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5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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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수생입니다. 삼수의 서러움은 경험 안 해 본 사람은 모를 겁니다.
공부 외에 뭐라도 할라치면 공부 안 한다고 공격 들어올 세라 눈치봐야합니다. 재수해도 점수 똑같다며, 안 될 걸 왜 하냐고 그냥 포기하라고 합니다. 입시 컨설턴트들은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하구요. 주변에선 교회가라, 점을 봐라 난립니다.
차별금지법도 삼수라네요. 아직 확정은 아니고요. 사수일 수도 있어요. 차별금지법도 딱 그 때의 제 심정일 것 같네요.
몇몇 사람들 입맛에 안 맞는 조항 좀 넣을라치면 공격 들어올 세라 눈치봐야합니다. 저번에도 안 됐으니까 이 번에도 안 될 거라고 그냥 포기하라고 합니다. 정당에서는 전화 자꾸 와서 안되고, 표 잃는다고 안된다고 하구요. 주변에서는 죄악이다, 종북이다 난립니다.
근데 제일 서러운 건, 주변의 무관심인 거 같아요.
공부 좀 하려고하면 술 먹자고 연락하는 대학생 친구들. 자기네 들은 이미 얻을 거 얻었다 이거죠. 졸린 눈을 비비며 힘들게 책상에 앉았는데 거실에서 크게 텔레비전을 보는 부모님. 제가 잘 되는 게 싫으신 걸까요.
차별금지법도 조금 외로운 모양이에요.
이미 차별에서 한 발 짝 벗어낫다고 생각하고 어떤 건 차별해도 된다 하는 사람들. 자기네 들은 이미 얻을 거 얻었다 이거죠. 어떻게든 차별 좀 없애보려고 하는데 딴 세상 이야기처럼 무관심한 퀴어들. 차별이 없어지는게 싫으신 걸까요.
네네, 슬픈 기억을 들추면서까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관심을 좀 갖자는 거에요.
차별금지법에 대한 글들은 많아요. 저보다 훨씬 더 차별금지법에 대한 소양이 깊으시고 글솜씨도 좋으신 분들이 차별금지법에 대해 써 놓은 글들이 있어요. 그런 글들을 보면 현실에 화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 명쾌함에 일단 속이 뚫리는 기분이에요. 손 안닿는 곳이 가려웠는데 누가 긁어주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을 한번 차려봤어요. 이제 여러분들은 숟가락만 올려놓으시면 돼요. 근데 진짜 맛있는 걸 드시고 싶으시면, 젓가락도 준비해주세요.
차별금지법이란?
일단 기본은 알고 가자구요. 길고 긴 법조문을 기대하신 분들은 패쓰해주세요. 차별금지법의 핵심과 제정 시도 역사를 모았습니다.
위키피디아<대한민국 차별금지법>http://ko.wikipedia.org/wiki/%EB%8C%80%ED%95%9C%EB%AF%BC%EA%B5%AD_%EC%B0%A8%EB%B3%84%EA%B8%88%EC%A7%80%EB%B2%95
차별금지법은 왜 필요한가요?
차별이 없는 세상은 모두가 원하는 세상이죠. 그러니까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픈건데요. 2013년 내용은 빠져 있긴하지만 차별금지법을 위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하다고 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별금지법 제정, 왜 필요한가요?>http://ad-act.net/notice/3
차별금지법이 지금 왜 핫이슈인가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법안 발의를 한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발의를 철회했습니다. 입법예고 기간에 쏟아진 보수 기독교인들의 묻지마식 반대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발의가 철회되는 건 이례적인 경우라고 합니다. 이러다 우리나라가 인해전술이 능사가 되는 나라가 되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가 됩니다.
한겨례<민주당, 차별금지법안 철회…보수 기독교계 공세에 '무릎'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83900.html
오마이뉴스<"종북 게이" 논란에 파묻힌 차별금지법 결국...>-"법안 발의 시 항의는 당연... 단체행동 관철 사례 만든 것 같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56482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바야흐로 혐오의 시대입니다. 혐오는 무지로부터 온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우리나라가 망한다고 합니다. 자신들에게는 동성애를 혐오할 권리가 있다고도 합니다. 정신놓으면 자칫 그럴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그들의 논리. 그 구멍을 파헤칩니다.
한겨례<열정과 무관심이 낳은 차별금지법 ‘금지’> - 2013년 슬로건은 ‘종북 게이'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4442.html
ㅍㅍㅅㅅ<뒤떨어진 한국의 동성애 인식과 어이없는 보수교회의 레토릭> - 우리에겐 동성애를 비난하고, 막을 권리가 있다?
별로 차린 건 없었는데 입맛에 맞으셨나 모르겠네요. 맛있게 드셨기를 바래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미래는 우리 편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조금만 힘을 내자구요.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의 무의식적 무관심 얘기가 특히 와닿네요.
어떤 권리란 그게 없는 사람한테 비로소 절실하게 느껴지니까요
앞으로도 멋진 글 많이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