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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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같지 않은 사람 사이의 김대리 EP8 :
나는 여자가 좋아<完>
"나는 여자가 좋아"
급작스러운 누나의 고백에 머리는 멍해지고 몸은 얼음처럼 굳어졌다. 누이의 커밍아웃은 게이인 나에게도 충격이었다.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갛게 달아오를 때쯤,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가까웠던 누나의 친구. 항상 상기된 채 방에서 나오던 둘의 얼굴. 그리고 그 친구와 헤어졌다며 펑펑 울던 모습. 그저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뜨거웠던 둘. 문득문득 의심의 순간이 있었지만 넘겨버린 시간들이 하나씩 묶여졌다. 그런 장면이 모여 머릿속으로 이미 영화가 완성되었지만, 나는 되물어봤다. 거짓말이길 바랐다기보단 그만큼 믿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죠?"
그리고 어느 날 누나를 잃어버렸다. 어플로 알게 된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나가놓곤 돌아오지 않았다. 수십번의 전화시도 끝에,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가 흘러나오자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누나가 레즈비언인 걸 알기에, 어플로 알게 된 낯선 이는 친구로 둔갑시켜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내 곧 난관에 봉착했다.
"주변에 연락해 볼 친구는 있나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수화기를 움켜쥐었다. 알고 있는 거라곤 십여 년 전, 커밍아웃의 한마디뿐. 지금의 누나에 대해 아는 건 없었다. 다행히도 누나는 돌아왔다. 해프닝이였다. 그 친구 집에 맞는 충전기 잭이 없어 핸드폰이 꺼졌던 것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그동안 덮어두고 넘어갔던 것을 짚고 가기로 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 친구들에게 연락해 보라고. 그리고 내 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한 명 한 명 소개시켜주었다.

나는 누나의 짧은 머리가 싫고 누나는 나의 화장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부끄럽지만 서로의 고백 이후 십여 년의 동거의 결과다. 물론 싫다는 건, 혐오랑은 다르다. 가족이라 걱정이 된다. 여자의 짧은 머리가, 남자의 화장대가 밖에서 의미하는 바는 누구보다도 서로 잘 알기에 걱정된다. 게이라고 해서 레즈비언을 잘 아는 건 아니다. 심지어 잘 모르는데,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흔히들 삶의 마지막 순간엔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곤 한다. 커밍아웃 후 서로의 시간을 덮어버린다면, 서로의 마지막도 커밍아웃 한 장으로 정리될 뿐 아무것도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커밍아웃은 또 다른 시작이 되어야 한다. 이해를 바라는 만큼 우리의 삶을 공유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너무나 잘 알겠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힘들다. 어디서부터 시작하기 막막하다면, 장례식장에 부를 친구부터 공유해보자. 그리고 오늘은 그 친구랑 어디서 놀았는지. 그리고 SNS 주소는 꼭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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