전선
[튤립연대 논평] 그런 사랑 필요 없다 :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인천퀴어문화축제 방해와 경찰, 인천동구청의 무능력한 대처를 규탄한다
사랑하니까 반대한다는 당신들의 구호에 응답한다. 그런 사랑 필요 없다.
보수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하고자, 자신들의 폭력을 미화하고자 내걸었다는 것 안다. 그러나 양심이 있다면 제발 앞으로는 쓰지 마라.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자면 우리는 당신들의 사랑 아닌 사랑에 맞서고자 모였던 것이다. 당신들이 강요하는 그 사랑으로 너무나 많은 성소수자들이 그동안 눈물 흘렸다. 이성애-시스젠더 중심적인 사랑을 거부한 우리 성소수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떠한가. 동성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사회가 지정한 성별을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당하고, 천대당하며 살아간다. 학교, 가정, 일터, 공공기관에서도, 투표소에서도, 국가 수반의 관념속에서도, 심지어는 해우소라고 불리는 화장실에서마저 차별당한다.
인천퀴어문화축제, 당신들의 사랑은 어떠했는가. 앞서 말한 장면들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참가자들을 폭행하고, 조롱하고 용역깡패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경찰저지선을 뚫고 우리의 깃발을 망가뜨렸다. 우리의 자긍심이 펼쳐져야 했던 공간에 드러누워 저주로 가득찬 기도를 했다. 심지어 참가자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하면 막았다. 시민으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마저 가로막으면서까지 우리에게 사랑한다며 구애했어야 했는가.
경찰과 동구청도 이 폭력적인 프로포즈의 공범이었다. 말로만 해산을 명하며 집회와 집회 참가자들이 공격당하는 장면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동구청은 이번 사태의 주역이다. 당신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이 무엇인가. 뭐가 됬던지간에 당신들이 인천 시민을 지키기는 커녕 시민을 질밟기만 했다. 민중의 지팡이여야 할 경찰은 지팡이이긴 커녕 반동적인 성소수자 억압 공세를 돕는 몽둥이가 되었었다.
우리는 요구한다. 더이상 그런 사랑하지 말라고, 진정 당신들이 원하는 예수의 정신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당신들이 하는 사랑의 방식, 달라져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허공에 메여있는 십자가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도 헤치지 않는 우리의 모습으로 인해 억압받지 않음이다. 성소수자도 인간이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2018.9.10
청소년 트랜스젠더 해방으로 나아가는 튤립연대(준)
[QUV 성명]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기독교 혐오세력과 인천 경찰의 안일한 대응, 그리고 이를 방관하기만 한 동구청의 책임을 묻는다.
지난 9월 8일 동인천역 광장에서 진행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혐오와 폭력이 난무했던 아수라장이었다. 개최 시간 전부터 동인천역 광장에 드러누워 부스 설치를 방해했던 인천기독교총연합회 등의 혐오단체들은 오전 11시경이 되어 자기들 세력이 구성된 이후에는 무방비의 축제 참여자들을 상대로 집단적 린치를 가했다. 축제 참가자들의 광장 진입을 가로막는 것은 기본이었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피켓과 고성으로 사람들을 윽박지르며 위협했다.
혐오단체들은 퀴어문화축제를 무산시키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인간 벽을 만든 혐오자들이 광장의 시민들을 막무가내로 밀어내어 다치게 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마스크를 쓴 남성들은 카메라를 내세워 폭력에 맞선 사람들의 초상권을 침해했다. ‘떳떳하다면 얼굴을 가리지 말라.’라는 헛소리와 성희롱이 난무했고 같은 구멍에서 나온 소리 중에 진정으로 성경에서 비롯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휠체어를 탄 축제 참가자를 넘어뜨리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일말의 양심도 없이 같은 인간을 향해 무법적 행위들을 일삼았던 그들은 이성을 가진 시민보다는 가히 인두겁을 뒤집어쓴 야만인에 훨씬 가까웠다.
이날 동인천역 광장에서는 퀴어뿐만 아니라 모든 소수자성이 보수 기독교단체에서 자행한 폭력의 대상이 되었으며 시민들의 공간이었어야 할 광장에서 보편적 인권과 시민성은 실종되어버렸다. 경찰통제선이 구축된 이후에도 혐오자들은 끊임없이 축제에 난입하기를 시도했고 경찰과 축제 참가자들을 에워싸 광장 구석에 고립시켰다. 몰지각과 편견을 근거로 스스로 성소수자를 심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퀴어문화축제의 참가자들 또한 인천 시민이자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음을 믿지 않았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방해와 폭력은 인권탄압과 인권침해를 명분으로 소수자성을 가지거나 그에 연대하는 개인들에게 자행된 명백한 혐오범죄였다.
