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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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내기 정회원 인터뷰 – 로이드
15%의 다른 형질, 로이드
아 론 로이드님, 드디어 정회원이 되셨군요. 축하드려요.
로이드 감사합니다.
로이드님의 첫 공연 - 지난 5월 2일, 이태원 트라이앵글과 종로 친구사이에서 2015 친구사이 후원의 날 <좋은 친구들> 행사가 열렸다. 성소수자자살예방프로젝트인 <마음연결>을 후원하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오후 3시, 지보이스 초미니 공연 <친구와 노래를>이, 그리고 5시에는 토크쇼 <퀴어가 반짝반짝 – Queerous>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뒤이어 종로 친구사이 옥상에서는 애프터파티인 <병약病藥파티>가 마련되었다. 게이코러스 지보이스는 이번 행사에서 <종로의 기적>을 시작으로 <나에게 가는 길>, <오빠의 결혼식>, <금관의 예수>, <오! 노!>, <말해다오>, <Diamonds are girl's best friend>, <소 롱 페어웰>을 선보였으며 앵콜곡 <세상아, 너의 죄를 사하노니>를 마지막으로 무대를 마쳤다.
아 론 로이드님, 친구사이는 처음에 어떻게 알고 가입하게 되었나요?
로이드 2012년 말에 전역하고 나서, 이쪽사람들끼리 문화생활을 즐기는 이반시티 모임에 나가게 되었어요. 모임에서 <종로의 기적>을 보게 되었는데, 영화에서 친구사이랑 지보이스 얘기가 많이 다뤄지잖아요, 그 영화를 보고 졸업하면 꼭 친구사이에 나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죠.
아 론 로이드님은 지보이스에서 테너2로 활동하고 있어요. 많은 소모임들 중에서 지보이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로이드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친구사이 정모때, 대표님의 추천으로 지보이스를 방문하게 되었죠. 처음에 갔을 때, 때마침 대표님 생일이었어요. 다들 생일축하노래에 화음을 넣어 부르는데 정말 멋졌어요. 요즘은 지보이스가 제 생활의 중심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아 론 다들 술 마시고 불렀겠네요. 그래도 열심히 활동해 줘서 같은 단원으로서 고마워요. 정기공연은 아직 못해 봤지만 외부공연에 몇 번 출연했죠, 어땠나요?
로이드 이태원 트라이앵글 공연 때 무대에 처음 서봤어요. 거긴 이쪽 공간이니깐 별 부담이 없었는데, 반면 서울이나 대구 퀴어퍼레이드는 일반대중에게 오픈된 공간에서 하니까 (조금 걱정이었죠.) 일반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것에 큰 부담감은 없어요. 지금까지 일곱 명에게 커밍아웃을 했는데 잘 받아줘서 그런가 봐요. 헌데 걱정이 되는 건, 부모님이죠. 혹시 뉴스나 인터넷에 올라와서 가족들이 볼까 걱정이에요.
아 론 가족들에게 털어놓은 적은 없죠?
로이드 네. 그래도 누나들은 대충 알 거 같아요. 한번은 집에 가는 길에 남자친구와 스킨십을 하면서 걸어 가는 걸, 누나가 뒤에서 차를 타고 가면서 본 적이 있었어요. 그 때가 밤이라 자세히 보질 못해서 그랬는지, 그 다음 날은 아무 말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누나가 저한테 ‘너는 남자가 좋아, 여자가 좋아?’라고 물어보는 거에요. 저는 ‘당연히 여자가 좋아’라고 대답했어요.
아 론 침착하게 잘 대처했네요. 로이드님은 자신이 이쪽인 것을 언제 처음 알았어요?
로이드 어렸을 땐 집도 엄했고, 또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 자체가 없었어요. 좋아하는 남자도 없었죠. 군대에 있었을 때에는 제가 여자에게 흥미를 못 느끼는 게 사춘기가 늦게 와서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 일병 때 선임이 저에게 커밍아웃을 했어요. 그 분과 원래 친했고 그 후로도 친하게 지냈죠. 궁금해서 이것 저것 물어보다 보니, 동경을 하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제가 이쪽인 것을 확신하게 되었죠.
아 론 그 전에 남자를 동경한 적은 있었나봐요.
로이드 네. 고등학교 1,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는데, 힘들어서 어두웠던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그 친구를 많이 동경했었죠. 그 친구한테 커밍아웃을 했고 지금도 (친구로) 잘 지내고 있어요. 이번 퀴어퍼레이드 때 그 친구가 놀러 왔어요.
아 론 그나저나 그 선임은 뭔 생각으로 커밍아웃을 했을까요?
로이드 저도 인터뷰 전에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제가 신중해 보이기도 하고, 가끔씩 그런 (짓궂은) 장난을 쳐도 거부반응도 없고, 동기나 후임들한테 상담도 많이 해주는 모습을 보고 커밍아웃을 하고 싶었대요. 제가 이쪽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 선임이 이반씨티 등 이쪽 문화에 대해서 많이 알려줬어요.
