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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3호, 기획기사] 한국에서 게이커플로 살아간다는 것
2010-07-09 오후 18:44:26
1710 1
기간 6월 

 

 

 

"안녕하세요. 소식지팀 교라고 해요.^-^"

......원래 이렇게 나긋나긋하지는 않았지만,

"먼저 흔쾌히 대담에 참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경험'이어서 덜덜 떨며 못 전한 감사의 인사 지면으로라도 이렇게 전해드리며, 이번 대담기사를 시작할까 합니다.

한국에서 게이커플로 살아간다는 것

6월 27일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진행된 '게이커플 대담' 이야기

 

 

 

 

 

교(친구사이 소식지팀)

 


지난 6월 27일 친구사이 교태전에서는 '한국에서 게이커플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대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소식지팀이 주도하고 이쁜이 사무국장 님이 적극 도와주셨던 이 대담은 박재경 님을 비롯 4분의 친구사이 회원님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지난 호에 소식지팀에서는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 이혼 해보고픈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동성 결혼에 대한 기획기사를 내보냈던 적이 있는데요. 이번 대담은 그 연장선상으로 결혼과 관련한 문제를 넘어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어렵고', 제도적으로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게이들의 연애가 한국에서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우리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해보자는 의미로 진행되었습니다.

게이들의 연애에 관한 이야기 '모두'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게이들이라면 한번 쯤 했음직한 수많은 고민들이 오롯이 이 이야기에 담겨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Prologue. 이번 대담에 참여하신 분들

재경-마님 커플
'30대 후반' 재경님과 '40대 초반' 마님은 친구사이 모임에서 만나셨습니다. 연애는 4년차인 '프로급 커플'입니다. 지금은 1년 넘게 동거를 하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재경님의 직장이 지방에 있어 일주일에 3~4일 보는 식으로 연애를 시작하셨다고 하는 두 분은 마님이 '주부'로 '전업'하신 후 본격적인 동거를 하셨다고 하네요. 재경님은 친구사이 대표로 현재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계시는 직장인이십니다.

리나-굿타임 커플
'20대 초반' 리나님과 '30대 초반' 굿타임님도 친구사이 모임(G-voice 뮤직캠프)에서 만나셨습니다. 대담 당시 97일이라고 정확히 연애날짜를 세고 계셨던 두 분. 100일 이벤트는 즐거우셨나 모르겠습니다. 동거는 하지 않지만 굿타임님이 자취하셔서 종종 집에서도 생활하신다는 두 분. 리나님은 '학생', 굿타임님은 '직장인'이십니다.

"혹시 첫 연애이신분은.....있으실까요?"

일동) 없지!!!

크크 죄송합니다.(웃음) 그럼 이제부터 본격 질문이 들어갑니다. 먼저, '만남'입니다.



Theme 1. 만남 : 게이들은 연애대상을 어디서 만나는가

_연애를 하기까지 게이들의 '아팠던' 기억을 들추다.


"다들 첫 연애가 아니시라니, 과거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웃음) 지금 사귀거나 혹은 이전에 사귀셨거나 어떻든, 게이들이 연애대상을 찾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어렵잖아요? 뭐 길거리에서 헌팅한다는가 소개팅에서 만난다든가 이런 부분은 힘들기 때문에, 주로 어디서 연애대상을 찾아보셨는지 각자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재경_ 일단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제가 얼굴이 너무 예쁘잖아요? (헐...) 그래서 썸씽이 일상에서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없어서 불행했어요. 그리고 음...근데 게이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만날 수 밖에 없죠. 일상에선 사람들이 나는 게이란걸 표시하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주로 바bar 라든가 아니면 단체, 인터넷 동호회 이런 곳으로 모이는 것 같에요.

"그러면 혹시 '일상'에서 만나신 적은 없으셨나요?"

재경_ 글쎄 없었는데...

"애매했다거나...뭐 이런적도요?"

재경_ 없었어요.

리나_ 일상에서 짝사랑하는 건 있어도......

재경_ 이 언니(마님)는 틀릴지도 몰라요. 빨리 과거를 불어~

마님_ 아...저는 제가 좋아하면 일상에서 쫒아다니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 그래요? 공개적으로도요?"

마님_

"와우... 근데 그러면 그게 성공확률은 좀 낮지 않나요?"

마님_ 저는 무조건 돌진을 하고 그랬어요.

이쁜이_ 일상에서 만났다는게 정확히 어디에서 만났다는 거예요?

마님_ 그냥 회사나, 이런데서죠..

이쁜이_ 그럼 어떻게 만나신 거예요?

마님_ 음...학생때는 주위 친구들이었어요. 직장에서는 아니었고 주로 학생때였죠.

"그럼 리나-굿타임 님 커플은 어떠세요?"

굿타임_ 저는 주로 카페 같은 커뮤니티였어요. 종로 번개등도 많이 갔었구요. 좋은 추억은 없었는데 재미삼아 놀러다니는 경우였어요. 커뮤니티에서 좀 만나다보면 관계가 진전되는 경우도 있었구요.

리나_ 저는 이전에 만났을때는 미성년자여가지구요. 술집 이런데는 못했구요.^^;; 학교에서 관련 모임이 있어서 만나기도 했어요. 고등학교였는데 학교가 좀 특별했어요 좀 많이 개방적인. 이름은 '이반 모임'이었었는데 선생님들이 없에라고 하실 정도의 트러블 정도는 있었어요.

"그러면 좀 다른 질문인데 이성애자들과 애매했던 적은 혹시 - 마님을 제외하고 - 있으신가요?"