인천 경찰은 정당한 집회신고자인 축제 참가자들을 혐오세력들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상황 통제에 미숙함을 보였다. 축제 초반부터 인천 시내로의 행진까지 진행된 일련의 과정에서 보수 기독교단체들이 도로를 무단점거하여 행진 대열과의 대치상황이 지속되었으나 경찰은 해산 명령만 반복할 뿐 이들을 물리적으로 해산시키는데 소극적이었다. 경찰에 의해 집회에서 끌려 나온 혐오자들은 연행되지 않고 바로 훈방되어 다시 혐오집회에 동참했다. 그 때문에 곳곳의 사각지대에서 축제 참가자들이 혐오와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우리는 결국 무고한 축제 참가자들이 폭력에 당해서 구급차로 이송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동등한 두 세력이 맞붙는 집회가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세력의 일방적인 테러가 자행되었던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두고 인천시 동구청과 인천 경찰은 방관적 태도만을 고집했다. 동구청은 이미 ‘혐오세력과의 충돌’을 빌미로 축제 측의 광장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은 바가 있으며, 예상이 충분히 가능했을 이번 폭력사태를 대비한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인천 경찰은 현장에서의 판단 능력을 상실하고 윗선의 명령만을 기다리며 대치상황을 질질 끌다가 종국에는 행진 대열에 말도 안 되는 합의를 종용했다. 행정기관이 제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을 온전히 사회적 소수자들이 지어야 할 짐으로 떠넘긴 것이다. 민중의 지팡이로서 기능했어야 한 그들은, 사실 갈대와도 다름없어 가해자들에게 쉽게 고개를 숙였다.
경찰이 종용한 합의의 내용은 퀴어문화축제 참여단체들의 깃발을 보이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다. 위협적으로 사용된 것도 아닌, 그저 단체와 정체성의 표현 수단에 불과한 깃발이 어디가 문제라는 말인가? 경찰의 말대로 깃발을 내린 축제 참가자들은 남은 행진 경로에서 단체나 깃발도 아닌, 개인의 정체성을 향한 차별과 멸시를 오롯이 받아야만 했다. 이때 혐오세력들을 저지하는 경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폭력과 성희롱, 초상권 침해로 점철된 혐오세력의 차별적 행태 중에 그 어떠한 것에도 진중한 태도로 대응하지 않았으면서, 성소수자의 집회와 정치적 자유에는 또 한 번 '합의'라는 잣대를 들이대었던 인천 동구청과 인천 경찰의 이중적인 태도를 우리는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행정적 무능으로 인천퀴어문화축제의 개최를 방해하고 축제 참가자들을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한 동구청과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특히 인천시 동구청장과 지방경찰청장에게는 이번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의 책임을 물으며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온갖 혐오와 행정적 방해에 부딪혔음에도 인천퀴어문화축제는 개최지였던 동인천역에서 마무리되었다. 끝까지 많은 사람이 함께했고 행진 도중 잠깐 거두어졌을 뿐 인천 하늘에는 온종일 무지개 깃발이 펄럭였다. 축제에서 직면한 차별과 혐오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2018년 9월 8일, 동인천역 광장에 있었던 모두가 떳떳하게 흘리지는 못할지언정 서로의 싸움 앞에서 부끄럽지는 않은 눈물이었을 것이다. 축제 참가자였던 우리 모두에게 고된 하루였다.
고난의 길을 걸으라는 종교의 과격파 신도들이 스스로 우리의 고난이 되기를 택했다면, 우리는 기꺼이 밟아주자. 그게 가시밭길이 되었던, 고개를 숙인 갈대밭 길이 되었던 보란 듯이 밟아 함께 걸어 나가자. 발자국 위에 서린 상처와 눈물은 마지막까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라고.
2018년 9월 9일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중앙대 레인보우피쉬 성명] 깃발을 뺏기고, 깃대가 부려져도. 우리의 자긍심은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리는 집단적 혐오범죄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방관한 인천지방경찰청· 인천동구청을 규탄한다.
지난 9월 8일 동인천 북광장에서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합법적으로 신고를 마친 축제에 혐오범죄집단은 불법으로 광장을 무단 점거하여 축제를 위한 부스와 무대 설치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뿐만 아니라 축제 참가자들을 향해 물리적 폭행과 성희롱, 불법촬영, 집단적 위협 등을 가했다. 그날의 불법행위와 범죄행위에 대해서 증언하는 글과 영상들은 축제 후 5일째인 오늘까지도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있다.
중앙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레인보우피쉬도 그 자리에 있었다. 처음 우리의 깃발은 폴리스라인 밖에서 세워졌다. 그곳 역시 집회신고가 된 곳이었지만, 우리는 공권력의 보호 없이 맨몸으로 혐오범죄집단에게 노출되었다. 우리가 깃발을 세우자, 주위에 있던 혐오범죄세력이 다가와서 깃발을 내리라고 위협했다. 깃발을 내리지 않으면 위해를 가할 것처럼 “말로 해서는 안되겠네”라는 말과 함께 “여기 깃발 들었어! 다들 여기로 모여!”라며 다른 이들을 불러모았다. 순식간에 주위에 있던 혐오세력들이 몰려와 깃발을 둘러싸고 우리를 위협했다. 이후 간신히 폴리스라인 안쪽, 참가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들어갔지만 우리의 정당한 집회신고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공간을 보장하지 않은 경찰에게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늦게 도착한 한 회원은 지하철 출구부터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오기까지 수많은 혐오세력의 폭언과 물리적 방해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말하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렇게 축제 참가자들은 그곳에 수시간 이상 고립되었다.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식사와 물도 먹지 못한 채로 그 곳에 방치되었다. 간신히 작은 틈으로 건내 오는 초코바와 물들을 너나 할 것 없이 나누는 모습이 우리의 연대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연대에 감사할 새도 없이 현장은 전쟁통과 같았다. 행진이 시작된 이후에도 대략 2시간 동안 가량 조금 나아갔다 다시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우리의 깃발이 선두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혐오세력들이 불법으로 도로를 모두 점거하고 행진을 방해하고 있었다. 오랜 대치가 지속되던 와중에 경찰이 길을 만들었고, 그 틈을 지나가라고 했다. 그렇지만 도로를 점거하던 혐오세력들은 경찰과 참가자들을 도로 벽으로 밀었고 그 틈에서 우리의 깃발을 들고있던 회원은 자칫 압사당할 위기마저 겪었다.
