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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2025-12-03 오후 17: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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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1월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참가자 후기

 

 

* 본 행사는 하인리히 뵐 재단(동아시아 사무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신나는센터)의 지원 및 캐서롤 앤 꼬꼬뜨(케이터링), 빠른손 스튜디오(포스터 디자인), 센터피스(조경), 드랙퀸 마누라(스톨리보드카 하비밀크 에디션)의 후원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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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처음 친구사이를 통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발을 닿았을 때(소위 데뷔), 우리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들이 몇몇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브로크백 마운틴>(감독 이안) 2006년 작, <밀크>(감독 구스 반 산트) 2008년 작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1960년대 보수적인 미국사회에서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채 벽장 속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게이 커플의 애절의 사랑을 다뤄서, 이반들을 넘어 일반에게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면, <밀크>는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서도 친구사이를 중심으로 한 인권운동 단체 활동가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언제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성소수자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성소수자 존재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시절이라 요원한 일로 느껴졌다. 어려운 현실 속에 스스로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 보다 특정 정치인들이나 정치집단/정당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기를 희망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20여년이 지난 2025년, 친구사이에서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RUN/OUT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뛰었던 건, 이제 그 순간이 우리에게도 찾아오고 있다는 점이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현실의 목소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신나는센터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에서 미국 최초 트랜스젠더 연방 하원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스테이트 오브 퍼스트>(감독 체이스 조인트, 2025년 작)를 친구사이와 협력하여 RUN/OUT 캠페인 세번째 작품으로 소개할 수 있어서 무한히 기쁘게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에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대변할 수 있는 성소수자 정치인이 탄생하는 날까지 앞으로도 친구사이의 RUN/OUT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쉽지 않은 길임에도 RUN/OUT 캠페인을 시작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친구사이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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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신나는센터

상임이사 /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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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 of Firsts> 공동체 상영회에 통역으로 함께했습니다.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하원의원 세라 맥브라이드의 치열했던 선거와 의정 활동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통역의 긴장감마저 잊게 할 만큼 저의 마음을 무겁게, 또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활동가로서 현장에 있다 보면 정치 참여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기에 회의적이 되곤 했습니다. 영화 속 세라 맥브라이드 의원의 치열한 싸움을 보면서도 그러했습니다. 밖에서는 투쟁성을 의심받고, 의회 안에서는 노골적인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동료 의원들을 마주해야 하는 그 외로움은,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무게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RUN/OUT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저에게 다른 답을 주었습니다. 가미카와 아야 의원님의 통역을 맡아 곁에 서 있으면서, 저는 그 가시밭길을 기꺼이 걷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눈빛을 보았습니다. 그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말과 결연한 표정, 그리고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 정치인을 바라보는 존경 어린 시선들. 그 현장에서 제 가슴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습니다. 희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직접 그 희망이 되기로 결심한 분들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 용기들이 모여 만들어낼 변화를 믿습니다. RUN/OUT 프로젝트를 준비해주신 친구사이와, 이 여정을 후원해주신 하인리히 뵐 재단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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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부모모임 상임활동가
통역 /
이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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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State of Firsts GV 네트워킹 파티에서, 캐서롤 앤 꼬꼬뜨는 LGBTQ+의 가치와 색을 음식으로 풀어낸 케이터링을 선보였습니다. 각각의 요리는 공동체의 다양성과 스펙트럼을 담기 위해 색·질감·재료의 조합을 고민하며 완성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보기 좋은 음식을 넘어, 의미가 담긴 메뉴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 프라이드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트랜스 딥’이 영화의 의미가 직접적으로 담겼기 때문에 드시는 분들에게도 의의가 있던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든 작은 한 접시가 누군가에게 따뜻한 경험으로 닿기를 바랐고, 그 마음이 행사 안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공동체의 이야기를 음식으로 표현하는 시도를 이어가겠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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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롤 앤 꼬꼬뜨(Casserole&Cocotte)
작가 /
전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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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RUN/OUT이라는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Sarah McBride 씨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공개하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성소수자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바꾸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모습에서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이번 이벤트에 일본인이면서도 통역 스태프로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일본에 비해 한국은 LGBTQ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전국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RUN/OUT 캠페인을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한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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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카와 아야 의원 수행통역
岩室ジェイク /
이와무로 제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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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이 있었다. 런아웃의 파일럿 프로젝트 1~2회차에도 신청 링크를 눌렀었지만 참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향후 국회의원에 출마할 의향이 얼마나 있으신가요?" 친구사이의 오래된 묵은지 같은 회원인 나지만, 구글 링크 사전 질문을 보며 나만큼 정치에 무지한 사람이 이 행사에 참여해도 될지 고민이 되어 뒤로 가기 버튼을 눌렀다. 이번 3회차 행사는 매년 방문했던 프라이드 영화제와 함께한다는 이야기에, 영화에 집중한다는 느낌으로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할 수 있었다.

