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11월 |
---|
[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김성중, 『에디 혹은 애슐리』 중 「상속」
- 소설을 사랑하는 당신, 상속자
소설을 사랑하는 이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 김성중 작가의 「상속」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인간은 죽을 때 무엇을 가져가고 싶을까요? 한강이 보이는 집, 고급 스포츠카는 아닐 것입니다. 또 무엇을 다음 세대에 길이 남길까요? 이 작품에서는 두 질문에 관해 책이라고 말합니다.
작품은 중년 여성인 기주의 췌장암이 재발했음을 밝히며 시작됩니다. 죽음이 머지 않은 기주는 화자인 진영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책들을 넘겨주려 합니다. 이 책들 중엔 기주와 진영에게 글쓰기를 가르쳤던, 지금은 세상을 떠난 문학 아카데미 선생님에게서 물려받은 책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상속’은 세상을 떠난 ‘선생님’의 책이 기주에게, 췌장암에 걸려 신변을 정리중인 기주의 책이 진영에게 전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이 유산은 처음에 어디서 온 건지 밝혀집니다. 이때 제목 ‘상속’의 의미가 크게 확장됩니다. 이 유물들은 도스토예프스키, 발자크, 톨스토이, 나보코프, 플로베르, 카프카, 마르케스, 그 외의 작가들에게서 온 것입니다. 이들의 책은 오래도록 남겨져 후손들이 그들의 작품에 밑줄을 긋고, 그 밑줄이 그 작품에 생명력을 더하고, 또 세월이 훨씬 더 흘러도 길이 남을 유물들인 것입니다. 책에서 항아리로 표현되었듯이 마치 고대 유물 같은 성스러움과 귀중함을 가진 것들입니다.
작품에서는 뛰어나지 않은 작품들에게도 따스한 시선을 보냅니다.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의 습작들에서도 빛나는 작은 부분들은 있기 마련이며, 이것들은 부서진 항아리 조각으로써 미약한 빛을 내뿜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작은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큰 빛무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 이 빛무리 안에서 유물들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표현으로 지금은 잊혀진, 혹은 발굴되지 않은 작품들에게 설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조각들이 점점 커져서 하나의 항아리가 될 테니까요.
작품을 읽다 보면 아마도 작가는 독자를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로 설정했을 것이라 짐작하게 됩니다. 작품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문학적 재능에 관한 인생의 아이러니, 인간은 언제 작가가 되는 것인지, 글을 쓸 때는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좁게 설정한 만큼,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재미와 감동의 진폭은 더욱 큽니다.
화자인 진영은 소설 도입부에서 밝혀지듯 글을 쓸 수 없는 상태였지만 기주에게서, 선생님에게서, 선대 작가들에게서, 글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 유산을 상속받으며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꿈으로 표현되며 마치 종교적 체험 같기도 합니다. 또 작품을 읽다 보면 마치 소설을 읽는 사람들을 한데 묶어 동일한 종교의 영향 아래 두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엔 독자도 포함됩니다. 종교라고 표현한 이유는 동일한 것을 믿으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이야기가 우리의 처지를 더 낫게 만든다라는 생각입니다. 이야기의 신봉자라면, 소설을 사랑한다면 김성중의 「상속」을 추천드립니다.
문학상상 / 조이
[179호][커버스토리 "21대 대선" #2] 차제연 논평 : 이제는 진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로
[논평] 이제는 진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로 -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새로운 정부 출범에 부쳐 - 8년 만에 마주한 조기 대선이 끝났다.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
기간 : 5월
[179호][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6] 《흘리는 연습》 작업 후기: 어떤 경로와 어떤 다짐
[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6] 《흘리는 연습》 작업 후기: 어떤 경로와 어떤 다짐 시각디자인을 업으로 삼은 지 13년이 됐다. 이는 내가 친구사이 사람들과 지...
기간 : 5월
[179호][활동스케치 #1] 화성 외국인 보호소에서 세 명의 이주민 게이를 만나고.
[활동스케치 #1] 화성 외국인 보호소에서 세 명의 이주민 게이를 만나고. 5월 22일(목) 화성에 있는 외국인 보호소를 가기 위해 이른 아침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기간 : 5월
[179호][활동스케치 #2] 제19회 무지개인권상 콘텐츠 부문, 8번째 트랜스패런트 파티 후기
[활동스케치 #2] 제19회 무지개인권상 콘텐츠 부문, 8번째 트랜스패런트 파티 후기 지난 5월 18일, 이태원 ‘코끼리’에서 열린 제8회 트랜스패런트 ...
