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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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
먼저 떠난 사람들, 재회의 밤
2024년 친구사이 재회의 밤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참여하셨던 회원들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고등학생 때 혈액암으로 갑자기 죽은 친구를 10년간 가슴에 묻고 지냈다. 친구가 죽은 2014년도부터 최근까지 나는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힘들었다. 정신과에서 우울증을 진단받고 상담과 치료를 몇 년간 지속해오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친구도 잊고 우울증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젠 나아진 걸까. 더 이상 힘들고 슬프지 않은 걸까.
친구사이에서 재회의 밤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보았다. 커뮤니티에서 운명을 먼저 하신 분들을 우리가 기억하기 위해 모임을 가지며 뜻을 함께하는 자리다. 문득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 친구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잊어버린 것에 대해 너무 미안했다. 나는 잊으면 안 되는데. 나는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내 마음속의 친구가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슬프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도 나를 위해서 이제 친구를 마음 속에서 보내주고, 매년 재회의 밤에 함께 만나려 한다. 그래서 이번 재회의 밤 행사에 참여하였다.
누군가는 가볍게 술을 마시는 가족모임을 생각하고 왔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할 일이 없어서 오기도, 어떤 누군가는 나처럼 기억하기 위해 왔을 것이다. 모두 저마다의 의미로 왔지만 지금 이 순간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마이크를 넘기며 각자 간단한 소개와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고백(?)하는 시간이 되었다.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말을 줄여도 되고 거짓말을 해도 되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이야기를 시작하려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내 눈물과 함께 마음속 친구를 보내주려는 걸까. 눈물이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10년 동안 묵혀두었던 이야기. 어쩌면 평생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 하지만 나는 용기를 내고 싶었다.
친구사이 회원들의 응원과 위로 소리가 들리며 내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젠 더 이상 친구 생각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 이번 재회의 밤 행사에 친구를 완전히 놓아주게 된 것 같다. 그동안 고마웠고 미안했고 사랑했고 미웠던 내 친구. 비록 퀴어 커뮤니티 일원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않지만 내가 있기에, 내가 있으니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 또 만나자!
친구사이 회원 / 홍준택
2022년 친구사이에 나온 이후 세번째 재회의 밤에 참석했습니다.
무어라 콕 찝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재회의 밤은 친구사이의 많은 일정들 중에서도 무언가 특별한 날로 느껴져요. 사실 재회의 밤에서 소개되는 분들 중에 실제로 아는 분은 아직 한분도 없는데 커뮤니티 일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한자리에 모여 함께 기억하며 게이로써 유대감을 이루기 때문 아닐까요. 친구사이에 나온 첫해에 그 유대감에 많은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는데 올해에도 상에 올려져있진 않지만 떠나간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오셨다는 이야기에 또 한번 뭉클했습니다. 그 뭉클함과 눈물은, 그동안 살면서 느끼지 못한 유대감에 대한 감동인 것 같아요.
이번 재회의 밤은 저에게는 더욱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전주에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했고 언니들과 동료 회원들이 축하 꽃다발과 음식으로 서프라이즈를 해주셨거든요! 돌이켜 보면 무언가에 홀린듯이 금요일에 편지를 쓰고 일요일에 부모님께 드린 정신없는 커밍아웃 이었어요. 꽃다발도 받고 축하도 받아서 감사의 말씀과 소감이라도 나눠야하는데 그 순간 ‘나는 커밍아웃을 왜 할 수 있었던 거지?’ 생각해보니, 커밍아웃 후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나에게 친구사이와 동료들이라는 ‘비빌언덕’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 소회를 커뮤니티로서의 유대감이 깊어지는 재회의 밤에 먼저 가신 선배님들과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제게 분에 넘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간 이들을 추모하는 재회의 밤은, 주말게이로 종로 이태원에서 깔깔 수다와 엉덩이 흔들며 얻던 힘과는 다른 힘을 줍니다. 평소 생각하지 않던 감정, 평소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으며 아 우리가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하고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는 자리인 것 같아요. 요새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상에 올릴 과일이 비싼 때가 많은데 그럴 때면 어디서 과일이 많이 들어온 회원이 가져오기도 한답니다. 마치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하나씩 해오는 며느리들 처럼이요. 이런 시간을 갖게해준 친구사이에 감사드리고 다음 재회의 밤에도 꼭 참석하겠습니다. :)
친구사이 회원 / 윤하
맨 처음 재회의 밤에 참석했을 땐 내가 이곳에 있어도 되는 건가 하는 의문에 어색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너무 뜻깊어서 이번 재회의 밤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보다 두 번째 재회의 밤은 더 많은 것들이 느껴졌습니다. 한 분 한 분 사진과 향냄새, 마음을 모아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 떠나간 분들을 소개하는 화면 속 나이와 이야기들이 보였습니다. 재회의 밤은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재회의 밤은 누군가를 못 본다는 슬픔보다는 좋았던 시간을 기억하고 함께 모여서 추억할 수 있다는 고마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앞으로 매년 재회의 밤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친구사이 회원 /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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