‘남자를 좋아하는 데 여자를 좋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 론 그 선임을 만나고 이쪽에 눈을 뜨게 된 거군요.
로이드 제대를 하고 남자랑 연애를 했지만 여자친구를 사귄 적도 있었어요. 제가 장손이라 그런 압박감이 심했는데, 같이 학원을 다니던 여자애가 저에게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되었어요. 네 달 정도 사귀었을 때, 그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는 거에요, 여자로서의 매력을 제가 느끼는 지 모르겠다고 하면서요. 그때 당시에는 이쪽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남자를 좋아하는데, 여자를 못 좋아할 이유가 뭐가 있냐’라고 생각했었죠.
아 론 ‘남자를 좋아하는 데 여자를 좋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게 무슨 말이지 잘 모르겠어요.
로이드 그땐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내가 지금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상태인데, 여자를 좋아하지 못할 이유가 뭐 있겠느냐’라고 생각했어요.
아 론 그 여자친구를 사귀기 전에도 남자와 연애를 했었는데, 그럼에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군요.
로이드 연애를 할 때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 남자와 손을 잡을 때마다, 팔짱을 끼며 스킨십을 할 때마다 기분은 좋았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혹은, 혼자 있을 때,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고 제 자신이 괴물 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지금도 100% 받아 들인 건 아닌데, 친구사이에 나오면서 많이 나아졌어요.
아 론 친구사이가 그런 부분에 영향을 준 것이 있나요?
로이드 많죠! 예전엔 게이는 사회부적응자 혹은 정신병자, 이상성애자라고 생각했어요. 친구사이에 나오면서 여러 교육도 듣고, 또 회원들을 보면 다들 잘 살고 계시잖아요? 그런 모습이 저에게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게이도 이렇게 잘 살 수 있구나’, ‘게이가 이상한 것은 아니구나’라고 느꼈죠. 솔직히 동성애라는 것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 모르잖아요. 과학자들도 모르고. 저에겐 그 부분이 중요해요. 동성애가 유전적인 질병인지 아닌지, 정신병인지 아닌지. 그래야지 제 자신이 괴물이 아니고 정신병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100%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론 아직 조금은 남아 있군요.
로이드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형은 그렇지 않아요?
아 론 (절레절레) 저는 흔히 말해 ‘티가 나는 게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게이의 존재에 대해서 일찍이 알고 있었죠. 또 제가 중학교가 되던 해에 인터넷이 처음 나왔는데, 그때가 사춘기니까 호기심에 야한 사진을 검색하잖아요? 검색어가 점점 ‘누드, 나체’에서 ‘남자 누드, 남자 나체’로 서서히 바뀌면서 제 자신을 자연스럽게 게이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리고 (로이드님이랑) 가장 큰 차이는 제가 사춘기 때 홍석천씨가 커밍아웃을 했는데, 제가 나고 자란 곳에는 홍석천씨가 정신병이나 이상성애자라고 생각했던 분위기가 아니어서, 전 제가 괴물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15%가 이쪽이 아닐까
로이드 요즘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이 있긴 해요. 생물학에 관련된 책인데, 생물은 자손을 퍼트릴 때 항상 15%는 다른 형질을 내어놓는데요. 나중에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했을 때 잘 적응하기 위해서 그런 여지를 남겨 놓는 거에요. 15%가 이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위안을 삼고 있어요.
아 론 누군가의 승인을 받고 싶은 건가요?
로이드 누군가의 승인이라기 보다는, 과학적으로 (동성애가 유전적인 요인이든 뭐든) 100% 정상인 것이다라고 입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 론 그 부분에 있어선, 친구사이 언니들의 도움이 필요하겠네요.
로이드 지금까지 제가 게이라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애를 하다 보니 상대방도 행복하지 않고 (연애도) 길게도 못했죠. 그래서 오히려 친구사이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대한 기대가 커요. 저도 아직까지 이쪽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이라, 성교육이나 자살예방교육 등 교육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해요. 더 많은 기회들이 있었으면 해요. 저와 같이 이쪽인 것을 잘 못 받아 들이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에요. 그런 분들을 위한 교육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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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얼마나 더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네.
나도 예전엔 나에 대한 과학적 해석이라든가 .. 내가 "왜" 이렇게 된 건지가 꼭 알고 싶었어.
근데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야. :D 이젠 공부도 안 해.ㅎ
병이면 어떻고 장애면 어때, 내가 소중하고 이대로 감사한 건 변하지 않아.
너한테도 그게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볍게 궁금한 거면 몰라도.. 그 문제의 답이
나 자신을 용납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조건으로 남는 건 슬프잖아.
우리의 사랑이 로이드 고민을 덜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있는 것이기를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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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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