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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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2017 친구사이 워크숍 '아이캔 스피크'
이번 2017 친구사이 워크샵 "아이캔 스피크"는 10월 28일(토)~10월 29일(일) 합정동 모 교육회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날따라 날씨도 무척이나 선선하고 화창하였습니다. 더욱이 서울이란 도심에 소음이 없었던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느슨한 가을 바람에 모두들 일상을 탈피한 느낌 또한 받았죠.
우리는 다 같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회관 내에서 지켜야 할 수칙 그리고 워크샵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각자 방배정을 받은 후 조별 토크를 시작하였습니다. 성소수자로서 그리고 친구사이 회원으로서 좋은 점, 힘든 점 그리고 어려운 점에 대해 조원들과 토론하였습니다.
그 토론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성소수자로서의 삶에 대한 어려움이나 즐거움, 또 친구사이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즐거움에 대한 답들을 찾아내었습니다. 거창하게 활동에 대한 원동력을 받았다고 하면 설레발을 치는 걸까요?
각 조별 피드백을 종합하여 당일 저녁에 진행될 발표 내용을 사무국에 전달하였습니다. 오후 5시가 좀 넘은 시각, 예상보다 각 조별 토론이 일찍 끝났던지라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그제서야 회원간 인사를 나누었죠. 우리는 밤새 다 같이 숙소에서 즐겁게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한껏 들뜬 모습이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출출해질 무렵 저녁 6시에 저녁 식사도 같이 하고, 여느 때와 같이 수다도 떨고 일주일간 참았던 끼를 너도나도 터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녁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모두가 강당에 모여 언니네트워크의 더지님의 '게이 공동체내의 성폭력예방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성폭력 예방 강의를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편협된 성폭력 예방 강의가 아닌 범섹슈얼리티적 강의를 더지님의 재치있는 입담과 함께 편히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친구사이에서는 최초의 성폭력 예방 교육이라는 후문이...)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커뮤니티 내에서의 활동이나, 특히 술자리 등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스킨쉽이나 성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동의' 없는 성적인 행동들은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도.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의문에 쌓였던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되었습니다. 친구사이의 레크리에이션 담당 "킴" 회원님의 맛깔난 진행 속에 빙고 게임을 하였습니다. 다들 반응은 왠 빙고?라고 의아해 하였지만, 사실은 회원간 이름을 되물으며 한번 더 유대 및 친밀도를 높이고 신입회원들과는 아이스 브레이킹의 목적이였던 것이죠.
물론 그냥 빙고는 아니였습니다. 회원간 이름이 지목될 때마다 이름을 지움과 동시에 각자가 적어 넣은 질문에 답 또한 했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답변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 사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힌트가 된다는 것이 이 빙고 게임의 묘미였달까요. 이름만 알고 있었거나, 얼굴만 아는데 이름은 몰랐던 회원들이 그 순간 만큼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대망의 뒷풀이. 우리는 워크샵 장소를 대관하였고, 더군다나 주위에 이웃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할로윈을 기념하는 밤 우리는 1시까지 뒷풀이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갖가지 치킨, 과자 등과 함께 스산한 가을 주말 밤을 보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안주 삼아 1시까지 무탈한 뒷풀이를 즐겼습니다. 늘 그랬듯 우리의 희노애락이 주된 안주거리였죠.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불행하게도 모기들과 사투를 하게 됩니다. 늦가을 모기들이 없을 거란 방심을 해버린 겁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피를 나눈 형제들이 되었습니다. 험난한 밤을 보내고, 8시 기상하여 소세지 반찬에 밥을 먹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는 우리의 음주를 어떻게 아셨는지 북어국을 내놓으셨습니다. 그렇게 달콤한 해장 후, 우리는 부시시한 얼굴로 간단하게 정기모임을 진행하였고, 워크샵은 끝이 났습니다.
여담으로 끝난 후 사회자가 무의식중으로 "이제 뭐 해야하지?" 라고 혼잣말을 했을때 그걸 들은 모 회원이 "뒷풀이!!" 라고 말한게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만석골과 치킨뱅이.. 우리의 모임은 그렇게 일상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 사진: 차돌바우, 기로
친구사이 정회원, 마린보이 활동 / Sam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우리의 삶도 비성소수자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교육되고 훈육된 것이 많아서, 종종 비성소수자들의
신념들을 흡수해서 행동하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