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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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아듀, Hand in Hand Seoul 2017

0. 시작에 앞서서
기억하는가? 지난 2015년 11월 대만에서 초회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제 Hand in Hand Taipei 2015가 개최되었다. 지보이스는 한국의 게이코러스로 Hand in Hand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째날 리셉션 행사와 둘째날 대만 퀴어퍼레이드, 마지막날 본 공연을 치루는 3일의 일정을 가진 행사였다. 초회 행사이기에 아쉬웠던 부분도 존재했었지만, 아시안 퀴어들이 모여서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행사 자체로서의 의미와, 앞으로의 Hand in Hand 행사의 기초적인 틀을 구성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 샌더, 「[활동스케치 #2] 지보이스 대만원정기」, 『친구사이 소식지』 65, 2015.11.30 중.
1. 기획단 시작
초회 행사에서 다음 개최지는 대한민국이라고 지명받았을 때, 행사에 참여한 지보이스와 아는언니들은 당황했었다. 다음 개최국에 대해서 사전에 논의된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이 되고 실제로 다음 해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어 첫 회의를 소집하게 되었다. 첫 회의에는 '언니네트워크'와 '친구사이' 사무국에서 한 명씩, 그리고 '아는언니들'과 '지보이스'의 단장들, 그리고 해외 합창단들과 소통하던 사람으로 나미푸가 있었고, 나는 대만에서 가장 활개치고 돌아다닌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 첫 회의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몇 인원이 교체되고, 본격적으로 Hand in Hand Seoul 2017 기획단이 활동하게 되었다.
2.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행사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곡절들이 많았다. 우선 내부에서는 한국에서 성소수자 단체가 이 정도 규모의 국제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경험상의 문제가 있었고, 매일 마주하고 있는 혐오세력의 직간접적인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행사명만 존재하고 행사 장소, 프로그램, 날짜 등 기초적인 틀의 확정이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책상 일정과 장소는 3개월 전에 확정이 되고(본디 본 행사는 KQCF(퀴어문화축제) 참가가 둘째날 일정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나마도 박근혜탄핵과 탄기국의 시청광장 무단 점거 시위로 본 날짜는 불가하게 되었다. 일정에 변경이 불가피해 결국 KQCF 일정을 대체할 새로운 프로그램 준비를 더해야 했다. 1년을 준비했지만 최종으로 모든 것이 고정된 것은 두달 전 쯤이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참석하려는 사람에게도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모두 믿고 기다려준 덕분에 8개 합창단과 기획단, 서포터즈 등 220명의 사람이 모이게 되었다.
3. 첫째날 - 오랜 친구들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다.
Hand in Hand Seoul 2017의 막이 올랐다. 지난 행사와 마찬가지로 WELCOME PARTY의 성격과 오리엔테이션의 성격을 가지고 진행된 리셉션이었다. 2년 전에 인연이 됐던 친구들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한국에 와서 어떤지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언어의 장벽으로 어색한 순간은 전체 합창곡인 "Over the rainbow"를 함께 부르고 날려보냈다. 특별공연을 준비해주신 차세빈님과 아네싸님 그리고 남은진님께 감사드린다.
4. 둘째날 - 한국의 혐오를 직접 대면하다.
본디 둘째날 행사로는 KQCF에 참석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했지만, 해당 날짜가 불발되어 새로운 야외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각국 합창단들과 기자회견을 가지고, "Over the rainbow"를 부르고 나서 시청 광장까지 행진하는 행사를 가졌다. 아시아 성소수자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싱가폴은 성소수자인 것이 불법이고 대만은 동성결혼이 합헌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대통령이 후보자 토론에서 성소수자를 부정하고 군대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실형을 받았다. 성소수자 풍물패 '바람소리로 담근 술'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우리가 행진하며 시청 광장에 도달했을 때 성소수자 혐오 세력과 대치하는 상황이 있었고, 행사 참가자들은 한국의 이러한 혐오를 직접 대면하게 되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유럽에서 온 참가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5. 셋째날 - Hand in Hand 울려 퍼지다.
본 행사는 합창제이다. 마지막날 행사를 위해서 달려온 행사이다. 8개 팀 모두 아름다웠다. 초회 Hand in Hand 행사 때 아쉬웠던 점은, 가사 번역이 없어 전달이 어려웠고 곡의 구성이 단조로웠다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악기 구성을 하거나, 가면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하는 등 모든 팀들이 본인들의 색깔을 잘 보여주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초회 행사때는 지보이스만 안무를 구성했다면 이번에는 안무를 구성한 팀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런 것이 지보이스의 한류가 아닌가 싶다.

▲ elements Choir - 홍콩

▲ Beijing Queer Chorus - 중국

▲ G-Major - 대만

▲ G-Voice - 한국

▲ the Harmonics - 홍콩

▲ Proud Voices Choir - 연합팀

▲ Sing Men's Choir - 싱가폴

▲ 아는언니들 - 한국
공연중 특별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 Proud voices의 "fix you"와 아는언니들의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전체 합창을 했던 때였다. 공연일 아침 영국의 자살 폭탄 테러 소식을 접한 Proud voices 멤버들은 "fix you"를 부르며 아픔을 보듬어 주었다. 마지막 곡 "Hand in Hand"를 부를 때는 내가 지금 무엇을 부르는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벅찼다. 이 무대에서 내려가면 다시 헤어져야 하는 것을 인식하니 차마 무대에서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6.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 - 애프터파티
다행히도 무대에서 내려온 것으로 바로 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애프터파티가 준비되었고, 이태원 TRUNK에서 기획단과 서포터즈, 합창단원들과 마지막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서로 헤어지기 싫어 클럽 영업 종료까지 함께한 친구들을 보고 결국 아쉬움과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불켜진 클럽에서 클럽 대표님의 배려로, 이들과 마지막으로 "Over the rainbow"와 "Hand in Hand"를 불렀다.


7. 마치며 - 우리는 계속 함께 노래할 것이다.
행사를 통해 얻게된 것이 있다면, 언니네트워크와 함께 일하며 유대를 다진 것.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것.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것 등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특히 180명의 합창단원이 오른 마지막 무대는 관객들에게나 합창단원 개개인들에게도 가슴을 울리는 경험이었다. 국가와 언어, 문화 등을 초월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합창이 가지는 가장 큰 가치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Hand in Hand는 이제 아시아에서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이다. 당장 다음 행사 개최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 그리고 그 다음에도 행사는 계속될 것이다. 노래와 성소수자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래할 것이다.
Hand in Hand Seoul 2017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함께 고생한 기획단, 서포터즈, 스페셜 땡스투 모든 여러분들, 그리고 지보이스를 비롯한 모든 합창단들, 그대들 모두 가슴 속에 품고 다음 Hand in Hand를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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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in Hand Seoul 2017 기획단, 지보이스 단원 / 오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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