 

참여하길 잘했다. "State of Firsts"를 보며 성소수자가 정치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 있고, 먼 곳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서 나의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느껴졌다. GV와 네트워킹 파티에서 런아웃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영화에서 받은 영감을 나누며 생각이 정리됐다. 성소수자 정치인이 꼭 성소수자만을 위한 정치를 할 필요는 없다.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띤 정치인일 뿐이다. 다만 그들이 존재함으로써 정치는 변할 것이다. 평범한 묵은지 게이인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이번 행사에 감사하고,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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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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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가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는  RUN/OUT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아갈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습니다.  RUN/OUT 캠페인의 앞선 행사들에 모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11월 8일에 진행한 <State of Firsts> 영화 상영회 및 GV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 호기심이 생긴 이유 중 하나는 GV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무지개행동에서 열렬히 활동 중인 박한희. 유튜브 및 SNS에서 자신의 삶을 당당히 가시화 하는 세레나. 그리고 일본의 오픈리트랜스젠더 중 최초의 선출직 정치인 가미카와 아야. 이 세 분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지도 그리기를 하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과 나의 삶. 우리의 삶이 정치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를요. 

 

세 분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삶이 결코 떨어져 있지 않음을 느낍니다. 국경을 넘어서도 비슷한 고민과 역사를 겪고 있고. 각자 다른 직업과 관계 속에 살아가더라도 삶에서 쟁취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정성스럽게 모으고 모아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으려고 하는 RUN/OUT 캠페인을 응원합니다. GV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상영 후 친구사이 옥상에서 펼쳐진 네트워킹 파티는 RUN/OUT 캠페인의 도약을 상상하는 자리로서 충분했습니다. 더 긴밀히 연결되기를, 더 긴밀히 서로를 탐색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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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치마
감독·활동가 /
변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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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OUT이라는 모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을 꿈꾸는 분들이 실제로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를 영화로 접하고, 아주 먼 미래를 한 번쯤 꿈꿔 보는 자리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큐멘터리 <State of Firsts>를 통해 멋진 트랜스젠더 의원 새라 맥브라이드의 삶을 만났을 때에도, 상영 후 일본의 가마카와 아야 의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이 이야기들은 아직 대한민국에 닿기엔 너무 먼 이야기라고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킹 자리에서 실제로 출마를 준비 중인 분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제가 품고 있던 꿈의 그릇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언젠가 현실이 될 성소수자 정치인의 모습을 제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라 맥브라이드가 그러했듯 온몸으로 부딪혀 나가야 할 현실은 분명 녹록지 않겠지만, 이 나라에서 그 길을 걸어 나갈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성소수자 정치인의 가능성을 애초에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스스로 단념하고 있었던 제 모습을 돌아보며 아주 단순한 원칙 하나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성소수자가 차지하는 인구 비율만큼은 국회와 지방의회에도 그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 말입니다. 그리 거창할 것 없는, 너무도 당연한 권리가 지켜지는 세상을 다시 한 번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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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670>
감독 /
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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