굿타임_ 음...저는 룸메이트랑 애매했던 적은 있었어요. 사랑...까지는 안갔구요. 한참 진전되다가 나중에 한번 이야기를 해봤었어요. 사실 그때는 저는 (동성애자란 걸) 인정하기 전이었어요. 그때 그 경험이 계기가 됐죠. 이야기했는데 거부당하고, 그 뒤로 많이 깨우쳤던 것 같아요.

이쁜이_ 그럼 그 친구랑 지금 연락은 되나요?

굿타임_ ...그 뒤로 굉장히 어색해졌었어요. 학교 동아리 친구였는데, 서먹서먹하게 연락은 하고 그랬는데 군대갔다오니깐 뭐 떨어지고 멀어지고 그러게 되더라구요.





Theme 2. 커밍아웃&연애 : 게이들의 커밍아웃

_그리고 게이커플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대한 게이들의 생각.


"이제 두번째입니다. 다들 지금 커밍아웃은 한 상황이신건가요?"

재경_ 저는 했습니다.

마님_ 저도 했구요.

리나_ 저도 했어요.

굿타임_ 저는 아직 안했습니다.

"그럼 하신 분도 계시고, 안하신 분도 계신데, 일단 하신 분들께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느정도까지 커밍아웃을 하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족에게 했다거나, 친구 몇명에게만 했다, 아니면 전체적으로 했다 이렇게 표현을 한다면 다들 어느정도이신 건가요?"

리나_ 저는 가족, 친구, 일할땐 직장상사에게도 했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한테 거의 다 한 편이에요, 대부분.

마님_ 저는 친구들...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가족들에게는 다하지 않았고...어머님은 몰라요.

"그럼 동성커플로 교재중이라는 것 까지는 알고 계신건가요 아니면 그건 모르시는 건가요?"

재경_ 게이커뮤니티는...아는 거고, 일반인은 음...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굳이 알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성애자들 중에 커밍아웃을 한 경우는 알고 있어요. 커밍아웃을 한 직장동료도 동거중이란 걸 알고 있구요.

마님_ 음. 저는 친구들은 알고 있어요. 가족은 아직 잘 모르구요.

리나_ 저도 친구들은 알고 있는데 가족들은 거의 다 모르고 계세요.

굿타임_ 저는 그냥 주변 사람들한테 구체적으로 누굴 만난다...까지는 이야기 못하고 그냥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정도까지는 이야기하죠. 그냥 주변 친구들이죠.

이쁜이_ 지금 커밍아웃은 안하셨는데, 그냥 누구를 만나고 있다...이정도로만 인건가요?

굿타임_ 그냥..."쟤가 누구 만나고 있는거 같애"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들이 저한테 질문을 던지는 거죠. 저는 대충 얼버무리면서 넘어가구요.

"그럼 커밍아웃...과는 관계없이 누군가는 어떻게든 연애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있으신 거네요?"

굿타임_ 네...근데 되도록이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죠.

재경_ 그거 다 드러나~ 전화하고 문자하고, 그냥 남들이랑 연락하는거랑 다 틀리잖아요. 숨어서 막 전화하고, 표시나요.

"그럼 잠시 돌아가서요. 다른 질문인데, 커밍아웃 당시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당시 주변의 반응은 어떠셨어요?"

재경_ 반응은... 친구, 가족, 직장 뭐 다 틀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술먹었을때 가끔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놓고 그 다음날 모르는 거죠. 그런 경우도 있었구요. 가족에게 할 때는, 그냥 무난...하게 넘어갔던건지 놀라서 생각을 못했던건지 그랬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그렇구나...하는 경우였었죠. 직장동료에게 했을때는, 친구사이 행사 소개하면서 한 경우인데 그 친구는 "니가 그럴 줄 알았어" 이러면서 넘어갔었죠.

"주위분들이 다 개방적인 것 같으신데요?"

재경_ 그건 뭐...제가 개방적인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거죠. 보수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저는 관계리스트에서 다 빼버리니까요. 선택을 해야죠. 여러사람 다 친할 수 없으니까요.

"가족분들은 어떠세요?"

재경_ 가족분들은, 이 형 얼굴 다 봤으니까 "그 친구 잘 사니~" 뭐 이렇게 종종 물어보기도 해요.

"그럼 마님 가족은 어떠세요?"

마님_ 저희 가족은 아예 몰라요.

"친구분들은요?"

마님_ 친구들은 알아요. 그냥...전 커밍아웃을 할때도 편하게 했고 그 친구들도 큰 반응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학교다닐때부터 좀 뭐랄까, 드러나게 행동한 것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인식을 했던건지, 뭔가 좀 다르다고 생각했던건지 그랬던 것 같아요.

"리나님은 어떠셨어요?"

리나_ 저는 가족들은 좀 부정적이었구요. 친구들은 그냥... "그래 너 그럴 것 같았어~"이러면서 넘겼어요.

"친구들이 쿨한건가요?"

리나_ 쿨하다기 보다는, 제가 뭐 끼떠는 듯 다녔으니까요. (알았겠죠.ㅋ)

"그러면 다음 질문입니다. 동성연인과 교재를 한다...이런 이야기를 이성애자들에게 했을때, 다들 충돌같은 건 없으셨나요?"

재경_ 딱히 뭐...그거에 대해서 그 친구들이 상관할 건 없죠.

리나_ 네 뭐, 그냥 연애하면 하는구나...이러겠죠.

마님_ 그 친구들의 마음이야 우리가 모르죠. 가족들도 저는 우리형이 어떤 마음을 먹고 있는지 모르겠었어요. 그냥 무덤덤하게 보였을 뿐이죠.

"음 다들 주위에서 무덤덤하다거나... 최소한의 묵인은 하고 있는 상황이신거네요?"

