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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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복잡한 마음에 대하여
마음은 복잡합니다.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알기 어렵지만 사람은 타인을 알고 싶어 끊임없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는 합니다. 그러한 인물의 몸부림을 담은 8편의 이야기가 김화진 작가의 《나주에 대하여》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해당 소설집의 이야기는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무심히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마음이 교차하는지 김화진 작가는 독자를 붙잡고 보여줍니다.
애도는 언제 생겨 어떻게 저물게 되는 것일까요. <나주에 대하여>는 애인 ‘규희’를 잃은 ‘단’의 울퉁불퉁한 애도의 길을 한 발짝씩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 길에는 규희의 전 애인 ‘나주’가 있습니다. 저는 애도가 상영이 끝난 영화관에 계속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애도는 한 곳에서 상실한 무언가를 가만히 떠올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단도 끝없이 규희를 생각하고 규희의 흔적을 일상에서 찾습니다. 그러던 중 규희의 자국이 진하게 남은 나주를 회사에서 만나게 됩니다. 단의 나주에 대한 호기심은 규희에 대한 애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감정은 생명력을 지니고 예상치 못한 형태로 변해 단은 나주에게 은근한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나주에 대하여>는 인물의 마음을 따라가다가 감정이 집요하고 뾰족해지는 순간을 집어냅니다. 그 순간, 주인공의 세계에 큰 물결이 일어납니다. 그 파장이 각각의 독자에게 어떻게 닿을지 궁금해집니다.
친구는 참 모호합니다. 대부분의 관계를 지칭하는 말은 경계가 비교적 명확합니다. 연인, 자식, 부모, 선생님, 동료 등. 하지만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친구일까요. 저는 그러한 우정의 숲에서 길을 헤매는 경험이 많았습니다. 미지의 우정을 세밀하게 그린 <꿈과 요리>와 <침묵의 사자>가 있습니다. 소설에는 두 인물(‘수언’과 ‘솔지’, ‘나’와 ‘지은’)의 관계가 부서지고 다시 붙는 과정이 나옵니다. 나와 다르기에 닮고 싶어 질투가 나는 어쩌면 당연한 감정을 외면했을 때 틈을 비집고 나오는 어그러진 마음, 친구보다 내가 앞서 어리광 부리게 되는 순간. 그런 미숙한 마음들이 서로를 바라보기에 눈길이 가는 소설입니다.
사람은 사회라는 무대에서 만나게 됩니다. 각자의 의무가 지워진 진공 상태의 만남은 없습니다. 개인은 무대에서 요구된 역할을 수행합니다. 공적인 무대라면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프로’다운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근육의 모양>의 필라테스 강사 ‘은영’은 수강생 ‘재인’에게 마음 표현하기를 주저합니다. 은영을 통해 관계의 거리와 누군가에게 마음을 붙이는 행위를 고민하게 됩니다.
<새 이야기>, <척출기>, <정체기>에서는 애정하지만 쉬이 다가가지 못하고 곁에서 서성이는 인물을 보여줍니다. 멀리서 물끄러미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은 참 작고 여립니다. 저는 타인에게 행여 흠집을 낼까 조심스럽게 상대를 대하는 인물을 보면서 안타까워 제 가슴 어딘가가 부러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재생되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자신을 살아있게 하는 마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쉬운 마음>에서는 그런 마음이 로맨스라는 옷을 입을 때 일어나는 코믹한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소설집의 인물들이 겪은 일에 비해 지나치게 감정을 쏟는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감정의 단위가 다릅니다.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타인에게는 심상히 넘어갈 일이기도 합니다. 저마다의 감정의 저울과 자를 가지고 일어난 사건을 마주합니다. 문학을 통해 감정의 눈금을 촘촘하게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물을 안는 독자의 품이 넓어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책 왼쪽이 무거워진 이유는 물음표가 생기는 인물일지라도 그들이 투박한 사람 마음을 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많은 겹으로 쌓인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싶을 때 《나주에 대하여》를 추천합니다.
문학상상 /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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