이 과정에서 벽과 사람들 사이에 낀 우리의 깃대는 꺾여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후에도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혐오범죄세력은 수많은 단체들의 깃발을 탈취하고 깃대를 부러트렸다. 부러진 깃대 끝이 행진 참가자를 향해 자칫 위험한 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 속에 혐오범죄세력은 행진 참가자가 실신하거나 고통을 호소하며 구급차로 실려가던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그 악한 모습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 뒤로도 우리에게 허락 된 길은 아주 좁았고, 혐오세력과 온전하게 분리되지 못했다. 끊임없이 퍼붓던 혐오범죄세력의 폭언과, 우리의 행렬을 끊기위해 폭력을 휘둘러 경찰과 행진참가자들을 벽으로 밀어붙이던 그 길은 마치 사방의 가시가 온 몸을 찌르는 가시밭길과 같았다.
우리는 분노의 마음으로 경찰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명백하게 혐오범죄세력이 위법을 저지른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축제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혐오범죄집단에게 수십 차례 해산 명령만을 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느냐고. 몇 명의 혐오세력이 연행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혐오세력들을 뒤에서 다시 풀어주던 모습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축제 참가들에게 가해진 폭력에 대한 책임에서 경찰 역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중앙대에 이런 동아리가 있느냐”
우리가 깃발을 올리자 들었던 한 혐오세력의 질문에 지금 이자리에서 답하고자 한다. 우리는 단호하게 말한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중앙의 역사는 수 많은 성소수자들과 함께한 역사라고. ‘우리는 여기에 있다!’ 라고 선언하지 못한 곳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동인천 북광장/인천 역시 우리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한다.
우리는 분명히 승리한다. 오늘 하루 눈물이 흐르더라도, 그 눈물은 강이 되어 바다에 닿을 것이다. 그 바다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헤엄칠 것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노래 부르고 춤추며 서로의 용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모일 것이다. 퀴어와 그 벗들의 역사가 그러했던 것처럼.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의 개최에 진심으로 축하와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
2018년 9월 9일
중앙대학교 성소수자인권동아리 레인보우피쉬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인천대 포커스 성명]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집회에 폭력을 행사한 혐오세력과 헌법에 명시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한 경찰을 규탄한다.
마침내 인천에서도 시작되었다. 스톤월 항쟁 1주년을 기념해 미국 센트럴파크에서 시작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48년이 지난 올해 9월 8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이제껏 ‘인권의 불모지’라 불리던,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근대화가 시작된 인천이기에 이 첫 시작은 모두에게 더 뜻깊은 행사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년 365일 중 억압된 자신을 드러내는 그 하루, 자신의 존재와 자긍심을 드러내는 축제는 반대 집회로 인해 아비규환인 상태, 말 그대로 전쟁터로 변해버렸다.
당초 경찰에 집회신고가 완료된 인천퀴어문화축제 집회 장소였던 동인천북광장은 축제 전날부터 혐오세력에게 불법점거 당하였다. 경찰은 집회신고 시간이 도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회장소를 점거한 혐오세력에게 어떠한 집행도 하지 않았다. 또한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시작되기로 예정되었던 시간이 임박해도 혐오세력이 해산하지 않자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경찰 병력을 배치하여 당초 사용 예정이었던 북광장의 아주 일부 협소한 장소에 대부분의 참가자들을 밀어 넣고 마치 경찰들이 안전하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듯한 액션을 취했다. 그러나 경찰 병력이 확보한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혐오세력의 무력행사로 인해 참가자들은 찰과상을 입거나 넘어져 통증을 호소하였다. 경찰장벽 내부에서 몇 시간씩 탈수 및 생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이 역시도 경찰은 해결하지 못하였고 해결 요청을 하면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다’라는 답변뿐이었다. 사전에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해결 방안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여 합법적인 집회를 이토록 방치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몇 시간씩 행사 진행을 대기하는 동안에도 혐오세력은 몇 번씩이나 조직화되어 경찰장벽을 무너뜨리고 참가자들에게 무력을 행사하였으며, 패륜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그들은 “사랑하기에 반대한다.”라는 구호와 “양성평등 찬성, 성평등 반대”, “동성애 반대”라는 피켓 등을 들고 불법집회를 이어 나갔다. 혐오세력은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장애인의 휠체어에 무지개 깃발이 꽂혀 있다는 이유로 넘어뜨리는 기행을 일삼았다. 경찰 병력이 미치지 못했던 곳의 펜스를 밟고 넘어, 행사 진행 구역으로 진입 시도를 수차례 하였으며 행사의 참가자 행세를 하며 들어와 있다가 참가자들이 들고 온 물건들을 탈취하려는 시도 역시 있었다. 