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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관적 게이용어사전 #10 종태원
2014-10-31 오전 10:20:09
기간 10월 

지   극    히    주   관   적   인    게  이   용  어   사 전

"종태원"

종태.jpg 

 

 

한참을 헤맸어, 종로삼가역을 맴돌며

 

종로에 처음 나왔던 순간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알 수 없는 떨림과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슴을 쿵쾅거리면서, 마치 길거리가 '게이소굴'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리번거리며 고개를 숙이며 역 주변을 쓸데없이 맴돌던 그 때를. 낯선 이국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이민가는 심정이 그런 것일까. 그동안 내가 살아온 세계에서, 백팔십도 다른 곳으로 발을 들이미는 기분이었다. 종로 3가 역에 도달하는 것은 하나의 커다란 모험이었다. 내 인생에서 이 정도로 큰 모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종로에 가는 순간이 내게 있어서는 내가 '게이가 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간 종로 3가에는, 실망스럽게도, 그 어떤 특별한 것도 없었다. 지나치게 많은 모텔, 그곳으로 흐느적거리며 들어가는 아저씨 아줌마, 퀘퀘한 찌든내와, 뭔지 모를 것을 삶는 냄새, 누추한 차림의 걸인들, 쓰레기 가득한 거리, 콧속 가득 스미는 담배연기.

 

지금은 내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 된 그곳 골목골목의 첫인상은, 늙은 서울의 주름살과 같았다.

 

 

이태원 임포텐스

 

외국인 동네 이태원을 처음 갔던 것은 낮이었고, 신발을 샀다. 집에 갔다.

게이씬 이태원을 처음 간 것은, 밤이었다. 같은 대학 동아리 두 명과 함께 나는 난생 처음 클럽을 갔다. 어떤 남자가 마음에 들었었고, 상대도 그랬는지, 아니면 취기였는지, 우리는 꽤 강도 있는 스킨십을 나눴다. 클럽의 베이스는 심장을 교란시켰고, 나는 데킬라 잔을 5분에 한잔씩 비우며 정신 없이 놀았다. 놀다가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클럽을 나왔다. 나와 스킨십을 하던 남자는 정신을 못차리더니 길거리에 엎어져 구토를 했다. 그리고는 그 옆에 쓰러져서 기절했다. 남자의 주머니를 뒤져 이태원에 있다던 남자의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주워가라고. 편의점에서 여명을 사서 남자의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꼴리던 것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쪼그라들었다. 섹스 없는 현자타임.

나는 세벽 세시에 택시를 탔고, 전화를 걸어 학교 앞에 자취하는 친구를 깨웠다.

 

 

두 얼굴의 종태원

 

주말 밤이 되면 종로의 얼굴은 바뀐다. 어둠과 화려한 불빛 사이에, 그 고생 많은 늙은 주름은 가려지고, 게이들 특유의 YOLO한 분위기로, 거리는 생기를 띈다. 삼삼오오 깔깔대며 지나다니는 남자들. 대로변의 맥주집, 즐비한 포장마차, 골목골목의 바와 소주방들이 남자들로 가득 찬다. 종로 거리는 마치 화려한 화장과 인조 속눈썹으로 덮은 늙은 디바의 얼굴과 같다. 그 반짝거림으로 순간을 빛내는. 어쩌면 슈퍼 히어로의 코스튬과도 닮았을지 모른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과, 칼 같은 근육질로 우뚝 선 모습, 그 중 어느 것이 '진짜 정체'인지 알 수 없다는 부분까지. 종로 거리는 양면적이다. 어느 시간에는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늙은 거리가 되고, 어느 시간에는 많은 게이들을 품을 수 있는 넓은 혈관이 된다.

 

이태원의 '게이 힐'은 새벽에서 밤 사이의 시간에는 그저 지나가는 골목길이 된다. 한 외국인 슈퍼와 터키식 빵집 말고는 딱히 아무 것도 없는 골목길이다. 지금은 좀 시들하지만 한 때 가장 '힙'했던 거리인 이태원, 그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골목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 좁은, 몇 미터 안 되는 골목만은 오롯이 게이들만의 공간이 된다. 이태원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된다. 그 골목길 위에서(그리고 그 지하에서) 게이들은 서로를 탐하고, 춤을 추고, 흐느적거리고, 구토를 하고, 사랑을 한다. 사람들은 땀, 포그, 담배가 섞인 익숙한 클럽 냄새를 품은 채로, 술과 사람과 음악과 춤에 취해 배회한다. 그 거리는 모두가 잠이 든 후 깨어나, 해가 뜰 때가 되어서야 지쳐 쓰러진다. 내일의 해는 보기 싫다는 듯이.

 

즐거운 나의 집

 

세상에 종태원만큼, 내가 나일 수 있는 거리가 있을까. '지나가는 길'이 아닌, '머무는 길'. 딱히 어디로 가고자 하는 목적이 없어도, 그저 그 길 위에 오른 것만으로도 머리가 편안해지고,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곳. 뭐 주변 시선을 다른 의미로(?) 더 신경쓰게 되기도 하지만, 이 세상의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게이들이 편히 있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종태원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기까지가 분명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게이들이 울고 웃으며 변해왔듯, 이 거리들도 함께 변해간다. 새로운 피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새로운 거리, 새로운 집이 또 생겨날 터이다. 그렇게 믿는다. 우리는 더 좋은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고, 더 멋진 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 <지극히 주관적인 게이 용어 사전>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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