마님_ 그렇죠. 못들은 척 하는 거거나.

"사귀지 마라, 절대로 안된다, 뭐 이런건...?"

재경_ 아니 뭐 드라마 찍나요~(웃음) 그럴 수는 있겠네요. 대기업 자식인데, 가난한 집 아들이랑 눈맞아서 부모님이 "걔는 절대 안된다~"....(웃음) 그런 건 없어요.

"그럼 이제 굿타임님께 여쭐께요. 굿타임님은 커밍아웃을 안하고 계신 상황인데, 왜 안하시는지 여쭤도 될까요? 예상되는 주변의 반응이나 이런 것들 때문인건가요?"

굿타임_ 아직 말 하기가 힘들어요. 처음에는 커밍아웃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꼈다가요. 계속 몇 년 지나고 살면서 이게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늘긴 하더라구요. 주위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고, 편하게 사귀는 사람도 데리고 다니고 싶은, 그런 열망이 강해지더라구요. 그렇지만 아직 자신감이 없죠.

"굿타임님 말씀 듣다보니까 잠깐 질문지에는 없는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커밍아웃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커밍아웃의 필요성,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재경_ 필요하죠. 커밍아웃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는 것 같애요. 일단 자기 자신을 내부에서 오롯이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게이들을 만나는 것도 일종의 커밍아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이게 기본이 되서 좀더 크게 사회적으로 말할 수 있는 커밍아웃이 있겠죠. 친구들, 형제들, 부모 이렇게 단계가 있을 수도 있구요. 물론 일반적으로 '커밍아웃'이라 말함은 이 사회적인 커밍아웃을 뜻하는게 되겠죠.
사회적인 커밍아웃이 필요한 이유는 사회가 동성애자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인양 치부해왔다는데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대화하는 사회속에서 우리들이 스스로 '드러남'으로써 그런 편견들을 깨뜨리고 고민하는 우리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에 커밍아웃의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일부 커밍아웃에 대한 외부의 여론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커밍아웃 해서 뭐하냐, 밝히는 순간 그것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고통이지 않느냐. 동성애자들은 드러내지 말고 음지에 머물러야 된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컨데 미군의 'Don't ask, don't tell'과 같은..."

리나_ 음,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는 그런 말을 하겠지만, 한 후에는 잠깐의 한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커밍아웃을 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끊임없이 연애는 왜 안하냐, 결혼은 왜 안하냐는 등의 이야기가 들어올거예요. 그거 자체도 부모님에게도 고통이고, 본인에게도 고통이지 않을까 합니다. 차라리 말을 하고, 이해를 위해 노력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쁜이_ 굿타임님은 지금 커밍아웃 안하고 있잖아요. 그 이유가 정확히....

굿타임_ 무서운거죠.

이쁜이_ 무섭다면...?

굿타임_ 가족...

이쁜이_ 가족하고...직장동료하고는 다른 무게감이 있는건가요?

굿타임_ 그렇죠. 아무래도 부모님...은 충격받으실까 우려가 돼요. 역으로 이런 생각도 하긴 해요. 계속 제가 혼자 사는것만 보시는거보다는 그래도 상대가 남자긴 하지만 잘 지낸다...이런걸로 위안을 삼으실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이쁜이_ 예상되는 충격이라면 어떤..게 있는건가요?

굿타임_ 음..아무래도 심적인 충격이나 이런 것 때문에 몸이 아프신게 우려스럽기도 하구요. 커밍아웃...하게 되면 이후에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실텐데, 그때마다 이야기하기가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감춰놓고 있으면 편한데, 이걸 다 이야기를 할려고 하니까 그게 좀 힘든거죠. 성인되고부터 제가 밖에 나와서 살았기 때문에, 일정정도 부모님과 거리감이 있기도 하구요. 이것 저것 복잡하게 다 섞여 있어요.

이쁜이_ 그럼 직장동료에게는...어떠세요? 주로 직장동료에게는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굿타임님은 숨기시는 편인가요 드러내는 편인가요?

굿타임_ 주로...숨기죠. (리나에게서) 전화오면 목소리가 새나갈까봐 밖으로 나가서 전화받고 그런 정도죠.

재경_ 이번에 뉴스촬영때문에 마님형이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형이 그때 "어머니가 내가 어떤 아들인지 알고는 가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게이들이 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도 많은 게이들이 부모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에게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있는데 부모와 자식간의 진실한 관계에서 그렇게 회피하는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구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갈등이라는게 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또 하나 생각해본다면 커밍아웃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분법적인 남녀의 성구분논리를 깨뜨린다면, 어떤 면에서 우리 주변도 감정적으로 풍부해지고, 우리들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에너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쁜이_ 부모에 대한 커밍아웃....실상을 알고보면 그 이후 상황이 더 싫은거죠. 부모와 친밀하게 교류를 갖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죠. 사실 그래서 말을 하기에는 부모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않다, 상처를 주기 싫다 이렇게 말을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커밍아웃 그 이후의 관계를 풀어내기가 좀 난감하기 때문이 아닐까해요. 사실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했을때도 그와 관계된 여러가지 것들이 현실적으로 미비한데, 그 이후의 사태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도움을 주거나 개입하거나 그래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없죠. 그래서 많이 어려움을 느끼는게 아닌가 해요.

재경_ 어느정도 자기 생활이 있어야 할 것 같애요. 같이 있으면 사방에서 다 부딛치기 때문에....

굿타임_ 리나...도 그런면에서 부모님과 많이 부딛치고 고생하고 한거죠.

이쁜이_ 리나는 갈등이 어떻게 나타나요?

