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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 사이의 터울 #7 : 성소자와 성소수자
2014-08-27 오후 21:15:08
기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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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과 聖
 
수도자가 되고팠던 적이 있었다. 재밌게도 내가 성정체성을 알아가던 바로 그 시기에. 왜 그랬을까. 그때쯤 경험하기 마련인 제법 방종한 섹스를 훗날에 참회할 법열로 미화하기 위해서? 뭔가 현실로부터 비끄러진 운명같단 예감을 세상과의 유폐를 통해 아예 합법적으로 추인하고팠던 욕심 때문에? 대개가 자연스러웠던 성이 내겐 전혀 안 자연스러웠던 그 틈 사이로 인간과 인생의 밑바닥에 대한 허무와 관조를 좀더 일찍 엿보았기 때문에? 이 모든 감당 안되는 삶의 스크립트를 파천황하여 아예 다른 세계로 가고 싶었던 까닭으로? 모르겠다, 과거는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내 것이 아니므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배워가던 게이씬의 면면이 괴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종교가 내게 준 내면화된 억압 때문에? 남들과 같아지고 싶다는 반쪽짜리 보편에 대한 강박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바깥 세상의 이야기보다, 그냥 어딘가 이상한 내가 몹시도 거추장스러웠다는 것이 정확하다. 단추가 잘못 채워진 듯한 ‘나’의 ‘삶’이라는 것이 도무지 현실감이 없었다. 바깥 세상에 대한 부조리는 먼지처럼 언제나 나와 함께 있던 것이므로, 내가 너무 허깨비같아 마음의 평안을 잊으면 그제야 그것들은 잠복한 바이러스같이 나를 엄습해오는 것이었다. 하여 이 모든 문제가 그냥 내가 숨만 좀 크게 안 쉬고 조용히 넘기며 살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자주 콜록거렸다. 그리고 거기엔 동성애자에게 적대적인 사회환경 이상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가령, 희한하게 이성애자들의 연애 관습이 내 것 같지 않았다면 동성애자들의 연애 관습 또한 마찬가지로 그랬다. 미치도록 안맞는 사람들보다 좀 덜 안맞는 사람들과 있는 게 좀더 편했다기 보다는, 그들 모두를 포함한 세상 전체와 불화한다는 느낌이 더 크고 절박했다. 그렇다고 아예 독고다이로 내 인생 개척하겠다고 곤조를 부리기엔 애초에 나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당초 나란 존재가 그렇게 온 삶의 무게를 지워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하기는 한 것일까? ‘동성애’가 좋은 나 또한, 내 눈에는 삶을 버티기에 그다지 튼튼해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가치들을 자꾸 찾았다. 맑고 깨끗한 것. 이곳이 아닌 다른 어떤 아름다운 곳. 그렇게 마치 언젠가, 혹은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을 살았다. 거기 한가운데에 수도자라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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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召者와 性小數者
 
삶이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려워지고 무언가 오아시스라도 찾고 싶었던 서른 문턱에 나는 모 수도회 성소실 문을 두드렸다. 초면에 커밍아웃을 하는 나를 보던 담당 수사님의 진지한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로부터 1년간을 그곳에 다니며 성소자들을 만났다. 도무지 풀리지 않고 적체돼있던 삶의 문제를 그들에 비추어 해결하고 싶었다. 이다지도 낯선 유목의 존재감이 해갈될 방도를 찾기 위해서. 가령 처음으로 성소자 동료들을 만났던 날은 운동회가 있어 졸지에 나는 초면인 사람들과 목욕탕에 가게 되었는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사람들과 함께 그네들을 어느 곳보다 격렬히 성적대상화할 수 있는 사우나에 들어가게 된 상황 앞에서 아랫입술을 물고 그 곳에 함께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나는 이제까지 살던 방식으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최소한 그들과 있을 땐 행복했다. 무슨 사연으로 그런 거대한 꿈을 가지게 됐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흰 것들을 바라야 했을 마음의 경험들이 있는 이들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그랬기 때문에, 내 섹슈얼리티의 문제가 거기서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으리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성에 대한 폐절 앞에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평등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태도가 내 섹슈얼리티를 성찰하는 과정에서가 아니라 그것을 회피하는 식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던 것 같다. 내 모든 신심이 그렇게 방치된 텅빈 공동 앞에서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단 것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난 내 식으로 치열하게 직면한다고 덤볐지만 성소자聖召者와 성소수자性小數者 사이, 그 둘 모두의 입지에 대해 결국은 그것이 ‘겹친다’는 것 이외에 했어야 했을 고민들을 끝내는 미루어왔던 셈이었다.
 
지극히 정중한 어투로 입회 거부를 통보하는 담당 신부님의 메일을 받고, 성소실로 찾아가 만약 다음에 이 곳에 문을 두드리게 된다면 다른 모습과 다른 마음을 준비하고 오겠다고 인사드렸다. 그 분들이 단지 ’게이라서’라는 천박한 이유로 그런 결정을 내렸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큰 것을 꿈꾸고 실천하는 분들의 영안이란 그리 호락한 것이 아니다. ‘게이’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충분히 ‘직면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되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건 그 이후의 내 삶이 증거한다. 나는 한동안 매우 무서운 기분에 사로잡혔는데, 내가 익숙하게 살아왔던 삶의 태도에서 영영 추방당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 문제임에도 내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살았던 삶의 저발전상태가 송두리채 나를 덮쳐오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난 내가 게이란 이유로 그렇게 아파했음에도, 내가 게이란 사실에 대해 전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대책없이 버려둘 수 있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섹슈얼리티에 직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섹슈얼리티의 문제였지만, 섹슈얼리티를 대하는 인생의 태도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또 그것은 섹슈얼리티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게이란 걸 알고 실천하고 아파도 하면서 게이로 사는 ‘삶’에 대해 전연 고민을 안하는 삶이 충일할 수 없으리란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 빈틈이 눈밝은 이들의 눈에 띄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 일을 치른 후에, 나는 게이로서 사는 삶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 있어서도 이전보다는 좀더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전처럼 언제고 사라질 사람처럼 인생을 꾸리는 버릇은 얼마간 면해보았다는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다행스럽다. 
 
 
 
 
 
 
 
 
 
pope on homosexuality.jpg 
 
 
 
St. Gay
 
물론 지금도 외롭고, 현실감이 없고, 버림받은 기분이 들고,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느낌은 일거에 전폐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상태를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사는 연습을 하는 것이, 聖이든 性이든 성스러운 삶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인 것 같다. 
 
며칠 전에 내가 믿는 교의 교종이 한국을 방문했다. 사람 위에 세워진 성전이 2천 년을 이어온 것을 보며, 예전에 종신서원하게 된다면 꼭 드리고 싶었을 청원을 생각했다. 하늘에 비추어 제 마음을 닦고 사는 이 땅의 게이들을 위해, 언젠가는 게이 가톨릭 신자가 시성, 시복되는 날이 나 죽은 다음에라도 꼭 오기를 기도했다. 마음 길이 하늘을 향한 천리길이듯, 그 꿈이 적어도 내 눈에는 불가능해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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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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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_233987 2014-09-04 오전 04:12

마냥 애인을 원하기는 하는데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건지,
그래서 내가 느낄 건 뭔지에 대해서 생각이없어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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