보수기독단체의 언론은 실시간으로 미디어에 참가자들의 얼굴을 촬영하여 내보내는 등의 참가자들의 초상권 침해를 일삼았으며 그 과정에서 각종 성희롱과 모욕적인 발언을 하였다. 혐오세력에게 조롱조의 발언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소지품을 탈취당하거나 신체적 폭행을 당하는 등의 일을 겪어야만 했다. 헌법의 어떤 부분이 이러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이며 반인륜적인 행위가 정당화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날 혐오세력은 조직화되어 폭력을 일삼는 사탄 같았으며 마치 헌법위에 올라선 범법집단이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행진 대오에도 혐오세력은 일방적인 혐오범죄를 자행했고, 경찰은 무능했다. 4시부터 진행되어야 했던 행진은 2시간이 넘도록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으며, 경찰 측은 시작부터 불법을 일삼았던 혐오세력에게 불법 집회이니 해산하라는 방송만 할 뿐 한참동안 방관하였다. 예정되었던 행진을 축소해 진행하는 동안에도 경찰이 겨우 확보한 통로는 몹시 협소했고 이 과정에서도 참가자들은 혐오세력이 퍼붓는 혐오발언과 깃발을 내리라는 고성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깃발을 내리면 통과시켜주겠다”는 불법집회 참가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조직위에게 깃발을 내리도록 종용하기까지 했다. 결국 위협적이고 위험한 좁은 도로에 압박되어 있던 참가자들을 걱정한 조직위는 경찰의 비협조적이고 직무를 유기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단체의 정체성과 존재를 드러내는 상징물이 그들에게 도대체 어떤 위협이 되었기에 참가자에게 깃발을 들 권리조차 부여하지 않는 다는 말인가? 저질스러웠던 혐오세력과 무력하기만 했던 인천 경찰, 모두에게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혐오와 협박, 방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천퀴어문화축제의 행진은 시작을 알렸던 동인천역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 행진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했으나 이것은 우리의 존재가 무력 하거나 창피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이 자리에 함께 있으며, 함께 이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힘이 있다는 것,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존재인지 알 수 있는 그 순간이었다. 우리는 무력한 경찰이 혐오세력의 폭력을 그대로 방조하는 상황 또한 다시는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혐오세력이 우리의 존재를 지우고 각종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2018년 9월 8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자긍심의 깃대 위에 무지개 깃발이 휘날리던, 진실로 하늘도 우리 편이었던 그 순간을 기억하자. 그리고 열악했음에도 마무리 지었던 이 축제, 함께 연대하며 행진했던 이 순간을 기억하며 모두 함께 나아가며 외치자.
“우리는 연대할수록 강하다!”
“우리는 여기 있다!”
2018년 9월 10일
인천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포커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아주대 QnA 성명] 우리는 여기에 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혐오세력을 규탄하며
우리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우리에게 차별적 행정을 일삼은 동구청과, 혐오세력을 묵인 • 비호한 경찰, 그리고 무엇보다 그릇된 신앙의 이름으로 혐오와 폭력을 일삼는 혐오세력을 규탄한다.
지난 9월 8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를 누리려 전국에서 인천을 찾은 축제 참가자들이 광장에 도착했을 때 마주한 것은 축제 준비로 분주한 열기가 아니라 혐오였다. 경찰은 축제 준비위보다도 늦게 도착하여 그 공백동안 혐오세력은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한 퀴어문화축제의 광장을 불법 점거하였다. 이후 폴리스 라인이 구축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혐오세력은 지속적으로 광장으로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인천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기독교 혐오 세력은 폴리스 라인 구축 이후 도착한 참가자들의 광장 진입을 차단했다. 광장 안의 참가자들도 혐오세력의 압박으로 광장의 대부분의 공간을 빼앗겼지만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혐오세력은 많은 수로 참가자들을 압박하며 각 종 혐오발언과 성희롱,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으며, 참가자들의 모습을 불법 촬영했다. 이때도 경찰은 가만히 있었다. 경찰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혐오와 폭력 사태로부터 축제 참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지 그저 인간벽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들이 광장에서 축제를 하는 이유는 사회에 의해서 끊임없이 검열하는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를 보였으며, 공권력 앞에서 일어나는 범죄행위를 단속하지 않는 무능을 보였다. 아니 무능이기보다는 태만이며, 혐오세력에 대한 비호라 볼 수 있다. 경찰의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혐오를 사실상 승인한 것이며, 이를 안 혐오세력은 보다 의기양양해져서 참가자를 향한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공권력의 승인을 받은 혐오세력은 참가자들을 밀치고 때리고 위협하여 적지 않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응급차에 실려 나간 사람도 생겼다. 혐오세력은 휠체어를 탄 참가자를 둘러싸 위협하고 공격하여 휠체어를 넘어뜨렸다. 이들에게 혐오의 대상은 성소수자 뿐 아니라 모든 소수자성이었다. 이들에게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라 죽여 마땅한 존재였다.
