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국민 408801-01-242055
  • English
  • 소개
    • 가치와 비전
    • 조직
    • 살림
    • 연혁
    • 오시는길
  • 활동
    • 마음연결
    • 소식지
      • 표지
      • 연도별 기사
      • 태그별 기사
      • 구독신청
    • 소모임
      • 마린보이
      • 지보이스
      • 책읽당
      • 문학상상
      • 가진 사람들
  • 알림
    • 공지사항
    • 행사신청
    • 전체일정
    • FAQ
  • 커밍아웃
  • 후원
    • 정기후원
    • 일시후원
    • 해피빈 후원
  • 아카이브
    • 자료실
    • 취재 및 리포트 자료
    • 뉴스스크랩
    • 프로젝트
      • 포토보이스
      • 성소수자 가족모임
      • 게이봉박두
      • 엄마한테 차마못한 이야기
      • 내그림
      • 인권지지 프로젝트
    • 청소년 사업
      • 청소년 사업 소개
      • 목소리를 내자
      • 퀴어-잇다
      • 게시판
    • 가입인사
    • 자유게시판
    • 회원게시판
    • 활동스케치
  • 인권침해상담

연도별 기사

  • HOME
  • 활동
  • 소식지
  • 연도별 기사
마음연결 소식지 소모임
표지 연도별 기사 태그별 기사 구독신청
  • 마음연결
  • 소식지+
    • 표지
    • 연도별 기사
    • 태그별 기사
    • 구독신청
  • 소모임+
    • 마린보이
    • 지보이스
    • 책읽당
    • 문학상상
    • 가진 사람들
소식지 연도별 기사
[162호][활동보고 #2] 사랑은 이기지 않는다
2023-12-28 오후 15:47:49
기간 12월 

9.jpg

 

사랑은 이기지 않는다

 

 

친구들이 바람 났다. 처절하게 끝이 났다.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서로에게 저주를 쏟아내는 사람들이 되었다. 보통 우리는 “사랑이 이긴다”고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연애도 타이밍이라고, 서로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시기가 맞지 않아 만나지 않기도 한다. 사랑은 빈번히 실패한다. 누구에게나 소중할 거 같은 가족의 사랑도,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폭력이기도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럼 도대체 사랑은 언제 이기는 걸까. 올해 내가 가장 존경하고, 나를 키워주셨던 신승철 교수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철학 교수님이셨던 선생님은 항상 사랑에 대해서 탐구하시던 분이셨다. 나에게 연애적인 사랑만이 아니라 둘러보면 사랑은 도처에 깔려 있다고 알려주셨다. 고양이들을 키우셨다. 사무실에 작은 방을 내어주시며 항상 공부할 책과 글을 주셨다. 공부하고 있으면 고양이들이 달려와서 온몸을 내게 비비며 글 읽는 것을 방해했다. 그 모습을 보고 교수님은 항상 깔깔 웃으셨다. 행복했다. 나는 지금도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어떤 승리를 보장하나. 일상 속 작은 사랑의 순간들은 정부가 용산으로 옮겨가는데 돈 쓰면서 다른 예산을 대거 삭감해버린 일 앞에서 무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일부러 무력화하려고 위임된 인권위원이 술 취한 주정뱅이처럼 깽판을 치는 것을 사랑은 막지 못했다. 각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데 제대로 반기를 드는 원내정당도 없다. 내년 총선도 사회문제 해결에 무능한 보수당 둘이서 자리를 나눠 갖는 모양새가 될 거라고 한다. 당장 종로3가에 동성결혼을 위한 서명 캠페인을 하러 나가도,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크게 욕을 뱉고 지나가신다.

 

올해 많은 친구들이 각자의 이유로 죽었다. 지금도 마음이 취약한 성소수자들이 내 곁에 많다. 응급환자처럼 구조가 필요할 정도로 아픈 사람들이 많고, 성소수자 정신 건강 수준이 응급한 상황이라고 기사도 많이 냈는데 국회와 정부는 도리어 혐오를 표현하고 표가 되지 않는다고 외면한다. 사랑은 어디서 이기고 있는 건가.