리나_ 주로 갈등...제가 남자를 만나는 거 자체죠. 거의 노골적으로 표현을 하세요. "남자를 계속 만나냐", "더럽다" 뭐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죠, 주로 형이. 잘못되면 폭력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있구요.

이쁜이_ 좀 전에 "자식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부분인 거잖아요? 그럼 약간 게이들이 이기적인거 아니냐 너 편하자고 그러는거 아니냐 이런 질문을 해온다면 뭐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외려 이런 질문을 이성애자들보다 게이들이 많이 던지더라구요.

마님_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어머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 가까운 분은 나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 편하자고 하는게 아니라,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어머니가 아시는게 당신의 삶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자기자식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돌아가신다면, 그 삶이 너무 안타깝지 않을까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애요.

재경_ 자식이 이성애자라도 부모님은 항상 자식에 대한 짐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결혼이다 뭐다 해서 여러가지. 게이라는 것도 넓게 보면 그 가지고 계신 짐 중의 하나일 뿐이지 게이기 때문에 그 짐을 크게 보는 것은 우리들의 생각이 좀 짧은 것 같기도 해요. 어디까지나 자식의 삶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너무 과도하게 걱정한다는 생각은 조금 접어두는 거 그게 맞는거고, 합리적이기도 하지 않을까 하네요.

마님_ 저는 부모님이 걱정은 하실거라 생각해요. 그래도 부모님과 나는 '피'로 맺은 관계인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부모님도 아시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거죠.





Theme 3. 연애상열지사 : 연애의 고비

_그리고 고비를 뛰어넘은 사랑의 방법.


"음...이번에는 연애의 '위기관리능력' 이야기입니다. 지금 굿타임-리나 커플은 100일 정도 되셨는데, 혹시 고비는...아직 없으시죠?"

리나_ 저희는 연애기간이 짧아서 아직 그럴만한 고비는 없는 것 같애요.

재경_ 리나 얘는 워낙 애교가 있어서....그지?

굿타임_ 보면 마냥 좋죠 아직...(웃음)

이쁜이_ 그 애교가 혹시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아요? (웃음) 안했으면 좋겠는데 뭐 이렇게 간혹 이런 생각 들때 없어요?

굿타임_ 그게 내성이 생기나 봐요. 처음에 저는 끼떤다? 이런거 진짜 무서워했거든요. 그러지 말라고 막... 그런데 점점 가다보니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문제 생기는 것도 없고 익숙해지는 것 같애요. 예전에는 그런 걸로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쪽 사람들 많이 만나다 보니까...

이쁜이_ 좀 더 지나면 따라한다. (웃음)

굿타임_ 따라하지는 않을 거 같애요. (웃음)

"재경-마님 커플은 어떠세요. 고비...?"

재경_ 고비야 있었죠. 가장 큰 건,  일단 제가 마님이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거든요. (웃음)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제가 일단 술먹여서 잤어요.

"첫 날부터 고비였던 거예요? (웃음)"

재경_ 네. (웃음) 우리는 많이 싸우지는 않고 갈등상황에서는 서로 이야기를 안하다가 나중에 좀 정리가 되면 조금씩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크게 싸워서 문제를 만들진 않아요.

이쁜이_ 내가 아는게 몇 개나 되는데 왜이러세요? (웃음)

"혹시 기억나는 '사건' 하나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재경_ 제가 친구사이 활동하면서 늦게까지 어떨때는 새벽까지 술먹고 들어가고 하니깐, 마님 형이 보기에 저는 직장이 있으니까 걱정이 됐던거죠. 저는 하다보면 재밌어서 자주 그랬거든요. 그게 몇개월 쌓이고 쌓이다보니까 어느날 마님형이 "집 나가!" 그랬죠. 그래서 나왔었어요. (웃음)

"어디서 주무셨어요?"

재경_ 잠시 여관에 있다가 전주로 내려갔어요. 시댁, 아니아니 친정으로. (웃음) 그러다 다시 올라왔죠.

"푸는데 꽤 걸리셨겠는데요."

재경_ 아뇨. 금방 풀렸어요. 일주일? 일주일도 안됐었어요.

이쁜이_ 어떻게 풀리셨어요?

재경_ 마님 형이 전화를 했죠.

이쁜이_ 전화 한번에 녹아 넘어간 거예요? (웃음)

"사귄지 얼마 안되셨을때인건가요?

재경_ 아뇨...꽤..됐었어요. 잘 기억은 안나네요.

이쁜이_ 그럼 주로 갈등이라고 표현하는게, 헤어짐의 이유 이런것도 있지만 굳이 뭐 헤어짐까지 아니라도...이 사람하고 잘 살아갈수 있을까? 라는 회의 같은게 들때는 있나요?

재경_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살면 살죠 사람이..

이쁜이_ 마님은 어떠세요?

마님_ 저는 좀 전에 술...그거 때문에 살까? 헤어질까? 이런 생각 많이 한 것 같아요.

이쁜이_ 술 때문에요? 불규칙한 생활 습관 때문에요?

마님_ 그거 때문인 것도 같고...그거 때문에 다른 생활을 못하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불만은 생기죠.

이쁜이_ 밥먹는 습관이라던가 이런 사소한 것들은요?

마님_ 그런건 별로 신경도 안써요. 근데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얘는 맨날 술먹고 그러니까 이런 삶이 행복할까? 이런 생각 많이 했죠.

"그럼 한 분은 술을 좋아하시고...마님은 여행을 좋아하시는데 이런 생활 방식의 차이 같은게 있는 거잖아요. 이런 것들은 어떻게 서로 맞춰나가셨나요?"