광장 감금 사태는 오전 9시 가량부터 오후 9시 가량까지 지속 되어 참가자들이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갈 수 없었다. 이는 가장 일차적인 생리적 욕구의 해소조차도 침해받은 것이며, 경찰은 이를 좌시했다. 축제 참가자들은 생리적 욕구의 해소를 침해 받으며, 참기 힘든 모멸감을 느꼈다. 500m 가량의 퍼레이드 또한 혐오세력의 방해로 6시간 동안이나 실랑이를 지속했다. 이때도 경찰은 그저 해산 명령만 내릴 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으며, ‘깃발을 흔들지 않는 조건으로 퍼레이드 길을 연다’라는 혐오세력과의 타협을 축제 참가자들에게 강요했다. 이후 행렬이 움직일 때 경찰은 퍼레이드 끝까지 인원을 배치하지 않아 퍼레이드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이 혐오세력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이들은 참가자들을 에워싸 압박하며 조롱을 일삼았고 작은 물품이라도 퀴어성을 띄는 물품을 가릴 것을 요구하며 위협했다. 이는 깃발만이 아니라 우리의 퀴어성을 검열하라는 혐오세력의 위협이었고, 이를 경찰이 비호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깃발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빼앗고자 한 것이다.
이 사태에 대한 동구청 책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동구청은 축제의 준비위에게 하루 만에 안전요원 300명과 주차장 100면을 준비하라는 부당한 조건을 내세워 광장 사용 요청을 반려했다. 이는 이후에 있을 혐오세력의 항의와 압박을 두려워한 동구청의 비겁한 행태다. 정당한 축제를 하겠다는 성소수자와 시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혐오와 폭력의 혐오세력에게 굴복한 것이다. 동구청의 반려는 혐오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했고, 동구청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방해받고 상처 입었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퍼레이드가 차별과 혐오, 폭력에 막힌 와중에도 우리는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우리는 여기에 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외침은 오랫동안 지속 되었다. 소리는 작아질 만하면 커졌고, 외침을 쉬는 사람은 있었으나 멈춘 사람은 없었다. 굴다리 안을 가득 채운 "우리는 여기에 있다"라는 외침은 굴다리 밖으로도 퍼졌으며 인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들에게 가 들렸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끝내 우리는 찬란할 것이다.
2018년 9월 11일
아주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QnA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전북지역 모임 열린문 성명] 우리는 불법이 아니며, 불법집회에게 폭력을 당할 이유도 없다.
전주, 대구, 서울, 그리고 인천. 지난 9월 8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었다. 정당한 집회신고가 완료되었지만 인천 동구청은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걸며 광장 사용을 반려했다. 그로 인해 당일 광장은 불법집회 참가자들의 혐오로 가득했다. 불법집회 참가자들은 행사 참가자들을 벽 한 쪽으로 밀어 넣었고, 우리는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게 가로막혔다. 광장 안으로 노래를 위한 스피커도, 춤을 출 무대도, 공연을 위한 물품도 들여올 수 없었다. 행진을 위한 트럭은 혐오세력에 의해 타이어 펑크가 났다.
음란 행위를 하기 때문에 축제를 막는다는 혐오세력의 말과는 달리, 광장 안에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광경을 보여준다고 반대하지만 혐오세력은 오히려 아이들을 앞세우고 행사 참여자 및 경찰을 구타했다. 많은 언론이 당일 벌어진 사태를 성소수자와 혐오세력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그 날 벌어졌던 일은 "싸움"이 아니다. 성소수자의 유일한 축제를 막은 "테러"이자, 혐오에서 발생한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이다.
광장 안에 갇힌 중에도 혐오세력은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작은 공간이나마 지키고 있던 경찰을 뚫고 들어와 행사 참여자 사이에 앉아있기도 했고, 자전거 보관대 뒤 빈틈으로 들어오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불법집회 참여자에게 위협받고,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성소수자를 불법이라 칭하지만, 정말 불법은 그들이다. 비난받을 자는 갇혀 있는 우리가 아닌, 우리에게 혐오와 폭력을 가하는 혐오세력이다. 혐오세력은 일 년에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성소수자의 유일한 행사를 동성애, 음란축제 따위의 거짓 낙인을 찍은 것도 모자라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다시는 이런 광경을 보고 싶지 않고, 볼 수도 없다.
행사가 끝난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 행진 당시를 잊을 수가 없다. 행진 출발 대기만 몇 분, 몇 십분을 했다. 광장 안에 갇혀 있던 참가자가 드디어 밖으로 나온 순간이었지만, 광장 밖의 상황도 안과 다를 게 없었다. 행진 코스를 따라 손피켓을 들고 있는 불법집회 참여자가 진을 치고 있었고, 경찰은 그들을 걷어내기는커녕 운영위원에게 행사 참여자가 도발하는 것을 자제시키라고 얘기만 했을 뿐이었다. 불법집회 해산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마찰만을 막았을 뿐이며, 오히려 불법집회를 두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더 이상 경찰을 신뢰할 수 없다.
행진 시작 후 약 4시간 가량 지났을 때, 행진 코스 밖에서 행진자들을 위협하던 혐오세력이 열린문 깃발을 낚아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주위에 있던 행진자들이 옆에서 같이 깃대를 잡아주었고, 깃발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난동 속에 두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고, 깃대는 완전히 부러져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깃발. 우리에게 깃발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들은 눈치채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상황에서 되려 경찰은 우리에게 행진을 진행하고 싶으면 깃발을 내리라고 했다. 내리고 있던 깃발조차도 빼앗아 갔다. 과연 경찰은 누구의 편에 서있는 것일까.
