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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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정서(情緖)
규환(소식지팀) 

<검정치마 - 'Antifreeze' M/V 中>
친절한 앨범 같은 겨울
겨울은 시린 계절이다. 겨울은 하루의 평균 기온이 한 해 중에 가장 낮은 계절이다. 장롱 속에서 기다리는 두텁고 따뜻한 털실로 만들어진 목도리와 장갑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겨울은 어둡고 고요한 계절이기도 하다. 밤의 길이가 길어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 때론 시간을 가늠하기 힘들다. 골목골목 쌓이는 새하얀 눈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겨울의 정서다. 우리가 잠든 사이 세상이 분주하게 바꿔놓은 거리의 풍경은 지난날의 추억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하다.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앉아, 손끝이 노래질 때까지 귤을 까먹는 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겨울의 정서 일 것이다.
지난겨울 난 뭘 했을까 기억을 돌이켜보니 지난 해 겨울은 서울 도심의 한 경찰서에서 보냈다. 지지난 해의 겨울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도심이 한눈에 보일만큼 커다란 창 앞에 있는 에어컨의 실내온도는 하루 종일 정확하게 1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시절 겨울 밤, 독수리마크가 새겨진 보급품 이불의 독수리가 날아가지 못하게 꼭 잡고 다소곳하게 자라던 선임의 말처럼, 난 부동의 자세로 시체처럼 누워 두 눈을 껌뻑껌뻑 추운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1년 전 일이 어느덧 추억이 되고 이제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서울엔 하루 종일 많은 눈이 내렸다. 그런 계절의 중심에서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정서는 지난날을 환기함과 동시에 우리의 몸과 마음에 과거의 온도를 선명하게 기억하게 한다.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기 쉬운 겨울
겨울은 지구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보존한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지구는 우리를 보존하는 커다란 냉장고가 된다. 그리고 지구의 모든 사물들에는 보이지 않는 유통기한 딱지가 붙어 있다고 상상해 본다. 냉장고 속 우유팩에도, 거실의 텔레비전에도, 그리고 내 몸에도 말이다. 지난 계절 동안 부패한 육체나 마음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겨울이 있다는 망상을 해보곤 한다.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냉장고가 없었다면 한 여름 새하얀 거품의 시원한 맥주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또한 쉽게 변질 되고 잘 상하는 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환상적인 냉장시대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온도에 따라 그 가치변화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축복과도 같은 겨울과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마음과 추억 따위도 말이다. 겨울이 특별한 이유를 세상의 모든 것의 가치를 연장하는 보존의 속성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겨울에 소중한 사람들과 나눈 추억들은 내 마음속에 오랫동안 보관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계절 동안 상하고 부패한 추억들과 마음이 있다면 2012년 12월, 겨울이라는 자연 상태의 냉장고에 넣어 우리들의 특별한 추억들을 우리 모두 소중히 간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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