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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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여름 끝에 물만난 친구사이 - 2015 친구사이 워크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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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일어나보니 밖이 시끄러웠다.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는듯 하얀 막이 내리며, 후두둑 박수소리가 떨어졌다. 몸이 끈끈하게 침대에 붙었지만 3만원을 생각하자 기적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11시. 익숙한 종로3가에 내려 항상 다니던 출구로 습관적으로 나갔다. 저 멀리 탑골공원으로 큰 버스가 서있었고 다가가자 익숙한 형들도 보였다. 그리고 물론 새로운 얼굴들도.
12시. 낯선 얼굴을 옆에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배가 고파졌다. 은박지에 싼 투박한 김밥이 점심으로 나왔다. "점심 맛있게 드시고 계신가용?" 사무국장인 종걸이형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웅웅 울렸다.
"가는 동안 8월 정기모임을 대신한 워크샵 소개를 진행할께용. 드시면서 들으세용" 종이에 적혀진 일정과 설명을 듣고나니 기대가 되는 한편 걱정이 되었다. 이번 워크샵은 뭐니뭐니 해도 맑고 깨끗한 계곡에서, 풋풋한 뉴페들과 여러 레크레이션을 하면서 젖은 몸을..아... 그러나 우중충한 날씨처럼 마음도 어두워졌다.
14시. 고불고불한 가평 특유의 좁은 길을 따라 깊은곳으로 들어오자 펜션촌이 보였다. 조금더 가자 예약한 펜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앞으로 뒤로 앞으로. 길목이 크질 않아 쉽진 않았지만, 버스는 이내 멈춰섰고. 사람들은 짐칸에서 술과 음식들을 챙기고 펜션으로 들어갔다. 내려보니 비는 어느새 그쳐 있었다.
15시. 펜션에서 나와 언덕을 넘어 도랑길을 따라 줄줄이 가보니 꽤 넓직한 웅덩이가 있는 계곡이 나왔다. 준비운동은 끼와 기갈을 담은 걸그룹 댄스! 재미난 레크레이션이 이어졌고. 차가운 물속으로 다들 풍덩풍덩 빠졌다. 1,2,3등 팀에게는 맛있는 맛소주를 상품으로 주었는데, 다들 열심히었다.
18시. 따듯한 물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자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와 냄새가 어디선가 났다.
"이게 뭐에요?"
"닭갈비 처음보니?" 투박한 모양새가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냄새와 색깔은 정말 그것이었다. 조금 더 있자 커다란 통에 푸짐하게 닭갈비와 밥이 차려졌다. 레크레이션 했던 팀들과 같이 먹으니, 오늘 처음보는 얼굴들에 정이 붙는 느낌이 들었다.
19시. "그래서 말인데..." 나긋한 목소리가 따듯하게 들렸다. 이번 워크샵의 핵심달성목표가 보이는 강의가 이어졌다. "친구사이가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않고 회원의 모금으로만 운영되는 이유가 뭘까요?"
"독립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 입니당!"
"정답입니당!"
친구사이의 현 남웅 대표님과 전대표님의 대답이 발랄하게 이어졌다. 역시 친구사이의 인텔리, 뇌섹남, 두분은 어쩜 저리 예쁘실까. 이어서 모금을 위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사례들과 각 팀별로 토론해보고 상황극까지 해보았다.
22시. 재밌는 레크레이션과 신입회원을 알아보는 달빛데이트 시간까지 불과 몇시간이 안되었지만, 사람들은 녹초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워크샵의 하이라이트. 뒷풀이 시간! 낮에 물놀이를 하고 받은 맛술 덕에 더 분위기는 즐거워졌다. 사람들은 알딸딸 취해가고, 밤은 깊어가고. 역시 혼자 집에 누워있기 보다 여기 오길 잘했단 생각이 다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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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10시. 라면냄새가 난다. 배가 고프다.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일어났어? 어서 와서 라면먹어." .먼저 일어난 사람들이 라면을 끓여 속을 달래고 있었다. 잔뜩 부은 얼굴들이 낯설지가 않다.
11시. 짐을 챙기고 하나 둘 사람들이 나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동생인줄로만 알았던 친구, 그리고 새로 알게된 동생, 형들도 이제는 친구사이 같다.
사진 도움 - 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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