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엄친아가 게이라면?
친구사이에서 만나고 싶은 그 사람, 엄친아
현수(인권운동사랑방)
“엄마 친구 아들은 S대 다닐 때 장학금 받으면서 다녔다더라. 미쿡 유학도 돈 한 푼 안 들이고 갔다 왔다고 하던데. 걔 지금 한국에서 취직했는데, 벌써 높은 자리에 올라 돈을 엄청 번단다. 걔는 좋은 남자 만나 잘 산다고 하는데, 넌 도대체 뭐하는 거니?”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는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인간의 대명사다. 그는 어려서 옹알이를 할 때부터 한국어인 듯 영어인 듯 빠다 바른 혀로 옹알거리며 다른 아이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포스를 날렸고, 학교 다닐 때는 잘생긴 외모에 전교 1등은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장학금을 받으면서 S대를 다니고 역시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을 마친 후 취직해 연봉 수억에 고속승진을 거듭하는 잘 나가는 회사원이다. 게다가 스포츠, 미술, 음악 등 모든 분야의 교양을 골고루 갖추고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인기가 좋은데다가 부모에게 효도까지 하는, 정말 빠질 것 하나 없는 완벽한 사람이다. 게다가 남자이기까지! 그런데, 그 엄친아가 게이라면?
대부분의 게이들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보다도 가족들에게 알리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요즘 ‘웬만한’ 사람들은 “내가 게이”라고 말했을 때 “그건 너의 ‘취향’이니까 (널 인정해줄게)”라며 쿨한 모습을 보여주는 정도는 된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에게선 그런 쿨함을 기대하기가 더 어렵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가족주의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는 듯한데, 이는 한편으론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쿨함이 결국은 “(니가 날 어떻게 하지만 않는다면) 널 인정할 수 있어”와 같이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다고 생각할 때 나오는 ‘여유’의 반증인 것도 같다.
내가 가족들에게 게이라고 커밍아웃하거나 가족들이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알아차리게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어쩌면 게이라는 조건은 부모에게 최악의 아들이라는 스펙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들 녀석이 학교 다닐 때 담배 피고 가출 좀 했다는 사실보다, 애 딸린 여자와 결혼한 후 이혼했다는 사실보다 더 누구에게 내놓고 말하기 힘든 이야기이지 않을까. 그만큼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금기와 혐오는 깊고도 넓다. 우리 아버지는 언젠가 TV에서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 나왔을 때 대뜸 “저런 건 다 정신병”이라고 했다. 그런 아버지 앞에서 “나 게이에요”라고 한다면, 내가 정말 ‘정신병자’이기 때문일까?
모든 엄마들이 자랑해마지 않는다는 엄마 친구 아들. 그 자랑거리에 아들이 게이라는 사실도 포함된다면, 그건 정말 세상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겠지. “엄마 친구 아들은 남자 잘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하는데, 넌 왜 굳이 여자를 만나려고 하니?” 이성애주의, 가부장제, 자본주의 등 동성애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사회적 억압이 사라지고 난 후라면 엄마의 잔소리는 이렇게 바뀌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185호][이달의 사진] 첫 번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
2025년 11월 8일, 친구사이 RUN/OUT 팀과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합동 주최한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의원 당선의 역정을 다룬 영화 <State of First>(2...
기간 : 11월
사무실 임대 재계약을 마치고 올해 11월은 여느 달 못지 않게 성소수자 인권 현장에서 행사가 많았습니다. 11월 1일 제주, 11월 22일 부산, 30일 광주에서 퀴어들...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0]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박한희·세레나 패널 후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0]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박한희·세레나 패널 후기 호명은 생각이 됩니다. 프레이밍 효과 ...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1]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참가자 후기 * 본 행사는 하인리히 뵐 재단(동아시아 사무소), 서울국제...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2] 23년 무소속 6선 당선의 기적: 트랜스젠더 가미카와 아야 의원 인터뷰
[185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2] 23년 무소속 6선 당선의 기적: 트랜스젠더 가미카와 아야 의원 인터뷰 「23年無所属6選当選の奇跡」 日本初のトラ...