마님_ 맞춰나가지는 못하고....내가 여행 가고싶을때 혼자 가면 되고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죠. (웃음)

재경_ 그래 얘~ 가고 싶을 때 혼자 가면 되는거지 꼭 같이 가야되나요. (웃음)

"자유롭게 놓아주시네요." (웃음)

재경_ 대신 전화는 해요. "어디야" "누구야" "옆에 누구있어?" (웃음)

"굿타임-리나 커플은 아직 그런 고민 없으시죠?"

리나_

이쁜이_ 두 분 서로 잘 맞는 것 같으세요 어때요?

굿타임_ 네 잘 맞는 것 같애요. 이전에는 극단적으로 잘 안맞는 케이스도 겪어봤는데, 그게 중요한거 같아요. 과거의 경험이란거. 그것때문에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비추어서 현명하게 대처해야죠.

이쁜이_ 리나는 어때요? 과거의 경험이 연애의 거울처럼 받아들여지는 거.

리나_ 그거는...인정해야죠. 인정하고 있어요. 연애경험이 전혀 없으면, 뭔가 서로 싸울일이 많이 생기겠죠. 아니면 이상한 짓을 많이 하거나. (웃음) 적당히 있는게 좋은 것 같아요.

"예전 경험이 좀 도움이 되는 건가요?"

재경_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예컨데...처음에 사귈때 바로 술먹고 잔거예요. 연애초짜들은 완전 초조하잖아요.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으면 이제 깨졌구나 모든게...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런 만남의 과정들이 경험이 되서 쌓이면 사람을 보는 눈, 연애 감각 이런게 발전하는거죠. 사겨봐야 아는 거고, 어떤 사람이 맞는지 어떤 사랑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 이런 것도 고민할 수 있죠. 여러 사람을 만나봐야 되요. 그래야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죠.

"많이 만날려면, 커뮤니티에 나와야 되는 건가요?"

재경_ 그렇죠. (웃음)

"그럼 조금 다른 질문입니다. 종종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게이들의 연애는 1년이 10년과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게이들의 '사랑의 전형'이 이성애자들과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해봤습니다. 혹은 이성애자들에 비추어서 게이들이 연애를 단기소비(원나잇, 프리섹스 등)하고 있는 경향이 좀 심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에 대해서는 각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재경_ 음...이성애자들은 어느 순간 사랑이라는 감정이 죽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항상 샘 솟듯이 마음속에서 끓어오르지 않고 어느순간에는 '유지'의 형태가 되고, 게이들 같은 경우는 사랑에 대한 욕구나 갈망이 굉장히 크고, 가치를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애요. 사랑이 식는다는 걸 거부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가볍겠지만 어찌보면 갈구하는거죠.

이쁜이_ 마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님_ '1년이 10년과 같다'는 말....그런 말을 한 사람들이 한번 꺼꾸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들이 타인을 많이 사귈 수록 그런말을 하는 것 같애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상대에게 얼마나 진실했나...그 문제인것 같아요. 저는 사실 아직도 1년이 10년이란 말은 잘 모르겠어요.

"그 말씀은...자신들의 경험일 뿐이고 이성애자들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유독 그런 분들이 이걸 게이들의 특징이라고 일반화시킨다는 거죠?"

마님_ 그렇죠.

재경_ 그리고 커플들은 많이 있는데, 보통 연애하면 공재적인 커뮤니티 활동은 많이 안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왠지 게이들이 커플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실제는 오래가는 커플도 많다고 알고 있어요.

굿타임_ 동거모임도 따로 카페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재경_ 네 거기는 동거를 해야만 가입을 할 수 있는...그런 모임이 있기도 해요. 같이 살아야죠.

이쁜이_ 그럼 굿타임-리나 커플은 97일.. 1년이 10년이란 말로 치면 거의 '970일? 천일?'인 거잖아요? 그렇게 칠수도 있을 것 같나요?

리나_ 저는 솔직히... 1년이 10년이라는 말을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사람 개인마다 오래갈 수도 있는 거고 짧게 짧게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굿타임_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현실적 제약이 심하다 보니까, 오래 사귀기가 어려운게 반영이 된 것 같아요. 데이트 할 때도 애정표현이나 이런 것들이 제한을 받는다고 그럴까요? 해도 괜찮긴 한데 많이 제한을 받는건 현실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사랑의 에너지를 많이 깎아먹는 것 같애요.

재경_ 해~~ 괜찮아~~

리나_ 제한을 준다기 보다는....본인들이 제한을 받을거라는 느낌을 갖기 때문에 일부러 안하는 것 같아요. 저는 자유롭게 하거든요. 해봐서 아는데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안가져요. 그냥 '커플이겠구나' 이정도로 무시하지 직접적으로 '너네 왜그러냐?'이렇게 간섭하지는 않잖아요.

이쁜이_ 이런 말이 나온 이유는 그런 것 같애요. 이성커플들은 주로 결혼이라든지, 제도적 틀로 사랑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보장되는 반면에, 게이커플 들 같은 경우는 관계를 발전시켜 나갔을때 관계가 주변 집단...부모님? 이렇게라도 인정받고 보장받을 수 있는 틀이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둘만의 관계 속에만 맴돌 수 밖에 없으니까 짧게 느껴지는 거죠.
보통 이성애자들은 '단계를 밟는다'는 이야기도 하잖아요? 처음에 만나면 부모님 인사하고 친구에게 소개하고 이런 식의 의미를 두는데 게이들은 그런게 없기 떄문에 이런 말이 나왔던 것 같아요. 둘이 의지해야 되는 상황이라서.

굿타임_ 연인을 주변에서 떠받쳐주는, 여러가지 것들이나 사람들이 없으니까, 둘이 싸우고 힘들더라도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때가 없죠. 그런 점도 큰 것 같아요.

