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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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인권포럼 참여기
응답하라 LGBT - 153에서 LTE까지,
나만 그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LGBT 인권포럼의 타이틀을 보는 순간, 잊고 지냈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다. 처음 이 커뮤니티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 때. 대체, 이 동네에 이런 골목이 있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드는 뒷골목. 어둑한 골목의 가게를 제 집 드나들 듯이 누비던 남자들. 새로운 곳에 대한 낯섦과 알 수 없는 안도감이 공존하던 묘한 기분.
그 곳에서 뜻이 모여 시작된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가 벌써 20년을 맞이했다니, 또 그 20주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는 자리에 함께 한다니 기분이 사뭇 달랐다.
2014 LGBT 인권포럼에서는 총 13개의 섹션이 준비되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두 개의 섹션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한국에서 성소수자로 나이 든다는 것.
서른을 목전에 둔 지금, 나를 비롯한 주변의 성소수자 친구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바로 이 나이듦이 아닐까? 그것도 바로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말이다. 이야기 손님으로 오신 김비, 크리스, 알콜샘의 구성진 입담으로 웃고 또 공감 가는 이야기들에 고갤 주억거리다 보니 2시간에 가까운 섹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다. 특히 자신을 놓치지 않고 단단히 만들어 줄 재능과 능력을 키우면서도 나이가 듦에 따라 고독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감정적인 준비들도 함께 필요하다는 소설가 김비님의 이야기와, 몸이 허락하는 한? 끊임없이 뜨거운 연애를 하겠다는 알콜샘의 이야기는 공감하는 바가 깊어 더욱 와 닿았다.
“우리... 친구 할래?”- 성소수자 운동이 청소년과 함께 하는 법.
사실 성소수자학생 차별반대 모임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내게 이 주제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나 역시 소수자이면서 이 사회에서 억압과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또 다른 소수자들과 어떻게 공감하고 또 만나야 할까? 또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들을 하다보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결론에 늘 지치곤 한다. 이 섹션에서는 몇 가지의 사례를 놓고 함께 조별로 모여 함께 풀어 나가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각각의 사례를 두고 각자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사례를 풀어나가는 과정들에서 느낀 건 이십 여 년이 넘게 그저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한 구성원의 모습으로 살아오며 길들여진 내 사고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태껏 끊임없이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 또한 내안의 나이주의적 사고와 청소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을 넘어서지 못한 내면의 갈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깨달을 때 마다 활동가로서 ‘아직 멀었다’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또 달리 생각하면 또 그 만큼 내가 배우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으로 어깨를 다독이며 어떤 깨달음 혹은, 나를 앎에서 오는 기쁨을 잠시나마 맛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성소수자 운동 20년의 힘
이틀 동안의 포럼을 마무리 하는 전체토론에선 성소수자 운동 20년의 역사와 혐오에 맞서는 법으로 많은 참가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옛날 몇 개의 문을 통해 안으로 안으로 숨어 들어가 어둑하고 은밀한 곳에서 만나던 시절을 지나 지하에서 지상으로 밤에서 낮으로 또 거리위로 나와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리며 우리의 목소리로 권리를 주장하는 오늘날까지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성소수자 운동이 20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올 수 있었던 힘은 그 누구의 힘도 아닌 결국 스스로를 드러내는 용기에서부터 시작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드러내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에서 편견과 낙인으로 힘들어하는 또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함께 싸우며 맻어진 새로운 지지자들 또한 큰 힘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앞서서 간 사람들이 일궈낸 많은 것들을 우리가 잊지 않고 어떻게 또 지켜나가야 할지에 대한 물음에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을 또 다른 퀴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드러내기의 어려움은 우리를 갈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취급을 하고, 여전히 힘없고 소외된 약자를 배제하고, 어떤 조그만 결핍도 용납하지 않는다. 제때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취직을 해야 하고, 남녀가 결혼을 해서 자식을 가지는 삶이 당연히 정상이라 생각하는 이 정상성 과잉 사회 속에서 더욱 조직적이고 악랄한 방법으로 이 사회의 면면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호모포비아 세력들 때문에 상처받고 움츠러들지언정 다시 음지의 영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사회가 규정해놓은 천편일률적인 삶을 거부하고 다양함으로 뭉쳐진 우리의 존재를 끊임없이 드러내고 알리는 것, 또 우리부터 그 다양함을 서로 인정하고 축복해주는 것, 또 이 사회에 있는 더욱 많은 소수자들과 함께 연대하는 것. 그래서 더 많은 우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이틀간의 포럼 일정을 마무리 짓는 전체 토론에서 저마다 손을 들어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우리의 내일은 더 좋은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렇게 믿음의 증거들이 눈앞에 함께 하고 있으니 어찌, 믿지 않을 수 있을까? 부푼 마음으로 내년을 또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
이 글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다른 섹션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2014 LGBT 인권포럼 자료집을 단돈 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문의) 친구사이 사무국 02-745-7942, chingusa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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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반성해봤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