기간 : 11월
[185호][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8] 《흘리는 연습》, 또 다른 용기의 시작.
[커버스토리 "흘리는 연습" #8] 《흘리는 연습》, 또 다른 용기의 시작. 올해 2월 7일부터 16일 사이, 친구사이는 기획전《흘리는 연습》를 열었습니다. ‘...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1]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친구사이 크루징 투어 - 종로 역사편> 후기
[활동스케치 #1] 2025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친구사이 크루징 투어 - 종로 역사편> 후기 어느새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11월 가을날, 친구사이 교육팀에...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TDoR) 집회 참여 후기
[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TDoR) 집회 참여 후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 Transgender Day of Remembrance)은 매년 11월 20일, 전 세계 곳곳에...
기간 : 11월
[185호][활동스케치 #3] 2025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대회 : 개연과 당연의 역동, 그리고 필연적인 변화
[활동스케치 #3] 2025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대회 : 개연과 당연의 역동, 그리고 필연적인 변화 매년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전국의 성소수자 인권...
기간 : 11월
[185호][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2 : 제10호 문집 발간 기념 낭독회 및 총회
[소모임] 책읽당 읽은티 #52 : 제10호 문집 발간 기념 낭독회 및 총회 책읽당은 11월 한달 간 낭독회와 총회라는 두 가지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11월 1일에는 책...
기간 : 11월
[185호][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2 : 정기공연, 그리고 그 이후
[소모임] 이달의 지보이스 #52 : 정기공연, 그리고 그 이후 1.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 Why We Sing 2025 지보이스 정기공연 <Why We Sing>이 많은 분들의 성원...
기간 : 11월
[185호][기고] 온 시간대로 비추는 삶 — 인구주택총조사, 동성 배우자 관계의 통계적 인정을 지켜보며
2025년《아트인컬처》12월호에 「‘모두’의 결혼, 우리는 부부다 — 2025 인구주택총조사 동성 부부 입력 허용, 미술계의 변화는?」라는 제목으...
기간 : 11월
친구사이 2025년 10월 재정보고 *10월 수입 후원금 정기/후원회비: 12,983,361 일시후원: 1,738,614 사업 지보이스: 3,550,000 재회의밤: 810,000 웰컴데이: 1,2...
기간 : 11월
친구사이 2025년 10월 후원보고 2025년 10월 정기후원: 655명 2025년 10월 신규가입: 15명 10월의 신규 정기 후원회원 강*구, 김*준, 김*훈, 김*준, 김*환, 박*...
기간 : 11월
[185호][알림] 2026년 대표 및 감사 선출 결과 공고
2026년 대표 및 감사 선출 결과 공고 일시: 2025년 11월 29일 오후 7시~8시 30분 장소: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5층 엔피오피아홀 (1) 2026년 감사 선거 (감사 2...
기간 : 11월
[185호][알림] 2025 친구사이 HIV/AIDS 문화의 밤 (12.5.)
2025 친구사이 HIV/AIDS 문화의 밤 친구사이는 매년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자체적인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HIV감염인의 인권을 상징하는 빨강...
기간 : 11월
[184호][이달의 사진] 우리가 잘 노는 게 인권운동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이태원 참사 이후 3년만의 할로윈이 돌아왔다. 참사 현장에는 추모의 뜻을 담은 포스트잇과 꽃들이 놓였다. 이태원로에는 종종 행인들...
기간 : 10월
10월 친구사이 : 웰컴!! 추석 명절과 개천절, 한글날 등 공휴일로 10일에 가까운 연휴로 시작했던 10월이었습니다. 친구사이는 ‘재회의밤’으로 그 1...
기간 : 10월
[184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7]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차해영·전후석 패널 후기
[184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7]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차해영·전후석 패널 후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리 대단하...
기간 : 10월
[184호][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8]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참가자 후기
[184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8]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 가능성 찾기 : 참가자 후기 친구사이는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을 찾아 나...
기간 : 10월
음. 그러게요. 아들이 게이면 재밌고 도움도 많이 될 텐데 엄마들은 그걸 모른다니깐.
현수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