"음..마님 같은 경우는 그럼 연애경험이 오래신데, 주변에서 받쳐주거나 도와주었던 그런 사람들이 있었나요?"

마님_ 제 주변에 있는 친구사이 사람들이 다 그렇게 도와주죠. 가족이나 일반인, 친구들에게는 좀..멀리 떨어져 있고 그러니까 아무래도..

"같은 동성애자를 만나지 않고서는 거의 도움을 받을수 없다는 의미도 되겠네요?"

이쁜이_ 그래서 커뮤니티가 중요해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리나_ 그래서 뭐...동성애자들이 어디 숨어있는거 보다는 이쪽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맺기를 노력해야, 나중에 커플이 되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커밍아웃까진 아니지만 게이-레즈비언 들과 최소한 알고지내는 열려있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님_ 애인 이외의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숨어서 살기 때문에?"

리나_ 네. 그렇게 둘 사이에서만 맴돌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재경_ 경험, 다른 시각들을 접하다 보면 아마도 둘 만 있는 것 보다는 달라지겠죠.

이쁜이_ 이성애자들 같은 경우에는 둘이 결혼해서 살다가, 깨지면 친척, 친구 등 주변이 나서서 조율을 해주고 그러는데 마님께는 그런 역할을 친구사이 회원들이 해준다고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마님_ 그렇죠.

이쁜이_ 재경-마님 커플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아까 혼자서 여행가고 싶으면 따로 간다...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근데 보통 서로 오래있고 싶어하지 않나요? 그건 어떤방식의 관계라고 표현해야...?

재경_ 그러니까 마님형이 하고 싶은 건 형이 할 수 있는데 그걸 제가 꼭 같이 할 필요는 없는거죠. 때에 따라서 나도 가고 싶었다고 같이 갈 수도 있는 거지만 항상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쁜이_ 연애 초반부터 서로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거예요?

재경_ 초반에는 그래도 많이 같이 갔는데, 그래도 형이 생각했던 횟수보다는 적었어요 그때도.
마님형은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 놀러다니고 싶어했는데 저는 그럴수는 없으니깐요. 그리고 매일 주말마다 놀러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너무 몸이 힘들었거든요.(웃음)

이쁜이_ 그건 혹시 사랑을 뛰어넘어 그게 '정'이 되버린 거 아니예요?

재경_ 그건 아니예요.

이쁜이_ 그럼 초반에는 그렇게 많이 가다가 요즘에는 같이 못하는 이유는?

재경_ 지금 내 일이 너무 많아요. 너무 바빠. (웃음) 늘 같이 있으면 좋고, 손 잡고 싶으면 잡고, 그러면 되는거죠. 우린 버스 탈때마다 손잡고 타요.

이쁜이_ 마님은 싫어하던데요? (웃음)

재경_ 싫다 그러면 "왜이래?" (웃음)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안써요. 동성애자들이 너무 예민한것 같아요. 자기 스스로 자기검열하는거 뿐이지 길거리에서 손잡고 다니는거 누가 터치하는 사람 없잖아요. 오히려 그렇게 안전한 공공장소에서는 스킨쉽을 많이 해줘야 동성애인권 운동이 진전되죠. (웃음)

"쳐다 보지 않아요?"

재경_ 쳐다 보지 않던데요.

"저는 보는 것 같던데... 제가 봐서 그런가요?=_="

재경_ 그치.

이쁜이_ 찔리는 애들이 이런다니까. (웃음)

재경_ 우리는 그냥 자연스럽게 지나가요. (웃음)

"아 저는 인터넷 하다가 그런 댓글을 봤거든요. 뭐 종로 지나가다 게이커플을 봤다며 투덜투덜하고 막 그러던 댓글. 미디어 다음 이런데서요. 그래서 보는 줄 알았죠."

재경_ 보던 말던 잡고 싶으면 잡아야죠.

리나_ 손만 잡으면 다 게이인가요.(웃음)

이쁜이_ 손만 잡아도 섹스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웃음) 깜짝 놀랐어. 손만 잡았을 뿐인데 이미 다 줬다고 말했을때 얼마나...(웃음)

재경_ "그럼 더이상 줄게 뭐가 있나요~" 이러지. (웃음) 영화의 한 장면이네.

이쁜이_ 채팅 만으로 1년 연애하는 애들도 있데요. 한~번도 본적 없고 메일만으로 주고 받았는데 1년 동안 연애했데요. (웃음)

"저는 아직 그 손잡고 다니는거 잘 못하겠던데...=_= 혹시 굿타임-리나 커플은 하세요?"

리나_ 저희는 아직...둘이 있을때만요.

"너무 어렵드라구요 아직."

재경_ 전 길거리에서도 막 만지고 다니는데요 이렇게. (웃음)

마님_ 저도 다 해봤어요. 대학 있을때도 해보고 공항에서 키스도 해보고요. (웃음)

재경_ 그건 나 아니잖아요? (웃음)

이쁜이_ 리나는 그런 적 없죠?

리나_ 저도 한번은 있어요. 명동 한복판에서.

"이쁜이 형은 있으세요? 길거리에서?"

이쁜이_ 저도 뭐 손은 잡고 다녀요. 항상. 좋은데 손잡고 다니면 되죠. 누가 뭐라 그러면 그냥 가면되죠 신경쓸 틈이 어딨어 좋은데. 그거 신경쓰인다 그러면 물어봐야 되요. "야~~ 나 말고 걔가 보여? 응? 응?" (웃음)

굿타임_ 근데 그게 약간 개인차는 있는 것 같아요. 대학교 처음 들어왔을때 전에 억지로 여자를 사귄 적이 있었어요. 걔랑도 저는 손 안잡고 다녔어요.