 

사랑은 이기지 않겠지. 그런 사례는 너무 많으니까. 나는 진심으로 사랑이 이긴다는 표어를 믿지 않는다. 신승철 교수님과도 이 부분으로 참 많이 논쟁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할 때면 교수님은 이제 식사 시간이 됐다고 둘러대셨다. 달공이라는 고양이가 멀찍이 보고 있다가 다리 사이로 얼굴을 부볐다. 바두언니(사모님)가 나에게 얼굴을 부비는 달공이를 보며 크게 웃으셨다. 그럼 나도 웃었다. 우리의 사랑 논쟁은 매번 이렇게 흩어지기만 했다.

 

가끔 대학생들이 인터뷰를 하러 온다. 그러던 중에 왜 인권운동을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 합리적인 대의가 생각나지 않았고, 사랑하는 것들이 생각났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말하게 될 거 같았다. 그때 사랑은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이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랑은 이기지 않겠지. 사랑은 이유니까. 우리의 이유는 한 없이 추하기도 하고, 한 없이 아름다운 것이기도 하다. 사랑은 정의를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사랑은 이기지 않는다.

 

이기고 싶다면,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겠지. 사랑해야겠다. 아니, 이미 사랑하니까 이기고 싶겠지. 교수님은 항상 사랑은 이기지 못한다는 내 말에 커피를 내려주셨다. 꼭 실력을 늘려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일하실 때 커피는 한 잔 내려드릴 걸. 내년 친구사이에서는 그런 후회 없이 사랑해야겠다.

 

항상 수고 많다고 어깨 두드려 주시는 언니들, 크고 작게 마음 표현해주시는 구성원들과 크고 작은 이유를 만들면서 알콩달콩 살아가야지. 연초에는 바두언니와 달공이를 보러 문래동에 가야지. 마음껏 사랑해야지.

 

 

lineorange.jpg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심기용

 

 

donation.png

목록
댓글 4
profile

아기 2023-12-28 오후 19:30

사랑해요. 언제나 그자체로....

  • 댓글
  • 수정
  • 삭제
profile

지나가다 2023-12-28 오후 20:2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댓글
  • 수정
  • 삭제
profile

쟁 2023-12-29 오후 15:51

사랑해요

  • 댓글
  • 수정
  • 삭제
profile

Dodo 2023-12-29 오후 16:16

기용활동가님 글은 매번 참 좋네요.....너무잘읽었습니다

  • 댓글
  • 수정
  • 삭제
리치 텍스트 편집기, editor1
에디터 툴바클립보드/실행 취소 실행 취소 다시 실행 텍스트로 붙여넣기 MS Word 에서 붙여넣기편집 찾기 바꾸기 모두 선택링크 링크 삽입/변경 링크 지우기 책갈피삽입 이미지 표 가로 줄 삽입도구 최대화 블록 보기문서 소스기본 스타일 굵게 기울임꼴 밑줄 취소선 아래 첨자 위 첨자 형식 지우기단락 순서 있는 목록 순서 없는 목록 내어쓰기 들여쓰기 인용 단락 Div 태그 생성 왼쪽 정렬 가운데 정렬 오른쪽 정렬 양쪽 맞춤스타일문단문단글꼴글꼴크기크기색상 글자 색상 배경 색상xecomponent 이모티콘 출력 이미지 추가 멀티미디어 링크 개조 설문조사 이미지 갤러리 지도 글쓰기 도구▲
도움이 필요하면 ALT 0 을 누르세요
◢요소 경로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파일 업로드 중... (0%)

0개 첨부 됨 (0Byte / 2.00MB)
검색

[162호][이달의 사진] 일하는 사람의 공연

기간 : 12월

1155

[162호][활동보고 #1] 29년차 게이 인권운동단체 활동을 마치며

기간 : 12월

1191

[162호][활동보고 #2] 사랑은 이기지 않는다

기간 : 12월

4
1762

아기
사랑해요. 언제나 그자체로....

