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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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3]
퀴어들의 산책모임 2025년 하반기 참여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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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들의 산책모임 활동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2년 트랜스젠더와 함께 걷는 '길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시작해서, 모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형태와 같은 이름으로 트랜스젠더와 게이 모임 "산책연습"으로 변경하였다가, 2024년 '퀴어들의 산책모임'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트랜스젠더, 외출을 어려워하는 퀴어, HIV/AIDS와 암, 약물남용이나 정신과 질환으로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퀴어들을 중심으로, 호흡에 집중하며 걷는 산책을 경험으로 글을 쓰는 수행을 하는 모임입니다. 지난 9월 부터 3개월 동안 이 수행에 함께한 참여자분들의 참여 후기를 공유하면서 '퀴어들의 산책모임'의 활동을 잘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내년 참여자 모집은 2월 중에 공지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퀴어들의 산책모임' |

산책 모임에서 신입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홍보 글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 내가 신청해도 되나?' 였습니다.
모임의 취지가 너무 좋았고 저에게 정말 필요한 활동이었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도 망설였습니다.
신청서 안내 문구들 중에 활동이 어려워지는 순간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함께 대책을 강구해 보자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말에 용기를 내서 신청하게 되었고 실제로 참여 중에 굉장히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여러 배려들에 힘입어 3달간의 활동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머리털 나고 쭉 뚜벅이로 살아온 생에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걷기'를 경험하였습니다.
어떻게 호흡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내 몸의 감각들에 집중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순간들을 글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니 우리들은 각자 따로 걸었지만 같은 경험을 했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판단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고, 조언하지 않고, 충고하지 않는 따뜻한 격려의 말과 관심들에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라는 불안과 걱정은 사라지고 앞으로 남은 산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운동을 운동 같지 않게 산책이라는 형태로 일상에 녹여 내는 연습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지금 이렇게 돌이켜 보니 문득 떠오릅니다.
물론 생각만 들었지 아직 자연스럽게 실천은 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밖에 나가 걷는 걸 몹시 힘들게 여기던 저였는데 오늘은 날씨가 괜찮은 것 같으니 산책을 좀 해 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세 번에 한 번은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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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들의 산책모임 2025 하반기 신입참여자 / 김이름

대부분의 시작이 그러하듯,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예상하지 못한 채 떨리는 마음으로 산책모임의 문을 두들겼습니다. 커뮤니티 경험이 없는 저에겐 이 경험 자체가 도전이자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나 소통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느껴졌어요.
막상 들어와 보니 활동의 방점은 다른 곳에 찍혀있었어요. 타자와 소통하기 전에 자신과 소통하는 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저 산책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신과 주변 환경을 능동적으로 감각하기. 본래 기대와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실망보단 감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겹도록 들여다봐서 다 아는 것만 같은 자신인데, 신체를 경유해 바라본 나는 왜 이다지도 낯선 것인지요.
걸으면서 자연히 생각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의 소통을 그려보지 않은 채 무작정 소통 자체만을 원한 게 아닌가. 나의 편안함과 긴장을 존중하지 않고 그저 흐름에 휩쓸린 건 아닌가. 애초에 나는 왜 소통을 원했나. 홀로 통과할 수 있었던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시간이 무엇인지 정중하고 부지런한 거울이 되어 비춰준 팀원분들의 역할이 필수적이었지요. 겉으론 동적이지 않으나 분명 적극적이었던 이 소통 방식이 좋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초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와 이어져야만 한다는 생각에요. 물론 우리는 연결될 필요가 있지만, 그 방식은 '나'만큼 많을 수 있다는 걸 조금은 믿게 됐고 그만큼 편안해졌습니다. 산책모임은 독자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다른 모임으로 향하는 훌륭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 한 분이라도 더 이곳을 통과해 달라진 자신을 목격해 보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렇게 질문으로 가득한 세상을 같이 개척해 나간다면 진실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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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들의 산책모임 2025 하반기 참여자 / 남우

산책모임을 알게 된 것은 수년 전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통해서였습니다.
20대 후반, 술벙을 포함해 여러 커뮤니티를 다니며 경험한 것은, 생각보다 LGBT 커뮤니티 안에서도 특히 ‘정상성’이라고 여겨지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 집단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제가 오히려 더 이상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저는 평소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는 편이어서, 당시 트랜스젠더 그룹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혼란스러웠던 20대의 저는 스스로를 정의해야만 했고,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제 안의 혼란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거주 지역이 멀어 직접 가입할 수는 없었지만, 늘 친구사이의 활동을 응원하며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다 2025년, 마침 참여할 수 있는 시기에 팀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어 바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 동안 매주 4회, 40분씩 밖으로 나가 산책하는 일은 게으르고 규칙적인 루틴을 싫어하는 제 성격상 유독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30대의 삶을 살아가는 지금, 루틴을 만들고 계획하며 삶을 정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산책모임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짧은 3개월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팀원분들의 응원과 이끌어줌 덕분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어떤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다는 책임감과 맡은 역할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임했습니다.
2026년에도 산책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더욱 건강한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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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들의 산책모임 2025 하반기 참여자 / 하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