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Boca A Boca
감독 :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
출연 : 하비에르 바르뎀, 아이타나 산체스 지온, 마리아 바랑코, 페르난도 구일렌 쿠에르보
제작 : 스페인 (1996)
비디오 출시
룰루의 평 :
스페인 영화의 특징은 '몰려다닌다'는 것이다.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들은 언제나 함께 몰려다니고, 함께 걱정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한다. 서유럽에 비해 스페인 영화는 쿨하지 않다. 공동체 문화가 다른 서유럽 국가에 비해 비교적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탓이기도 하려니와 돈키호테의 후예들답게 저돌적인 심리적 특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페드로 알바도마르의 주인공들은 결코 쿨하거나 모던하지 않다.
소위 트랜스젠더를 깜짝 등장시켜 영화의 반전을 꾀했던 '당신의 다리 사이로(1998년)'로 유명한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 감독의 '보카보카'는 상당히 재미있는 코메디다. '보카보카'는 입에서 입으로, 라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인공 하비에르 바르뎀은 후에 '비포 나잇 폴스'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영화는 말에서 말로 이어지는 끝없는 수다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말이 많다. 남편과 이혼하고 싶어하는 아만다는 매력적인 폰 섹스 회사 직원을 꼬드겨, 동성애자인 남편의 행각을 현장 검거하고 싶어한다. 일련의 추적 과정에서 밝혀지는 거대한 사건의 흔적. 영화의 줄거리다.
독일과 스페인 등 서유럽권 영화에서 1990년대 이후 등장한 한 가지 경향은 '동성애'를 코메디의 주제로 선택해서 섹슈얼리티로 인한 인간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서유럽권의 '동성애'에 대한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물론 2000년대 들어 이 경향은 더욱 심화되어 문제를 파고드는 힘이 훨씬 더 근원적이다. 프랑스 좌파의 자존심의 상징이 되어버린 '시민연대법'은 그 힘에 불을 지펴넣었다. '보카보카'는 이 일련의 경향의 좌표축에 포함되어 있다.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 : 마누엘 감독의 스릴러 복수극인 '당신의 다리 사이로'와 꼭 함께 보길 권한다. 서서히 드러나 이제는 사건들의 정점의 권좌에 앉아 있는 퀴어의 모습을 보시길.
시놉시스 :
스타를 꿈꾸는 청년 빅터는 돈을 벌기 위해 핫 라인이라는 폰 섹스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어느날 빅터는 아만다라는 여자와 아주 만족스런 폰 섹스를 하고 나서, 고객을 만나면 안된다는 규칙을 무시하고 아만다를 만나 밀회를 즐긴다.
하지만 아만다는 남편이 동성애자이자, 빅터의 고객인 빌이라는 말과 함께 그와 헤어지고 싶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의 양육권을 위해 재판을 하려 하는데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증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아만다를 사랑하는 빅터는 이를 승낙하고, 그로 인해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4-08 20:18)
[172호][활동스케치 #4] SeMA 옴니버스 《나는 우리를 사랑하고 싶다》 관람기 (1) : ‘친구사이’를 보는 친구사이, ‘지보이스’를 보는 지보이스
2024-11-04 19:08
기간 : 10월
룰루님의 글을 읽고 찾아보게 되었네요.
무엇보다도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이라는 메리트가
제일 크게 작용했지만요. ^^;;
제가 좋아하는 페드로 알바도마르의 "Live flash"에서
굉장히 인상깊게 본 배우이기도 하고,
몇해전 부산영화제에서 이 배우의 "비포 나잇 폴스"를 보고
그의 연기에 매료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죠.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스페인 특유의 끈적이는 섹시함과
폰섹스가 이런것이구나, 알게되었구요,
레슬링선수 출신의 "드랙퀸"을 구경하는것도 재미있었어요.
특히,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얘기도 비교적(?) 좋았습니다.
끝부분이 너무 코미디로 흐르지만 않았더라도...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