이쁜이_ 그건 마음이 안가서 그런거 아냐? 비교대상이 아니잖아요! (웃음)

"그게 아웃팅의 두려움 이런거랑 연결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나 아는 누가 볼까봐 두려워서 뭐~"

마님_ 에이 연애인도 아니고 아는 사람이 길거리에 몇명이나 있다고 그래요. (웃음) 굳이 그렇게 신경쓸 필요까지는.

재경_ 거의 없죠~~

"학교에 가면 다를 수도..."

리나_ 학교에서 안그러면 되죠.

재경_ 친구끼리는 남자들이랑도 여자들이랑도 뭐 그럴 수 있는거 아닌가. (웃음)

"혹시 그랬다가 연애한다고 소문난 적은 없으세요?"

재경_ 그게...그럴 수는 있죠. 지나가다가 남들에게 목격되고 "어~쟤 게이인가봐~" 뭐 이런식? 그냥 가볍게 던지고 지나가는 말인데 게이들이 좀 상처를 받는 건 있죠. 그래도 순간일 뿐이지 오해하고 곡해하지는 않는데 게이들이 자기검열이 심한거죠. 자유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애요. 뭐 어쩌다보면 손잡고 다닐수도 있는거고 그 손잡는게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니까 너무 거부할 필요도 없죠.





Theme 4. 정책 : 동성애자라서 안돼?

_친구사이 사람들, 성소수자 정책을 말하다.


이쁜이_ 재경-마님 커플은 관계가 4년 쯤 되는데, 이성애자 커플에 비해서 연인으로서 누리는 아무런 제도적 혜택이라던가 인정이 없잖아요. 예컨데 생각이 나는데 어느 레즈비언 커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아파서 병원을 갔어요. 그런데 그 상대 연인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고 동성일 뿐이므로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해서, 그냥 아는 어느 게이를 불렀는데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병원에서 보호자로 인정을 해줬다는 거죠. 이런 걸 생각한다면 제도적으로 동성애자와 그 커플에 대해서 상당히 미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각자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굿타임_ 저는 신혼부부는 보금자리주택이나 전세자금대출 이런거에 우선권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런 것들을 받을 수 없다는 것. 박탈감이 들죠 그래서 어떨때는 아예 그런 제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필요해서 만든 제도겠지만, 그런 식의 차별이 있다는게 너무 아쉽기도 해요.

리나_ 저도 보호자에 대한 불만이 좀 있어요. 그게 꼭 가족이어야만, 혈연관계가 있어야만 보호자가 될 수 있고, 그런것들요.

이쁜이_ 마님은 어떠세요?

마님_ 음...특별히 뭔가 불합리하다거나 그런 경험은 아직 없었던 것 같은데...

재경_ 그런건 있죠. 연말 소득공제 받을때 환급받는 부분이 있는데 동성커플은 사실혼이나 동거로 인정이 안되니까 세금을 이중으로 내거나 환급못받는 등의 한계는 있죠. 사회에서 약자들을 위해 마련한 정책들일텐데 동성애자인 우리들은 혜택을 못받는 상황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고 그래요. 제도 자체가 잘못됐다는 거라기 보다는 조금 더 동성애자들을 고려하고 정책을 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약간 질문을 바꿔 볼께요. '결혼'이라는 장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재경_ 전 드레스 꼭 입고 싶어요. (웃음)

마님_ 이것저것 다 떠나서라도 필요한게, 상대방이 아팠을때 내가 보호자가 될 수 없다는 거 그게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해요. 상대방이 의식불명일때 보호자라고 사인을 할 수 없으니까 내 연인임에도 내가 보살피고 도와주는데에 한계가 있는거죠.

이쁜이_ 그게 좀 문제가 크죠. 예를 들어서 동성애자 같은 경우 10여년을 같이 살아도 보호자가 될 수 없는데 이성친구가 와서 저 친구에요 애인이에요 말 한마디에 싸인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현실이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보면.

굿타임_ 그런 점에서 '결혼'이라는게 필요한 거겠죠. 아무래도 제도적으로 가족이라는 걸 인정해주는 거니깐. 결혼으로 인정을 안하니깐, 가족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거죠.

재경_ 어떻든 본인들이 동거를 하고 싶을 수도 있고 결혼을 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제도가 사람들의 권리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제도가 해줘야죠.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것이지 틀에 옭아매면 안된다는 거죠.

"제도가 사람을 규정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제도를 규정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거죠?"

굿타임_ 저는 결혼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뿌린 축의금이 얼만데.

리나_ 그렇죠 나간만큼 들어와야지. (웃음)

재경_ 그것도 얼마나 짜증나는데. (웃음) 나는 애들 크면 용돈주고 명절때마다 돈 다주고 축의금 뿌리고 그랬는데 정작 난 받을 돈이 없다니까요. (웃음)

"근데 그럼 '결혼식' 자체에 대한 로망 이런 건 없으세요? 주례, 하객, 뭐 이런거..."

재경_ 그런거? 그거 딱히 없어요. 저만 이쁘면 돼요. (웃음)

리나_ 식보다는 제도 자체가 더 문제가 큰 거죠.

재경_ 그쵸? 그래도 우린 언젠가 집빌려서 (결혼식) 해야지. (웃음)

"그럼 또 다른 질문인데요. 부모님이 혹시 "(이성)결혼을 해야 하지 않겠냐~" "나도 손주를 보고 싶다~" 뭐 이런 질문 하신 적은 다들 있으신지요?"

재경_ 뭐 그런건 부모님들이 많이 말씀 하시죠..

리나_ 저는 아직 없어요. 아직 어려서. (웃음) 아 부모님은 아니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러신적 있죠. "얼른 일찍 결혼해서 애를 빨리 낳아라~" 뭐 이러시면서.

