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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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자매 전성시대 – 낙시스(낙원동 시스터즈) 인터뷰
"그녀들의 은밀한 수다"
2014년 5월 21일. 시민청 바지락홀(선가드는 바스락홀을 이렇게 불렀다.) 무대에 그녀들이 섰다. 콩닥콩닥 두근두근. 까만 배경의 무대에 까만 의상의 그녀들이 관객 앞에 처음 선 그 순간을 필자는 기억한다.참 아름다웠다. 비록 얼마 있지 않던 관객 반응은 시큰둥하고 첫 무대라 그런지 평소보다 어색, 뻘줌, 뻣뻣한 춤사위가 조금은 안타까웠고,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하지만 부족했던 연습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의 요청에 맞춤형 그룹으로서 준비해 무난하게 스타트를 끊은 그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14 자매 전성시대.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 중 한 팀이 바로! 이름도 발랄한 ‘낙시스(낙원동 시스터즈)’다. (필자는 낙시스의 다른 뜻이 남자를 낚시하기 위해서… 인줄 알았다.) 월요일 저녁부터 붐비던 종로거리의 한 커피숍에서 그녀들의 은밀(?)하지만 전혀 은밀하지 않은 수다에 끼여들어 보았다.
자 이제 우리 얘기를 시작해볼까 해요. 지금 기분 어때요?
상언니 : 지금 기분? 피곤하네요. 어제도 술 먹어서. 어쩜 이렇게 맨날 술인지 모르겠어. 이러다 죽는 건 아닌지. 낙시스도 그렇고 영화 찍는 것도 그렇고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잘하고 있는 건지. 연애는 못하면서 말이야. 그렇다고 낙시스 요즘 뭐 없다는 이유로 관리 안하는 건 아니고…
그러고 보니 수염 길렀네. 요즘 관리 안해요? 꾸준히 관리하는 거 아니였어? 그럼 평소엔 어떻게 관리해요?
상언니 : 어머 왜 이래! 이거 컨셉이야! 수염 기르고 있는 거라구! (웃음)
왁킹 : 평소에도 관리를 하지만 공연 직전에는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죠. 피부 마사지나 팩도 하고.
선가드 : 저는 꾸준히 관리를 하지는 않아요. 보통 공연 있으면 한 일주일은 밥도 굶고 관리 들어가죠. 나는 팩은 안 했지만. 그냥 잘 씻고 비비 떡칠하고 그런 거죠 뭐. 무대에서 춤 출 간당간당한 체력만 남겨놓고 계속 굶는 거예요 무조건. 퀴어퍼레이드 때는 이틀 굶고 무대 뛰고 나서 바로 퍼레이드 행렬로 갔는데 보자마자 소주를 주는 거예요.빈 속에 엄청 속 쓰려 죽는 줄 알았어요. 이번에 한달 만에 10Kg 정도 뺐었는데 공연 없어서 다시 요요가…
왁킹 : 선가드가 자학적인 다이어트는 짱이지~ (웃음)
낙시스의 시작은 작년 퀴어퍼레이드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송댄스를 배워보자는 얘기가 퀴어퍼레이드 때 플래시몹을 해보자는 것으로 발전됐고, 원래 인원은 더 많았는데 중간에 의견이 안 맞고 목표가 다르다 보니까 지금의 낙시스로 이어진 것이다. 왁킹은 새로 영입된 거고. 오랫동안 춤을 배운 왁킹의 등장은 ‘낙시스’라는 이름을 지은 상언니의 욕망을 불태우게 만들었다는데...
선가드 : 상언니가 작년에 처음 낙시스에 들어오게 된 이유도 춤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였어요. 원래 춤을 추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근데 트러블이 생겨 낙시스가 와해될 줄은 몰랐지만…
상언니 : 약간 나는 그렇게 생각해. 솔직히 ‘게이시대’를 생각 안 한 건 아닌 게, 왜 저 팀은 무대에서 춤 추는데 우리 애들은 길거리에서 춤 추나, 그래서 나는 사실 얘네를 무대에 세우고 싶었던 거야. 그런데 애들의 목표와 나의 목표가 다른 것이 트러블의 시작이 됐지. 뭐 지금의 낙시스가 내 욕심 때문에 희생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건 오해구요. 이 친구들 밀어주고 싶은 마음이야 언니로서. 내가 무대 가운데에서 애드립을 제일 많이 하는데 그건 그 부분의 안무가 어려워서 애드립으로 넘기려고 그런 거고. (웃음) 뭐 내가 욕심 부리는 것도 있긴 있겠지.