기간 : 5월
[179호][활동스케치 #3] 혼인평등소송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활동스케치 #3] 혼인평등소송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지난 2024년 10월 10일 11쌍, 22명의 동성부부가 혼인평등소송을 개시했던 소식 알려드렸었는데요. ...
기간 : 5월
[179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8 : 이마무라 나쓰코,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7 이마무라 나쓰코,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책모임은 이제는 바뀌어버린 친구사이의 책상 ...
기간 : 5월
[179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48 : 5월, 연대공연의 향연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48 : 5월, 연대공연의 향연 1. 비상행동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연대공연 참여 5월 10일(토) 지보이스는 이번 탄핵, 파면국면에서 자...
기간 : 5월
친구사이 2025년 4월 재정보고 *4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8,864,049 일시후원: 2,538,900 트별모금: 993,350 사업 워크숍(육체미소동) : 570,000 교육사...
기간 : 5월
친구사이 2025년 4월 후원보고 2025년 4월 정기후원: 609명 2025년 4월 신규가입: 3명 4월의 신규 정기 후원회원 김영찬님, 신임수님, 김태욱님 (총 3명) 일시후...
기간 : 5월
[179호][알림][서명] 새정부 국정과제 요구 1만인 서명 – 새로운 민주주의는 차별금지법과 함께!
[서명] 새정부 국정과제 요구 1만인 서명 – 새로운 민주주의는 차별금지법과 함께! 서명 마감 : ~2025년 6월 14일(토) 자정까지 서명 참여하기 : bit.ly/e...
기간 : 5월
[179호][알림][서명] 한국 성소수자-팔레스타인 연대 성명 :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퀴어 팔레스타인 지지 연서명 참여 요청 [한국 성소수자 -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 집단학살에 침묵, 공모하는 프라이드는 없다 - 팔레스타인의 반식민 투쟁에 적...
기간 : 5월
[178호][이달의 사진] 11년과 1696주의 기다림
2025년 4월 16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696번차 정기수요시위가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렸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
기간 : 4월
[178호][활동보고] 평등의 약속을 이어가는 연대 활동들
평등의 약속을 이어가는 연대 활동들 일상이 돌아왔습니다. 꽃도 만개했고, 봄이 무르익어 갑니다. 대통령 파면은 12·3 내란 청산의 시작이지, 끝난 것은...
기간 : 4월
[178호][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1] 약물, 현상과 시각
박보성, <안아줘> (사진 by 맹보)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1] 약물, 현상과 시각 ‘약물’은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고 ...
기간 : 4월
[178호][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2] 약물사용과 건강 그리고 고통에 대해서
박재경, <제목 미상>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2] 약물사용과 건강 그리고 고통에 대해서 1. 나는 건강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있...
기간 : 4월
[178호][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3] 우리의 역할 – 안전기지
사진 by 홍민욱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3] 우리의 역할 – 안전기지 “혼자서 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동료와 함께라...
기간 : 4월
[178호][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4] 친구사이와 약물사용자
[커버스토리 '약물사용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4] 친구사이와 약물사용자 친구사이는 약물사용자와 함께합니다. 알콜 얘기부터 해볼까요. 한국에 알콜중...
기간 : 4월
[178호][활동스케치 #1] 친구사이 육체미소동 후기
[활동스케치 #1] 친구사이 육체미소동 후기 친구사이는 2025년 4월 26일, 정기모임의 대체행사 봄맞이 운동회 <육체미소동>을 진행했습니다. 350명 정도의 인원...
기간 : 4월
[178호][활동스케치 #2] 2025년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 후기
[활동스케치 #2] 2025년 상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성소수자가 꿈꾸는 무지개 다리' 후기 봄날의 햇살이 반짝이는 4월, 친구사이 교육팀...
기간 : 4월
[178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7 : 박상영, <믿음에 대하여>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47 박상영, <믿음에 대하여> 뭐 대단한 걸 쓰겠다고 글 쓰는걸 이리 미뤄놨는지. 새삼 배서정이 참 대단하다. 신입 두명이 부스 행사...
기간 :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