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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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36
: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ㅡ트랜스젠더 박에디 이야기』
박에디 작가 초청 모임 후기
10월 7일, 책읽당은 2023년 두 번째 작가초청 모임을 진행하였다. 트랜스젠더 박에디 작가의 "잘하면 유쾌한 할머니가 되겠어"였다. 박에디 작가는 스스로 "작가"라고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책은 작가적인 관점에서 본인이 쓴 이야기라기보다, 수다 떨듯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은 글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에디님은 함께 책을 만든 출판사 관계자분들에게 많은 공을 돌렸다. 늘어놓은 글을 잘 편집해주셔서 읽을 만한 글의 모음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에디님의 글은 읽기 쉬웠고, 말하듯 쓰여있었다. 이런 글을 나는 좋아한다. 복잡하고 심오한 의미부여가 (어떤 경우 분명히 필요함에도) 잘 와닿지 않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모임 전에 모임에 참여할 당원들이 제출한 사전질문을 살펴보았다. 당원들은 주로 박에디님을 응원하는 입장이었으며,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에디님은 특별히 용기를 낸 것이 아니라고 했다. 트랜스젠더 정체화도 늦은 편이었고, 성확정 수술을 결심한 것도 비교적 늦은 타이밍이었다고 했다. 실제 모임에서 한 당원은 '책 제목에 왜 "잘하면" 이라는 표현을 붙이게 되었는가'를 물었다. 그냥 유쾌한 할머니가 될 수는 없는 것인가, 되어주시면 안 되겠냐는 물음이었다. 에디님은 그러면 좋겠다면서도, 유쾌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MTF 트랜스젠더가 아직은 한국 사회에서 정말 "잘해야" 유쾌한 할머니로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살맛 안 나는 마음과 싸우면서, 실제로 죽지 않으면서, 나의 유쾌함을 흔쾌해하는 주변 사람들도 또한 함께 죽지 않고 살아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에디님은 탁월한 스토리텔러다. 본인이 경험한 것까지만 말하고, 본인이 경험한 것은 재미있게 말했다. 당원들에게 가장 인상에 남았던 책의 부분은 구구절절 나와 있는 성확정 수술 과정이었던 듯했다. 풍자님을 비롯해 트랜스젠더가 영상 매체에 눈에 많이 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개 그들은 모든 과정을 끝내고 완성된 젠더(트랜스젠더의 줄임말)의 모습으로 영상 속에 등장한다. 그 몸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세세하게, 친절하게 설명해준 사람은 에디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당원 중에는 트랜스젠더 유튜버들 영상을 하도 많이 봐서, 오히려 책 속 에디님의 이야기가 뻔하고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 말 또한 반가웠다. 영상과 음성과 텍스트로 이런 이야기들이 더 남았으면 좋겠다.
"요즘 게이 얘기는 식상하다, 대세는 트랜스젠더다" 라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다. 게이 얘기가 식상한 현재가 퍽 맘에 든다. 나는 좀 세상에서 식상해져야 겨우 등장할 수 있었던 은둔 디나이얼 게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더 뻔하고 식상하게 게이로서 나의 얘기를 할 것이다. 트랜스젠더 얘기가 식상해지는 날도 얼른 올 것이고, 이미 누군가는 식상하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얘기는 질릴 때까지 들을 것이다. 내가 안 들어도 어딘가에는 그런 이야기가 계속 흩뿌려졌으면 좋겠다.
(박에디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친구사이 커밍아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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