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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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2]
종로 우리의 친구들,〈금요 비디오방2〉참가자 후기
주말마다 행사가 빽빽한 친구사이에서 금요일은 비교적 숨을 고를 수 있는 날인데, 그 시간을 그냥 비워두기 아쉬워 시작한 프로그램이 바로 〈금토일은 친구사이〉입니다. 종로에 들른 회원이나 게이·퀴어 커뮤니티의 일원들이 오늘은 뭐 하는지 궁금해서 들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요. 마침 색동영화판이 5주년을 맞아 친구사이와 함께하자고 제안해 주었고, 그렇게 세 편의 퀴어 단편영화와 감독·배우들이 종로3가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이날 상영한 작품은 〈장례식의 색〉(이동민 감독), 〈럭키나이트〉(김상백 감독), 〈디.오.브이.〉(박재현 감독)였습니다. GV를 열면서 저는 먼저 색동영화판이 어떤 곳인지, 또 5년 동안 어떤 마음으로 퀴어 영화를 상영해 왔는지 박재현 감독님께 설명을 부탁드렸습니다. 덧붙여 진행자로서 “오늘은 영화 얘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 삶과 커뮤니티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라는 말이 같이 공유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는 따뜻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아닌 사람들’을 밀어내는 데 쓰이는 걸 자주 목격했기 때문인데요. 금요 비디오방을 하는 밤만큼은 그 단어의 따뜻한 쪽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상영된 세 작품은 모두 퀴어 캐릭터를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굉장히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욕망을 통해 그리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방향을 선택한 것인지, 어떤 판단이 있었는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장례식의 색〉에 대해서는 자기 장례식을 미리 보고 싶어 하는 은희라는 인물을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지, 장례식이라는 ‘가족 중심’ 의례가 퀴어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고민한 부분이 있었는지 여쭤봤습니다. 이동민 감독께서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사건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였다고 답했습니다. 중노년의 레즈비언 커플 중 한 분이 돌아가셨고, 사별 뒤에 남은 파트너가 그 관계를 인정받지 못하고 함께 살았던 아파트에서 쫓겨나면서 생긴 안타까운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성소수자 부부로 확인받고, 애도하고 싶은 욕망이 느껴졌던 답변이었습니다.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관계망으로도 읽히는 장례식 장면을 두고, 정인 배우에게는 은희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관계를 어떤 감각으로 이해하고 연기했는지를 들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 배우자·비혼동거 선택지가 생긴 최근 변화를 이야기하며, 지금 이 시기를 살아가는 은희라면 덜 외롭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도 살짝 얹었습니다.
〈럭키나이트〉를 이야기할 때는 “게이가 연기하는 게이 캐릭터”에 대해 묻고 싶었습니다. 웹에서 발견한 평론에서 “전문 배우가 아닌 평범한 게이들의 캐스팅이 프라이드의 정서를 잘 드러낸다”고 이야기한 것을 인용하며, “천연의 끼가 흐르는 사람이 연기하는 끼와, 끼가 뭔지부터 배워야 하는 사람이 연기하는 끼는 어떻게 다른지, 그 사이의 희비는 무엇이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참석하신 배우분께서는 원래는 끼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끼순이 연기를 하는 것이 정말 버거웠다는 의견을 들려주셨습니다. 또 ‘럭키한 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각자 보기에 이 영화 속에서 진짜 행운을 잡은 인물은 누구였는지, “게이 커뮤니티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진짜 럭키한 밤은 어떤 밤인지”도 배우들에게 던져보았습니다.
〈디.오.브이.〉에서는 마지막 커밍아웃 장면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이 그 당사자가 겪는 모든 일을 설명해버리는 순간을 너무 많이 봐 왔다고 말한 뒤, 이 영화가 먼저 하루의 사건과 감정을 충분히 보여준 뒤에서야 “나는 트랜스젠더다”라는 문장을 맨 마지막에 놓은 점을 짚었습니다. 그제서야 영화에서의 커밍아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아픔과 회복의 의지를 먼저 보여주고 나서 따라붙는 자기소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께 “이 커밍아웃을 어디에, 어떻게 둘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지금의 위치를 선택하셨는지”를 물었습니다. 박재현 감독께서는 마지막에 커밍아웃하는 위치를 중요하게 잡았으면서도, 중간마다 주인공이 트랜스젠더임을 알아챌 수 있는 요소들을 만들어둔 덕분에 이를 파악한 관객과 그렇지 않은 관객이 전혀 다른 감상을 가져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감독님들과 배우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영화를 시작했던 이유와, 지금도 계속 작업을 이어가게 만드는 동력에 대해 짧게 나눈 뒤, “관객이 있어서,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퀴어들이 있어서 오늘 이 자리가 가능했다”는 말로 GV를 마무리했습니다. 비디오방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리”라는 말이 입에 그다지 달갑게 붙지 않았는데요. 함께 감상을 나눠서일지, 아니면 영화의 마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통된 마음이라 그런지, 쉽게 “우리”의 이야기라고 확언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밤 종로3가에서 연결됨을 느끼게 해준 영화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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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상근활동가 / 민영

이번 상영회를 통해 처음으로 '친구사이'를 방문 했습니다. 규모는 작았을지 몰라도 커뮤니티 상영회라는 본연의 가치가 빛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세 캐릭터의 이야기가 종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어떻게 받아들여 지는지 나름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상영회가 종로, 게이 커뮤니티의 든든함을 직접 체감할 수 있어 의미 있었습니다. GV를 통해 감독과 배우들이 말하는 성소수자의 삶과 존중에 관한 담론들은 오늘도 일상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의 존재의 소중함과 다양성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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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비디오방2 참여자 / 한주
금요일 밤, 종로에 모여 퀴어 단편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그 여운을 나누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퀴어 영화 상영회 자체가 드물기도 하지만, 영화를 본 뒤 서로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는 더욱 귀하기에 이번 기회가 제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미니 GV 시간, 주인공의 의상까지 매서운 눈으로 짚어내는 관객분을 보면서 관객들의 시선이 얼마나 디테일한지 다시금 깨달았고, 앞으로 제가 참여할 영화 촬영 현장에서도 소품 하나, 의상 하나까지 더욱 꼼꼼하게 챙겨야겠다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얻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고되지만, 촬영 현장은 언제나 생동감 넘치고 즐겁습니다. 영화 제작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언제든 "색동영화판"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오늘 관객석에 앉아 계셨던 여러분도 자신만의 이야기로 관객과 만날 수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꼭 도전 할 예정입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과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친구사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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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비디오방2 참여자 / 레이
1회차의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 이번 2회차 상영회는 더욱 다채로운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본 "럭키 나이트" 의 반가움부터—게이 당사자들이 배역을 맡아서 더욱 그러함—"장례식의 색"이 준 화해와 공감의 메시지, 그리고 "DOV"를 통해 알게된 트랜스젠더 이슈까지 상영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인권단체 특유의 깊이 있는 시선이 돋보인 GV는 진지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2번의 상영회를 열어주신 친구사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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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비디오방1 상영작 <사춘기> 감독 / 송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