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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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두툼한 파카에 목도리 그리고 비니까지 중무장을 하고 현관을 나선다.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에 코끝이 시리고 관자놀이가 찡하며 아파온다. 나는 목을 더욱 움츠려 턱을 가슴팍으로 당기고 걷다가 문득 아파트 난간 아래에 아득하게 펼쳐진 풍경들을 보고 새삼 내가 타지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건물들 그리고 줄지어 움직이는 자동차들과 초록과 파란색의 버스들. 그렇다 여기는 서울, 정신 놓치면 코도 베어간다는 무시무시한 그 곳.(다행히 아직 내 코는 그대로 남아있다.)
서울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근길에 미어터지는 버스라던가 문이 열리자마자 기가 질릴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지하철 환승역의 인파행렬이나 또 끝도 없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사실 이십년 가까이 1층에서만 살아 온 나로서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20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타기는 여전히 어려운 도전과제이다.)와 바뀐 도어락 비밀번호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이렇듯 모든 게 낯선 이곳에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아마 친구사이 사람들 덕분이지 않았나 싶다. 사실 처음엔 다들 콧대 높고 도도한 서울깍쟁이들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고민하던 밤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사람들 차츰 보니 생각보다 괜찮고 좋은 사람들이다. 어떤 이는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슬쩍 와서 이야기도 걸어주고, 또 어떤 이는 살갑게 인사하며 안부도 물어주고, 농담도 나누고 또 이제는 늘 집에만 있던 휴일에 영화 보러 나오라는 사람도 있고, 쓸쓸한 연말엔 외로운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자고 얘기해주는 사람도 생겼고, 그리고 무엇보다 낙타 말고 ‘나타샤‘ 라는 정말 우아한 이름까지 생겼으니. 각박하다는 이 서울도 아직은 나름 견딜만한 도시라고.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눈물 날 정도로 좋았던 지_보이스 공연(사실 촬영하면서 정말 눈물이 나서 소매로 눈가를 몇 번 훔쳤다), 또 정신없었던 정기총회와 몇 번의 술자리들 그리고 즐비하게 늘어선 종로 3가 포차 거리의 뭇 남자들과 손뼉을 치며 주체할 수 없다는 듯이 끼스러운 웃음을 하늘로 연신 발사하던 이름 모를 언니까지. 역시나 서울은 매일 매일이 신세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울은 여전히 어렵고 낯설다.
이런 하루하루도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익숙해지는 날이 오겠지. 그리고 그때 그랬던 날이 있었더라고 웃으면서 여럿이 둘러 앉아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욕심이 하나 있다면 그때 내 옆엔 좋은 사람과 함께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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