지나가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쟁
사랑해요

Dodo
기용활동가님 글은 매번 참 좋네요.....너무잘읽었습니다

[162호][활동스케치 #1] 제4회 친구사이 에이즈 영화제 ‘레드 +’를 마치고

기간 : 12월

1109

[162호][활동스케치 #2] 트랜스젠더·게이 모임 “산책연습”을 마치고

기간 : 12월

1071

[162호][활동스케치 #3] Google Pride at Work, 기업에서 성소수자를 얘기하기

기간 : 12월

1210

[162호][활동스케치 #4] 전희파티, 충분히 달아오르기: 2023 친구사이 송년회

기간 : 12월

1096

[162호][활동스케치 #5] 2023 책읽당 제8호 문집 "티켓 투 패밀리" 발간 기념 낭독회

기간 : 12월

1103

[162호][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이 사랑은 비참한 사랑일까 풍요로운 사랑일까

기간 : 12월

1020

[162호] 2023년 친구사이 11월 재정보고

기간 : 12월

947

[162호] 2023년 친구사이 11월 후원보고

기간 : 12월

749

[161호][이달의 사진] 퀴어남성의 다양한 몸, 관계, 돌봄

기간 : 11월

4
4328

ㅎㅎ
관객으로 참여했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인터뷰이 구성 열 명 중 여덟이 연구자의 지...

ㅎㅎ
관객으로 참여했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우선 이런 연구 기획해주시고 진행해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ㅎㅎ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는지 수정이 안 되네요,   혹 전달에 오해가 생길까 하여 몇 가지 더 첨언해봅니다...

터울
안녕하십니까, 소식지팀장 터울입니다. 포럼 현장에서 발제자·토론자의 관계로나마 잠시나마 말씀 나누어 반...

[161호][활동보고] Sexy한 퀴어가 되기

기간 : 11월

3833

[161호][활동스케치 #1] 2023년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벌거벗은 Q – 기후정의와 퀴어' 후기

기간 : 11월

3607

[161호][활동스케치 #2] '요가하러 놀러와' 참여후기!!

기간 : 11월

3692

[161호][활동스케치 #3]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대회를 다녀왔어요

기간 : 11월

3730

[161호][소모임] 문학상상, 문학 한 숟갈 : 과감해서 더 끌려

기간 : 11월

3572

[161호] 2023년 친구사이 10월 재정보고

기간 : 11월

3531

[161호] 2023년 친구사이 10월 후원보고

기간 : 11월

3565

[161호][알림]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11월 20일)을 기억하며

기간 : 11월

3655
  • 1
  • 2
  • 3
  • 4
  • 5
10:00~19:00 (월~금)

사무실 개방시간

후원계좌: 국민 408801-01-242055

(예금주 : 친구사이)

02-745-7942

Fax : 070-7500-7941

contact@chingusai.net

문의하기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개인정보수집/이용
  • 찾아오시는길
  • 후원하기
  • 마음연결
대표 : 신정한 / 고유번호 : 101 82 62682 /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39-1 묘동빌딩 3층 (우)03139
Copyright 1994 © CHINGUSAI All Right Reserved.
  • 소개+
    • 가치와 비전
    • 조직
    • 살림
    • 연혁
    • 오시는길
  • 활동+
    • 마음연결
    • 소식지+
      • 표지
      • 연도별 기사
      • 태그별 기사
      • 구독신청
    • 소모임+
      • 마린보이
      • 지보이스
      • 책읽당
      • 문학상상
      • 가진 사람들
  • 알림+
    • 공지사항
    • 행사신청
    • 전체일정
    • FAQ
  • 커밍아웃
  • 후원+
    • 정기후원
    • 일시후원
    • 해피빈 후원
  • 아카이브+
    • 자료실
    • 취재 및 리포트 자료
    • 뉴스스크랩
    • 프로젝트+
      • 포토보이스
      • 성소수자 가족모임
      • 게이봉박두
      • 엄마한테 차마못한 이야기
      • 내그림
      • 인권지지 프로젝트
    • 청소년 사업+
      • 청소년 사업 소개
      • 목소리를 내자
      • 퀴어-잇다
      • 게시판
    • 가입인사
    • 자유게시판
    • 회원게시판
    • 활동스케치
  • 인권침해상담
Copyright 1994 © CHINGUSAI All Right Reserved.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ID/PW 찾기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