2018년 9월 8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절대 잊을 수 없다. 갖은 욕설과 폭력을 당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의 기억을 버릴 수 없다. 아직 2018년의 퀴어문화축제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기 있고, 같이 모여 혐오자들의 폭력을 막을 것이다.
2018년 9월 12일
전라북도 성소수자 모임 열린문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서울여대 슉 성명] 우리의 존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혐오 앞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축제 참가자들에게 범죄를 일삼은 혐오세력들과,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인천지방경찰청, 그리고 부당한 조건을 내걸며 혐오세력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동구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9월 8일, 동인천역 광장에서 개최된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는 그 어디에도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퀴어문화축제의 주인공인 퀴어와 그들을 지지하는 자들보다 더 큰 세력으로 구성된 혐오세력에게 축제는 점거당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오로지 그 자체만을 보여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신체적, 언어적인 혐오를 가감없이 표출했다. 우리는 축제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존재 그 자체로 반인륜적 행위를 당해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경찰이 집회신고 시간을 훌쩍 넘기고 도착하는 바람에 그 사이 인천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혐오단체들은 광장을 불법점거했으며 그 곳은 더 이상 축제가 아닌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경찰이 도착한 이후 폴리스라인이 구축되어도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혐오세력들은 고가도로 아래를 행진하며 지나가는 축제 참가자들을 보고 경찰과 폴리스라인을 뚫고 달려가 깃대를 포함한 그들의 행진물품을 부수는 행위를 일삼았다.
그들의 폭력적인 행태는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행진 참가자들의 얼굴 사진을 찍어 유튜브와 개인 SNS에 업로드해 조롱하고, 혐오했다.
또한 혐오세력들은 “회개해야 한다.”, ”사랑하기에 반대한다.” 라는 그들만의 구호를 앞세우며 참가자들을 짓밟았다. 성경 어느 구절에 ‘사랑을 앞세워 폭력을 행사하라’는 말이 명시되어있다는 것인가?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경’이 헌법을 포함한 모든 기준보다 우선시되는 듯 보였다. 타인이 자신과 다르다고 하여 배격하는 것이 과연 종교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그러한 폭력적인 행위를 일삼는 혐오단체에게 아무런 제제를 가하지 않았고, 축제 참가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좁은 인도로 행진 참가자들을 이동하도록 하였으나 혐오세력은 굴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단합하여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물리적 폭력, 성희롱을 포함한 뭇 언어적 폭력을 퍼부었다.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참가자 이전에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 자체를 박탈당하는 순간이었다. 쏟아지는 물리적인 폭력에 도움을 요청해도 경찰들은 묵묵부답으로 뒷짐을 진 채 응시하기만 하였으며 축제 참가자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또다른 참가자 뿐이었다. 경찰은 참가자들의 보호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으로 행동했으며 혐오단체를 향해 “해산해야 한다.” 는 말만 반복하였고 참가자와 단체들의 깃발이 보이는 것에 제제를 가하였다. 그 깃발은 그저 우리의 존재에 대해 표현한 것일 뿐이었다. 어떤 것도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며 그 누구도 혐오하지 않았다.
혐오 앞에서 방관하는 것은 혐오하는 자들에게 은근히 편승하는 것이다. 혐오세력들은 경찰의 태도에 과격한 행위를 더욱 부풀렸고 경찰은 이를 용인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경찰은 축제 시작 전부터 사건이 일어날 것에 대한 경각심을 전혀 갖지 않았고 그 이후의 해결책 또한 전혀 내놓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우리의 축제가 불법 폭력 집회와의 투쟁, 더 현실적으로는 폭력 단체들의 일방적인 협박과 구타의 현장으로 변질되어버린 것이다.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축제가 아닌 아수라장으로 탈바꿈한 데에는 인천 동구청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동구청은 그 어느 축제에서도 보지 못하였던 이례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단 하루 안에 300명의 안전요원과 100면의 주차장을 확보해오라는 것이었다. 이는 다분히 억지스럽고 부당한 조건이며, 이 때문에 광장에는 혐오의 목소리가 가득차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욱 단단히 결속하여 손을 잡고 행진했다. 그 어떤 폭력과 비방에도 우리는 꿋꿋이 지지하고, 연대하였으며 혐오 앞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우리의 존재를 표현한 깃발을 내리라는 고함을 들어도, 우악스러운 손길에 깃대가 부러져도, 행진을 하다가 욕설을 듣고, 폭력을 당하고 20분 거리를 5시간만에 돌아와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연대할 것이며, 끝까지 소리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2018년 9월 14일
서울여자대학교 성소수자인권모임 SWUQ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덕성여대 비비 성명] 인천퀴어문화축제의 폭력사태를 일으킨 혐오세력과, 이를 야기한 인천 동구청, 방관한 경찰을 규탄하며
2018년 9월 8일(토)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던 날, 축제에 참여한 성소수자 당사자, 알라이는 거대한 혐오세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닥뜨려야 했다. 혐오세력은 축제 전날부터 동인천 북광장을 점거하며 광장 안으로 진입하려는 축제 차량과 축제 진행자들을 가로막았다.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혐오세력은 축제에 참가한 성소수자 당사자와 알라이를 에워싸며 장시간 사람들을 고립시켰다. 이 과정에서 혐오세력은 당사자와 알라이의 머리카락을 뜯고, 옷을 찢고, 마구잡이로 몸통과 주먹을 날리고, 목을 조르며, 물건을 뺏고, 깃대를 부러뜨리며, 휠체어에 발을 걸거나 밀치고, 각종 조롱 및 강간 위협을 하는 등 폭력을 가했다. 무지개로 가득해야 했던 동인천 북광장은 그들이 들고 온 “사랑하니까 반대한다”, “교회로 돌아오라”, “동성애하면 지옥간다”는 플랜 카드로 가득 찼다. 혐오세력 중 일부는 광장 펜스, 인근 건물 옥상 등에 서서 카메라를 들고는 당당히 사진과 실시간 영상을 찍었다. 타인의 동의 없이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찍는 것은 징역 및 벌금형을 물 수 있는 범법행위임에도, 그들은 “왜 너희를 찍으면 안 되냐”, “떳떳하면 얼굴을 보여라”라는 황당한 말을 내뱉었다.