▲낙시스 티저 포스터. 그녀들이 얼굴을 반쯤 가린 이유는 뭘까. (신비주의?!)
각자의 외모, 식, 춤 스타일도 다르듯이 그녀들이 춤추는 이유도 각기 다르다. 그녀들이 춤추고 싶어하는 이유, 춤에 대한 욕망은 어떤 것일까. 무대에 오른다는 의미는 또 어떤 느낌인 것일까. 춤을 못 추고 댄스 무대에 오르고 싶은 열망도 그다지 없는 필자로서는 참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선가드 : 저는 원래 춤을 췄던 사람도 아니고 잘하던 사람도 아니니까. 그런데 일단 이렇게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더 하고 싶은 거죠. 지금의 낙시스는 <왁킹의 댄스교실>에서 이어지는 건데 저는 안 빠지고 나갔거든요. 참여자가 거의 없었지만요. (웃음) 그러다 상언니도 종종 나와서 셋이 연습을 한 게 지금의 낙시스가 된 거예요. 상언니가 처음 낙시스 제안했을 때 ‘어이쿠 좋구나’ 했어요. 물론 처음엔 망설였죠. 왜냐하면 전 무대에 서 본 경험조차 없고 두 사람은 춤 추던 사람인데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했었거든요.
왁킹 : 작년 가을 즈음 친구사이 사무실 주변에서 알바했을 때 거의 매일 사정전에서 춤 연습을 했어요. 저는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제가 낙시스에 들어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니구요. 저 말고 최근 무대에 서 본 사람이 없거든요. 상언니도 대학 졸업 후에 무대경험이 딱히 있지 않구요. 춤을 너무 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인데 무대에서 빛이 나게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무대가 재밌기도 하고. 무대에 얼굴 팔리는 게 처음엔 좀 부담됐어요. 아무래도 퀴어들의 메인축제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니 전 이미 여기 활동을 하면서 얼굴이 알려질 만큼 알려져 있더라구요. (웃음) 그렇게 생각하니까 훨씬 편하게 합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가 나쁘지는 않았잖아요? 지금은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요.
상언니 : 왁킹이가 들어오면서 더 욕심이 났지. ‘나의 소모품이 되지 않겠니?’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하기도 했지만. 왁킹이 춤바람의 길잡이여서 참 좋았어. 내 욕망은 그냥 무대에 서고 싶다는 거? 설레고 가슴 뛰고 벅찬 느낌이 너무 좋아. 무대에 서 있으면 내가 주인공인 거잖아. 그런 것들이 있어서 퀴퍼 때도 어깨 너무 아프고 공연 시간도 막 밀리고 우리는 인지도도 거의 없었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미친 듯이 춤췄지. 반응도 너무 좋았고. 지나가는 일반 관객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야.
항상 그렇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수록 보람도 크고 퀴퍼 무대는 결과물이 좋으니까 더 좋았을 것이다.가슴이 벅차오르고 힘든 줄도 모르게 추게 되는 게 춤의 맛이 아닐는지. 그러니까 굶고도 그 에너지로 무대에 서는 것이겠지만. 얘기할수록 천상 춤꾼들이라고 느껴지는 그녀들도 처음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컨셉 선정, 곡 선곡부터 이미지 관리까지.
상언니 : 처음 바지락홀에 섰을 때 엄청 떨렸지. 준비 시간이 부족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애. 오히려 퀴퍼 때는 규모는 훨씬 큰데도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덜 떨렸거든. 대기시간이 계속 길어진 것도 있지만.. 어쨌든 바지락홀이 첫 무대라 그러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무대에서 실수도 많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무대였어. 첫 곡이‘Something’이었는데 반응이 그닥 그랬어. ‘Something’은 누가 어디서 해도 별로인 것 같아.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걸스데이만의 맛이 안 사니까.
