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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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활동보고
- 다시 만난 세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중에서.
시간이 흘러 나 자신조차도 잊고 있었던 성소수자로서의 어릴 적 모습을 우리는 지난 5월 17일 ‘엄마한테 차마 못한 이야기’라는 이름의 사진 전시회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난 6월 7일 4시간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현장에서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광기 어린 행동들 때문에 행진하다4시간 동안 멈춰 섰지만, 사리지지 않고, 끝까지 같이 행진을 마친 우리는 수많은 참여자들의 감동의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6월 14일 성소수자 커뮤니티 스스로 기획하고 연구하여 만든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를 발표하여 성소수자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의 이야기, 바라는 희망, 욕구들을 우리는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마주 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제15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열린 신촌 차없는 거리에서는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의 민낯을 마주하는 날이었습니다. 이들은 무차별적인 혐오 발언과 잘못된 사실들로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협했고, 윽박질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하는 길을 막무가내로 막기도 했습니다. 서대문 구청과 서대문 경찰은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다 축제의 주인인 성소수자들에게 계속 양보하길 요청했고, 그리고 저들이 잘못된 행위를 하도록 방조했습니다. 단 하루 동안이라도 목소리 높여 외치고, 춤추고, 노래하는 자리를 위해 몇 달 전부터 협의하고, 논의하여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은 이 맹목적이고 반인권적인 목소리를 들어주었습니다. 그 이후 친구사이가 참여하는 성소수자 단체들의연대체인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서대문구청과 서대문경찰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면담을 진행했고 공식 질의를 진행하면서, 내년 퍼레이드를 위해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와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1일 경기도 양평에서 2014 친구사이 워크숍 ‘다시 만난 친구사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다호 프로젝트, 축제 등의 참여로 힘들었던 심신을 야외에서 55명의 회원들과 함께 하룻밤 마주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며 밤을 보냈는데, 워크숍을 끝난 뒤에서도 할 말이 많았는지 서울에 돌아와서도 뒤풀이는 이어졌습니다. 이렇게도 가슴 아프고 힘든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성소수자로서 서로의 우정을 더욱 다지며, 더 크게 웃고, 울고 더 크게 노래하고 떠들며 조금이라도 서로 헤어지기 싫어 더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최극단에 있는 미움들과 마주했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싸움은 남아있고, 그것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숙제입니다. 슬프지만 거쳐야하는 현실이고 어둠 속이지만 희미한 빛이 있기 때문에 다시 모여 더 큰 싸움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6월은 그렇게 또 지나갑니다.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