재경_ 교님은 부모님이 그러실때 어떻게 말해요?

"저는 뭐...결혼 안할거다 독신주의다 뭐 아직 이러고 있죠... 아니면 별말안하고 지나가거나... 굿타임님은 어떠세요?"

굿타임_ 저희 집은 딱히 결혼에 대해 간섭하지는 않아요. 좀 이리저리 바쁘신 것도 있고 해서. 뭐 밖에서 밥을 못챙겨먹는거 이런거 걱정은 하시는데, 결혼해야되고 자식을 낳아야 되고 이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시지는 않아요.





Theme 5. 연애의 불꽃 : 게이들의 연애

_그 처음과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연애도 주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과학적으로는 호르몬이 줄어든다(?) 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그랬는데, 이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도 경험상 처음과 좀 지난 후는 감정이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재경-마님 커플은 연애 4년 차이신데, 처음과 비교해서 지금 감정이나 이런건 어떠세요?"

재경_ 뭐...처음과 똑같지는 않지만 저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마님도요?"

마님_ 음....

재경_ 이 언니는 차이가 좀 있어요. (웃음) 근데 그런것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거 있죠. 항상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만 하면 사랑을 가늠하다 보니까 빨리 식기도 하고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은 주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러면 보다 그 뜨거웠던 온도도 오래유지될 수 있고....

이쁜이_ 마님한테 듣고 싶어요.(웃음) 솔직히.(웃음)

마님_ 음..솔직히 처음 같지는 않죠. 콕 찝어서 말을 할 수는 없는데 뭐 그냥 어떨 때는 혼자 있고 싶을 때도 많고...

"데이트는 자주 하시나요?"

마님_ 데이트? 뭐...근데 그런걸로 불만은 없어요. 그렇지만 데이트는 거의 없죠. (웃음)

"기념일은 챙기세요?"

마님_ 에이 원래 그런건 처음부터 안챙겼어요. 생일은 하죠. 저희는 생일만 해요. 그걸 왜 꼭 챙겨야 하나 뭐 이런 생각도 들고.

재경_ 그것도 돈 들죠.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있고.

"애칭은요?"

재경_ 애칭? 딱히 없는데요. 뭐 마님~ 자기야~ 신경질나면 본명 부를때도 있구요. (웃음)

"그럼 굿타임-리나 커플은...데이트는 아직 많이 하시죠?"

리나_ 저희는 많이 하죠. 시간 날때 마다.

"일주일에 얼마나 하세요?"

굿타임_ 반이상? 일주일에 반 이상 하죠.

이쁜이_ 데이트하면 뭐해요?

굿타임_ 만나면 뭐 밥먹죠. 제일 중요한게 밥먹는 거고 여유시간 있으면 드라이브나 박물관이나 뭐 이렇게 놀러가기도 하고.

이쁜이_ 애칭은?

리나_ 저희도 애칭은 딱히 없어요. 뭐라고 이것저것 디게 많아요. 애기라고 하면 저는 아빠라고 부른 적도 있고.(웃음) 자기~ 남편~ 뭐 이렇죠. (웃음)

이쁜이_ 아빠는 좀. (웃음)

재경_ 어떤 사람은 색시~ 서방~ 이러기도 해요. (웃음)

"데이트하실때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세요?"

리나_ 저희는 뭐, 딱히 없고 그냥 생각나는 이야기 아무거나 해요.

재경_ 우리한테 물어봐요

"어떤...?"

재경_ 우리는 정치 사회 문화 종교..(웃음)





Theme 6. 마지막 한마디

_게이들의 연애를 위한 4인 4색 '하고 싶은 말'


"이제 마지막입니다. 긴 시간 많은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덧 1시간 30여분이 지났는데요, 연애를 꿈꾸는 동성애자라면 그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제 마지막 한마디를 듣고자 합니다. 4년의 연애와 100일의 연애를 하고 계신 네 분이 이 기사를 읽을 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한마디씩을 부탁드려봅니다."

리나_ 저는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어떤 상처를 받던지 어떤 일이 잇어서 "나는 이제 연애를 안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들이요. 그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런 마음을 고칠 수 잇는건 다시 연애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시 사랑을 해봐야 그런 마음을 고칠 수 있는거지 안한다고 고쳐질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연애가 안좋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죠.

굿타임_ 사랑 받기만을 너무 열망하지 말고, 직접 사랑을 주겠다고 생각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바텀이나 이런 사람들 중에는 자기 사랑받기만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받을려고만 기다려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고 싶네요

마님_ 사랑하기 전에 친구들을 많이 사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경험이 문제기보다는, 정체성과 관계 이런것들을 안정시켜주는 것 같아요. 무조건 사랑할 사람만 먼저 찾지 말고, 관계를 깊게 가질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거죠.

재경_ 마님형도 방금 말했던 것 처럼 사랑을 먼저 찾는 거보다는 "많은 사람들하고 친구가 되야겠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통해서 많이 보고 배우고 정체성도 정립을 해나가고 교류해야겟다" 는 마음을 먹고 생활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친구들 보면 한순간에 사랑, 애인을 만들려는 강한 욕구, 열망이 많이 느껴지는데 그 이전에 친구를 많이 사귀는게 자신의 삶이나 나중의 사랑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네. 네 분 말씀 감사히 들었습니다. 긴 시간 함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이번 대담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끄읕~"

<끝>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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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나리아 2010-07-24 오전 01:00

어후..이 긴 글 편집하시느라 글 올리신 분 고생 많으셨구요. 인터뷰 응해주신 분들 인터뷰 광경이 눈에 선하네요..ㅎㅎ..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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