선가드 : 낙시스의 컨셉이 뭔가, 멤버들의 이미지는 어떤가에 대한 생각도 많았죠. 처음 내세운 건 왁킹은 미모를,저는 육덕을, 상언니는 농염(필자 : 농약 아니고?)과 연륜을 담당한다고 얘기는 했는데. 약간은 덜 버무려진 느낌도 나고 다국적 그룹 같은 컨셉도 조금 있는 것 같구요.
상언니 : 우리가 내세우는 가장 큰 건 아무래도 성 정체성에 상관 없이 춤 추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거. 나랑 선가드는 게이고 왁킹은 MTF인데 그게 오히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
왁킹 : 사실 제가 MTF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구요. 바에서 혼자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저에 대해 잘 모르고 ‘왁킹군’이라고도 하고. 언니들이, 특히 상언언니가 제가 MTF라는 걸 커밍아웃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크게 신경 안 쓰고 바지락홀에서 공연할 때도 제가 먼저 MTF라고 얘기했어요. 제가 숨긴다고 해서 무슨 득을 보고 깐다고 해서 무슨 해가 있겠어요. 그냥 저는 지금 제 있는 그대로를 밝혀야 되는 건데. 뭐 그래요 저 팔리기 힘들겠죠? (웃음) 근데 뭐 안 팔리는 게 여기 사람들이 게이니까 제가 안 팔리는 거고. 저 연애 못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되요. 아무튼 제가 MTF라고 하면 MTF가 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기회를 통해 오히려 제가 MTF에 대해 알려주면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사이의 MTF 전도사 느낌?
▲낙시스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퀴어퍼레이드 무대
낙시스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낙시스의 컨셉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한다. 낙시스의 구체적인 컨셉이 있을까? 듣기로는 멤버 모집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데 그게 사실이에요? 낙시스 하면 연애 못한다는 게…?
왁킹 : 어? 그러고 보니까 셋 다 솔로네? ㅋㅋㅋㅋㅋ
상언니 : 미안해 얘들아 내가 원흉이야… (필자 : 이러면 누가 낙시스 들어오겠어..) 이 얘기는 빼주세요 왠지 아무도 안 들어올 것 같애 ㅠㅜ 이건 내 생각인데 우리는 멤버를 2명 정도 늘리고 싶은 마음이거든. 그러면 무대가 꽉 차겠다는 생각? 물론 젠더는 별로 상관없구.
왁킹 : 컨셉은 그 동안 시간이 없었고 이제 시작 단계니까 그냥 커버 댄스팀이라는 정도? 제가 보기엔 저희 팀 자체의 컨셉보다는 무대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그 무대 자체에 맞는 컨셉만 유지하는 것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가수들도 매 앨범마다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데 앞으로 영원히 낙시스의 컨셉은 이거다라고 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상언니 : 난 귀여운 건 쫌 오그라들던데… 이제는 그런 게 좀 불편한 나이가 됐어. 골초 같은 여자가 돼버렸어… 어쨌든 멤버를 늘림으로써 여러 가지 다양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고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서. 사실 3명뿐이라서 곡에 대한 선정도 좀 제한이 있었지. 군무 스타일을 3명이 소화하기엔 너무 벅차더라구.
선가드 : 전 괜찮을 것 같은 게 그것보다는 멤버가 늘어서 무대가 더 완성도가 높아지면 우리를 찾아주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퀴퍼 때는 다행히 무대가 좁아서 우리한테는 유리한 상황이었죠. 우리도 좁았어요 심지어 상언니랑 왁킹이랑 무대 도중에 팔까지 부딪히고. 물론 멤버가 늘어나면 내가 메인에 설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무대 설 기회가 없는 것보다는 나은 거 아니겠어요?
왁킹 : 선가드가 센터 담당이라 우리끼리 별명이 선윤아예요. (응?????)
멤버 얘기가 나오다보니 본인의 비중이나 인기에 관한 얘기도 나오는데, 좀 더 얘기해봐요. 멤버들 간의 시기 질투 같은 게 있을 거 아닌감~
상언니 : 솔직히 좀 그런 게 있지 얘는 막 찍어도 예뻐 이런 거. 티저 영상이랑 프로필 사진 찍을 때 열악한 환경에서 급하게 찍고 그랬는데 너무 이쁘게 나오는거야 왁킹 이 망할 년이.