축제 장소에 있던 경찰은 “한 시간 뒤에 광장을 정리해 주겠다”, “통로는 우리가 확보해 주겠다”라는 약속을 한 채, 광장에 버티고 선 불법 집회자들(혐오세력)을 연행하거나 해산시키려 하지 않았다. 현장의 경찰들이 지속적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자 당사자들은 직접 112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미적미적 불법 집회자를 한 명씩 데리고 나올 뿐이었다. 비비 운영진이 현장에서 사람들이 밀쳐지는 것을 보고 경찰 간부로 보이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외칠 때, 경찰 간부는 “(축제 참여자들이) 우리에게 협조해주지 않는데 뭘 해줄 수 있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중얼거리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축제에 참가한 십대 청소년들이 선 곳 앞에 정차된 버스는 혐오세력이 밀어 부치는 완력으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흔들리기도 했다. 분명 경찰이 퀴어문화축제 측에 안전을 보장하고 병력을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혐오세력의 수는 빠지지 않은 채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폭력사태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축제가 있기 한 달 전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에 부당 행정명령을 내린, 인천 동구청이 있다. 동구청에서는 축제 조직위원회에 하루 만에 보안인원을 2~300명 보강하고, 단체의 실존증빙자료, 주차장 100면 계약 및 계약서 제출을 하라는 사실상 실행 불가능한 요구를 가했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기존에 기획한 축제 날(9/8, 토요일)에 축제를 열기 위하여 여러 단체에게 연대 서명을 받고,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심판을 요구하는 등 어렵고 힘든 싸움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축제 당일이 되자, 동인천 북광장은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한다며 시위를 하는 혐오세력으로 물들었다. 윗선의 눈치를 보는 경찰들은 사람들이 긁혀서 피가 나고, 붙잡히고, 주먹이나 몸통에 맞아 멍이 드는 데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 바람에 성소수자가 단 하루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퀴어문화축제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덕성여대 비비를 포함하여 축제에 참여한 단체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장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계획했던 축제를 진행했다. 우리는 가지고 있던 홍보지, 명함, 스티커 등을 나누어주며 사방에서 날라오는 언어와 물리적 폭력 앞에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계속해 알렸다. 많은 퀴어 당사자들과 알라이들이 주변에 쓰러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가지고 있던 물을 나누어주며, 울고 있는 사람들의 등을 다독였다. 우리는 그 날 우리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혐오세력 앞에서 진정한 의미의 정의, 존중과 사랑을 실천했다. 혐오는 결코 우리를 꺾을 수 없었고, 강요와 폭력 속에 우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언론은 ‘실패’, ‘무산’ 과 같은 단어들로 축제 속에서 우리가 보인 진정한 성공을 지우려 한다. 하지만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는 결코 실패하거나 무산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나아갔기에 성공했고, 내년과 내후년,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질 무지개의 행렬 속에서 변화를 희망했기에 성공했다.
2018.9.15.
덕성여자대학교 청년성소수자모임 비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성명] 인천퀴어문화축제 참가자에 대한 대규모 '혐오폭력' 엄중히 규탄한다
- 도 넘은 '혐오폭력'에 단호히 맞서자
지난 8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개최장소인 동인천역 북광장은 행사를 무산시키려는 세력으로 가득했다. 축제를 무산시키고자 나선 시위대는 축제 참가자와 경찰을 향해 욕설과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소위 '용역'으로 불리는 이들로 추정되는 이들도 많이 보였다. 행사 참여자·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행사 진행을 방해한 8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일상의 차별과 혐오 틈에서 서로를 격려하려던 참가자들은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10시간 이상 대치한 끝에 행진을 마칠 수 있었다.
충돌과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지켜내야할 인천경찰은 1) 처음부터 집회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2) 차별선동세력의 폭력과 위협에 축제 참가자들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3) 차별선동세력에게 경찰방송의 마이크를 넘겨주고, 4)그들 주장을 받아들이라고 축제 측에 종용하며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법집행을 하였다. 인천지방경찰청(청장 원경환)은 위 사태에 대해 책임있게 답하라.
