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6호] 사랑하기 전엔 뜨겁게 즐겨라!
2010-10-01 오전 07: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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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9월 


사랑하기 전엔 뜨겁게 즐겨라!
퀴어모임 연합 솔로파티 '내 사랑은 여기에!' 탐방기

 

 

 

교(친구사이 소식지팀)

 

 

 

 

 

10월. 여전히 더웠지만 그래도 임박한 추위에 많은 이들이 외로워 울부짖는 ‘가을’이 왔다. 누구나 한번쯤은 현란한 간판과 숱한 ‘훈남’들 속 종로의 밤거리를 거닐어 본 경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 둘 곳 마땅치 않는 뭇 솔로들이라면, 저 멀리 있는 ‘남의 떡’을 보고 가슴 치며 아쉬워한 것 적지 않으리라. 그렇지만 걱정 말자. 찾으면 길이 있고 답이 나온다. 태어날 때부터 커플이었던 게이? 없다.

 

 

내 사랑은 어디에

지난 달 18일 밤, 종로 3가에 위치한 Bar 'Viva'에서 벌어진 파티는 그리 작지는 않은 바를 가득 체운 60여명의 후끈한 열기로 시작되었다. 참가한 모든 ‘훈남’이 가슴에 번호표를 달고 있는 진풍경이란! “만 칠천원을 내면 음료 쿠폰 3장과 번호표를 드려요. 번호표는 꼭 가슴 앞 잘보이는 곳에다가 달아주세요”. 이내 번호표는 열광적인 함성 속 말하기 어려운 이름 대신 잠시 동안의 인식표가 되었다. 모임 주최자의 인사와 준비된 댄스 공연이 후끈하게 끌어올린 열기에 처음의 어색함은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었다.

마린보이, 공작세, 영화나들이, 동의모, 술문동 등 5개 퀴어소모임이 주축이 된 이번 파티는 ‘내 사랑은 어디에’라는 솔로파티! “아무래도 겨울이 돌아오면 쓸쓸하잖아요. 다들 애인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한번 벌여봤죠”(박철민, 행사 주최자)

밤 8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된 본 행사는 어느덧 회원들의 자기PR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각자 단 번호표 대로 앞에 나가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 부끄럼과 기대감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60개의 ‘시선’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즐기시다가 몇 번이 마음에 드신다! 이러면 바로 보드판에 마음에 드는 번호를 쓴 쪽지를 붙여주세요” 사회자가 현란한 파티 속 멘트를 던지는 사이 사람들은 각자 들고 있는 칵테일에 조금씩 젖어들어갔다. 이미 몇 몇 번호에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천천히 녹아드는 부끄러움 사이로 조금씩 강렬한 비트에 이끌려가는 설레임 가득한 시선이 흔들렸다.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도 계속 할 의향 있습니다.”고 주최자님이 밝힌 이 행사는 1회로 그치기엔 너무 아쉬워보였다.

“10시 반이면 끝납니다.”

박철민 : 그 이후에는 각자 술자리 가지는 거죠. 오늘....한 4쌍 정도 기대합니다!
교 :  4쌍 너무 소탈하신거 아닌가요....?

박철민 : 에이 처음부터 배부를수는 없죠. 4쌍이면 8명인데 7분의 1입니다. 그것만 해도 대단한 거죠.

 

 

다음 주 명절 연휴인지라 부산에 가야했던 교는 예매한 기차 덕에 끝날 때까지 모임을 즐길(?) 수는 없었다. 주최자님의 4쌍 기대치가 이뤄졌는지 아닌지는 그래서 ‘모른다!’ 그러나 4쌍이 됐든 안됐든, 혹은 4쌍이 적었든 많았든 뭐 어떻든 무슨 문제인가. 혹은 모임이 끝난 후 여전히 솔로였데도 무슨 문제인가. 사랑하기 전에는 뜨겁게 즐겨라. 그렇게 즐기다보면 거짓말처럼 사랑도 찾아온다. 여기 나온 모든 이들은 이미 충분히 뜨겁게 즐기는 법을 알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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