선가드 : 왁킹이 부럽죠 그런 거는. 춤도 잘 하고 대충 해도 잘 하고. 되게 또 대충 해도 잘 해 보여. 팔다리가 기니까. 쭉쭉. 혼자만 튀니까 부러운 거야 그게. 퀴퍼에도 어~찌나 팬들이 많던지.
왁킹 : 허허허허...
낙시스를 같이 이끌어 오면서 어려웠던 점은?
왁킹 : 저희 셋은 아직 내부 분열도 한 번 없었고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중간에 시간이 맞지 않아 연습시간이 부족해지면서 트러블이 약간은 있었지만 연습할 때 저희끼리는 재밌게 잘 연습하고 그랬죠. (필자 : 내가 듣기엔 그게 아닌 것 같던데…)
상언니 : 어머, 흥미진진한데 이거? 그래 얘네가 나한테 서운한 얘기 얼마나 잘하는데. 근데 이건 나이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말 한마디에 서운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서운해하고. 늙으면 그런 거야 얘들아. 어쨌든 내가 좀 억지로 이 친구들을 끌고 가는 것도 있지 분명히. 얘들아 이거 하자 이랬는데 다행히 이 친구들이 잘 따라와주고.싫다고 거의 얘기 안하고. 이 친구들한테 미안하기도 해 비용 문제도 그렇고. 내가 괜히 설레발 쳐서 얘네를 힘들게 만들고 있나? 그래서 나는 미안하면서도 되게 고맙고.
선가드 : 이런 문제도 있었죠. 우리가 친구사이 이름을 걸고 하네 마네 그 문제. 친구사이는 사실 우리의 모태죠. 낙시스를 할 수 있게 만든. 근데 처음에 친구사이 이름을 걸고 나간다는 건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리 욕심도 있었고. 그런 문제로 트러블이 조금 있었고 이런저런 부담감 때문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어요.
왁킹 : 저는 사실 친구사이 이름을 걸고 하고 싶은 맘도 있었어요. 근데 저도 그렇고 상언니도 그렇고 친구사이에서 활동을 한 지 얼마 안됐는데. 친구사이에 모여서 춤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친구사이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게 저는 그런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물론 언니들은 너네가 왜 친구사이 이름으로 못하냐고 얘기하실 수도 있겠지만 친구사이를 위해서 한 것도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음… 일단 저는 제 자신이 용납이 안됐어요.
상언니 : 사실 어떻게 만나게 됐냐고 하면 있는 그대로 친구사이에서 만나게 됐다고 얘기는 하지. 내가 춤을 추게 해준 것도 친구사이고 연기를 하게 해준 것도 친구사이니까. 서운한 거는 솔직히 말하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친구사이가 우리한테 소중한 존재 중요한 존재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 우리의 뒷배경 같은 존재..? 우리는 말 한마디도 안 했는데 알아서 다 알게 되시는 그런 거.
▲퀴퍼 행렬에 참여 못한 아쉬움을 낙시스는 트럭 위에서 달랬다. 아오 씐나!!!!!
그렇다. 친구사이가 있었기에 그녀들이 만날 수 있었고 춤출 수 있었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만은 사실일 게다. 필자 또한 친구사이에서 그들을 만나 친해졌기에 더욱 애착이 갔던 거고. 그렇기에 퀴퍼 때 불미스러운 일로 그들의 공연을 못 본 것은 못내 아쉬웠다. 그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뒤풀이 도중, 그녀들이 직접 앰프를 들고 옷을 갈아입고 나타나 목마른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을 뿌려줬는데…
선가드 : 그게 원래 사실은 퍼레이드가 막혔을 때 우린 공연 준비 땜에 계속 부스에 있었어요. 설치도 못 도와주고 우리는 뭔가 도움도 못 된 거예요. 우리만 편한 게 아닌가 너무 우리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계속 신경 쓰였죠. 공연도 심지어 거기는 대치 중인데 우리는 하고 있고. 그래서 공연 내려와서는 바로 행렬로 갔죠. 근데 가자마자 운 좋게도 행렬이 뚫린 거예요. 그래서 트럭 위에서 신나게 춤 추고 좋았죠.
