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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머니께 지하철에서 커밍아웃 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항상 믿어주시는 것이 제 커밍아웃에 가장 큰 성공 요소였다고 생각하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운이 많이 따라줬던 것 같습니다.
남자 구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부모님께 커밍하웃하는 일이고
한다 하더라고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찌되었건 커밍아웃은 부모님의 기대를 많이 실망시켜 드리는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언제까지 숨기고 지낼 수도 없는 일.
제 커밍아웃 스토리가 조금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싶어 적어봅니다.

*

먼저 무엇보다도 매사에 부모님께 믿음을 드려야합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까지 그렇게 살지 못했다면
오늘 부터라도 하나씩 노력야 합니다.
믿음이 없으면 대화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남자를 구합시다.
이 또한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든 남자가 필요합니다.
자기 삶에 자신이 있고 매사에 당당한 남자면 더 좋습니다.
남자 없이 부모님께 커밍아웃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자식의 장래에 대한 부모님의 초초와 불안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을 최소화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믿음직한 남자입니다.
단, 일주일 전에 사귄 남자는 어렵습니다.
꼭 죽을 때 까지 같이 해야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같이 짊어지고 가자는 서로간 어느 정도의 믿음이 쌓인 사람이 필요합니다.

남자를 구했으면
자연스런 기회에 가족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친한 친구로 소개합니다.
제 경우는 할머니가 아프셔서 병원에 모셔가야 했는데
차가 있던 친구가 그때 마침 할머니를 모셔 주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애인이 점수를 따게 도와줍시다.
어머니나 할머니 입에서 '저 친구 사위삼자' 얘기가 나오시면 완벽한 성공입니다.

커밍아웃을 합시다.
그런데 커밍아웃할 타이머를 본인의 감정에 맞추지 말고
부모님의 감정 라인에 맞추시기 바랍니다.
언제가 최적일까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모님이 직접 결혼 이야기를 꺼내시는 때가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면 부모님은 항상 자식의 결혼을 당신의 마지막 책임으로 생각하시는데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을 자식이 스스로 잘 해오고 있다란 것을 알리는 일은
당신이 바라시던 바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 아주 조금일 수 있더라도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커밍아웃이라는 것이 더 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드리는 것임은 자명합니다.
그렇더라도 큰 충격을 받으실 부모님께 무엇인가 잡을 수 있는 희망을 드리는 것이
커밍아웃하는 자식된 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리 소개해둔 남자 친구가 가족에게 점수를 많이 땄다면
여기서 무척 도움이 됩니다.

저는 지하철에서 어머니와 동생에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도봉역에서 돌아오는 막차에 우리 가족 3 명이 거의 텅빈 객실에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가 결혼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우리 칫솔이도 얼렁 결혼할 사람이 나서야 할텐데'
'오빠, 오빠는 연애는 해본적 있어?'
'...'
'엄마, 나 사실 전에 사랑하던 사람하고 몇 년 같이 산적있어'
'엉????'
'엄마, 그때 그 사람 있지, 할머니 병원에 모셔다준 친구.'
.
.
.

어렵습니다. 어려운 것고 맞고,
부모님이 받아들이시지 못해서 고통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꼭 해야한다 말아야한다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지가 서셨다면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렵지만, 노력해서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으면
내 삶의 가장 중요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내 진정한 격려자가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도 단지 실천이 못 따르는 생각 뿐일지라도
매사에 좀더 진지하게 임하는 본인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쯤에서, 이렇게 글 잘쓰고 외모도 멋진 칫솔군의 이상적 남성향에 대해서 궁금하시겠지요?
까다로운 제 기준을 낱낱히 알려드리긴 힘들지만 한가지 흘려 본다면,
이 남자, 우리 어머니도 좋아하실까 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마마보이? 절때 아니구요.
반론이 많을 수 있지만,
뭐 어쨌든, 부모님이 좋아하실 남자가 좋은 남자라고 봐요 저는. ^^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6-15 20:44)
  • ?
    사무국 2007.05.25 22:11
    와우!! 다들 용기가 멋집니다!!
  • ?
    damaged..? 2007.05.26 02:43
    사람이 없었어도 전철간이라면 공공 장소인데, 대단한 용기...! @.@

    '이 남자, 우리 어머니도 좋아하실까'

    근데 요것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골이 지끈지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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