“우리는 불허한 행사”라며 적당히 책임을 피하려던 동구청(구청장 허인환)의 무사안일한 행정도 어제의 사태를 키웠다. 근거규정도 선례도 없는 무리한 조건을 내세운 동구청의 이러한 '차별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기반한 위와 같은 조치가 성소수자 혐오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신변의 위협 없이 자유롭게 집회할 수 있는 권리는 민주사회의 핵심적 가치이다. 어제 동인천에서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한 것은 누구인가. 오늘날 성소수자 인권은 기본적 시민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폭력', 도를 넘었다. 양심있는 시민들이 침묵을 깨고 우리 편에 서주기를 바란다.
5만 당원 모두에게 말씀드린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에 함께 맞서자.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부당한 억압과 차별에 우리 정의당원들이 먼저 단호하게 반대해주시라.
전국의 양심있는 종교인들에게 요청드린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성소수자 혐오폭력'에 대한 침묵을 이제 끝내달라.
당 안팎의 성소수자/당사자 여러분께 말씀드린다. 우리 앞에 당분간 어려운 길이 놓여 있다. 공존의 해법을 모색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그러므로 나아갈 길이 아무리 멀고 어렵더라도, 우리가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하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헛된 믿음에 그치지 않도록 우리 성소수자위원회가 더욱 노력하겠다. 우리는 여러분의 기댈 언덕이 되겠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2018년 9월 10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권순부)
2018년 9월 8일, 제1회 인천 퀴어문화축제가 혐오 세력의 불법 점거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사건이 발생했다. 격렬한 혐오의 폭력 속에 수많은 성소수자가 생명의 위협을 받았으며 이는 절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었다.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은 사태를 이지경으로 되도록 방치하고 몰고 간 인천 경찰과 동구청(구청장 허인환)을 강력히 규탄한다!
도대체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성소수자는 시민이 아닌가! 시민을 보호하고 시민의 권익 증진을 위해 힘써야 할 경찰과 동구청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성소수자를 사지로 내몰았는가! 경찰은 광장을 불법 점거한 불법 혐오 세력에 시종일관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고 사람들을 보호할 의지가 없었으며, 동구청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례도 없고 법에도 없는 조건을 내걸어 광장 사용을 거부해 혐오 세력들이 터를 잡고 반대할 명분을 내주었다. 과연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당당히 말하며 나중에를 연신 외치던 정부의 경찰과 구청다웠다. 이날 행해진 모든 불법의 책임은 경찰과 구청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부터 시작해 하루 종일 이어진 긴박한 대치 상황 속에서, 수많은 당원이 목숨의 위협을 느껴가면서 '우리는 여기 있다' 목이 터지게 외칠 때 당은 무엇을 했으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또한 인천에서 출마하겠다고 나선 당대표는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인천의 성소수자를 보호하고 대변해주었어야 할 책임을 왜 저버렸는가. 그동안 본 모임을 비롯해 많은 당원들은 참고 또 참았다. 지금까지 인권을 얘기할 때마다 미온적인 태도로 혐오에 대해 방관할 때마다 '그래도 다음엔 더 나아지겠지.'라며 당을 믿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그러나 분노는 한계에 달했다. 전선에서 싸우는 당원들은 당의 애매한 진보성을 담지 해주려고 목숨 갈아가며 당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정의당에 있어야 할 이유'를 묻는 당원들을 더 이상 무시하지 말아라. 우리는 여기 있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자유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사람의 존재를 감히 누가 어떻게 반대할 수 있다던가. 앞뒤가 막힌 터널 속에서 깃대가 부러져 나감에도 우리는 결코 꺾이지 않았다. 혐오 세력은 결국 우리 존재를 부정할 수 없었으며 감히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이 날의 기억은 언제까지고 우리를 더 단결하고 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은 제1회 인천 퀴어문화축제의 성공적 개최와 길이 남을 업적에 축하 인사를 전하며 감사를 표한다. 또한 언제고 연대하며 힘을 보탤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2018년 9월 10일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 Just' Feminist
[국제앰네스티 보도자료] 경찰은 성소수자의 평화적 집회시위 권리 보장해야
지난 9월 8일,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제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경찰 추산 300여 명이 참가한 축제에서는 당초 50여 개의 부스 프로그램과 공연, 행진이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축제는 1000여 명의 호모포비아 세력의 집단적인 방해로 인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으나 평화적 집회 시위를 보장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축제장에서는 호모포비아 세력에 의한 언어폭력, 구타, 물품 파손, 도난, 강간위협 등의 폭력 상황이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 계속해서 보고되었다. 현장에 있던 앰네스티 활동가 또한 호모포비아 세력에게 구타당했고, 들고 있던 깃발마저 갑자기 달려든 호모포비아에게 갈취당했다. 이처럼 축제장 곳곳에서 벌어진 폭력에 경찰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고, 이어지는 폭행 신고에도 불구하고 출동하지 않았다. 평화적 집회 시위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행해진 폭력을 방치하고 방관한 경찰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신고한 행진 또한 호모포비아의 방해로 인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었으나 경찰은 행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절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의 국제인권법은 국가에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촉진시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그 의무를 저버린 경찰 및 관계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이날 벌어진 폭력에 대해 책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LGBTI가 공격받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약속해야 한다. 이날 축제 참가자들에게 행해진 혐오 폭력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부는 즉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도입하여 소수자들이 혐오와 폭력에서 보호받고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8.9.10.
국제앰네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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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