상언니 : 만석골 공연은 일종의 예의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고생해서 축제준비, 퍼레이드 준비하면서도 우리를 응원해주셨는데 우리 공연을 보지 못했잖아. 종로 거리의 한복판이더라도 음악 틀고 공연을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아무튼 그 날은 정말 퍼레이드부터 해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날이야. 아무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어. 낙타가 그러더라구 저 언니 원래 어깨 아픈 거 맞냐고. 근데 춤 추는 그 순간에는 잊어버리는 거지. 그러고 나서는 선가드야 파스 좀 붙여라 이러고. ㅋㅋㅋ
왁킹 : 이번 퍼레이드가 너무 특이한 순간이었으니까 그 자체가 기억에 남는 사람들도 있고. 저는 심지어 제 인생 첫 퍼레이드였는데. 제일 봤어야 할 친구사이 사람들이 못 봤으니까 아쉬웠죠. 사실 만석골에서는 술도 먹고 지친 데다 길도 경사져 있어서 열악했어요. 계속 틀리고 막. 그 자체는 엉망이었는데 그래도 여한을 다 푼 거죠.
▲퀴퍼 뒤풀이의 낙시스 공연. 낙시스가 빛난 순간이자 모두가 하나된 순간
비록 연애는 감감무소식이고 공연 잡기도 힘드나, 낙시스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눈빛을 빛내는 그녀들. 시작은 미약했으나 미래는 분명 창창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연 그녀들이 생각하는 낙시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들에게 춤이란 무엇일까.
왁킹 : 저는 이제 복학을 하니까 활동을 자유롭게 하기는 힘들겠지만 큐캔디 같은 미래를 가고 싶어요. (상언니 : 구두 노예계약 맺자.) 레즈비언을 대표하는 그룹이고 오랫동안 해온 그룹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인지도는 늘어날 거라 믿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뭔가 행사가 있을 때마다 회자될 수 있는 그룹? 그 정도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춤이라... 저한테 춤은 새로운 인격? 춤출 때는 제가 다중인격이 된 기분이에요. 뭔가 평소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가 나오는 것 같아요. 연기한다는 생각도 들고 나를 해방시켜준다는 느낌? 춤춘 지 7년이 되어 가는데 그런 의미로 저한테는 춤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아요.
선가드 : 저 같은 경우는 우리 멤버를 늘려서 무대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 하다 보면 다 같이 못 서도 유닛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그런 상태가 됐으면 해요. (상언니 : 낙시스의 미래는 돌려막기?) 아무튼 공연을 많이 하고 싶어요. 춤출 때 제일 행복해 보이고 간절한 마음이 비춰진다니 좋네요. 마침 또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출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안 되면 어떻게든 죽어라 노력하면 되니까.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받는 에너지가 좋아요. 또 나도 사람들한테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상언니 : 우선 얘기하기 전에 이것 좀 꼭 써주면 안될까? 예를 들면 올해 레드파티라던가 레드파티나 레드파티 같은... 이 인터뷰 관계자들도 보지 않을까? (웃음) 내가 생각했던 낙시스의 미래는 엔터테인먼트 그룹? 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 항상 얘기하는 게 기회가 있으면 개인 활동도 좋으니 무조건 하라고. 왁킹이 얼마 전 바에서 공연한 것처럼. 그런 김에 이건 내 개인적인 얘긴데, 나 영화 홍보 좀 해도 되겠니? (필자 주 : 상 감독의 영화 <여름밤>이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나 뭐라나...) 그런 생각도 해. 선가드가 말주변이 좋아서 사회를 보기도 하고. 선윤아, 왁태연, 상파니 같은? ㅋㅋ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은 거지. 지보이스 공연 홍보도 하고. 좋은 것 같아. 나에게 있어서 춤이란 나를 주인공답게 만들어주는 순간? 나를 빛나게 해 주는 순간인 것 같아.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그녀들, 낙시스는 언제나 열려 있답니다.
언제든 불러 주세요! 자 이제 우리 술 먹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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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19:08
기간 :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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