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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I DO!” 평등한 결혼을 꿈꾸는 김조광수의 결혼 이야기
기간 8월 

“I DO!” 평등한 결혼을 꿈꾸는 김조광수의 결혼 이야기

 

 

 

결혼’, 누군가에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단어다. 반대로 결혼을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혼이 하고 싶지 않아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에,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성소수자들의 결합 동성결혼’, 어느새 동성결혼은 21세기 지구촌에서 가장 한 이슈가 됐다. 동성 간 결합은 아직 우리 사회에선 금기시 되고 있지만 지구의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이성간, 동성 간을 가리지 않고 동등한 혼인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과연 내가 결혼 할 수 있을까?”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마주앉아 소꿉장난을 하는 아이들. 그 아이 중 특히 결혼식을 동경하던 아이가 있다. 아름다운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하게 결혼하는 이들, 현실이야 어찌됐든, 결혼식에 대한 로망을 간직해 온 한 아이는 나중에 꼭 모두에게 축복받는 결혼을 할 거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 소망이 이제 곧 이뤄진다. 개인의 행복한 결합이면서, 그동안 빼앗긴 다른 성소수자들의 행복할 권리도 되찾고자 한다.

 

 

 

하지만 결혼제도에 관한 여러 논란들, 여성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비혼으로 옮겨가고 있는 이 시점에, 기존 제도 편입에 대한 거부감과 결혼제도 자체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며 이 결혼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때문에 성소수자 운동 의제를 동성결혼이 빨아들이는 현상에 대해 모두가 흔쾌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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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결혼의 주인공인 김조광수가 친구사이 회원들에게 결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결혼을 통해 그가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나의 꿈을 이루는 것

 

 

 

 

“첫 번째로는 나의 꿈을 이루는 거예요. 난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는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고, 그 욕망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 얘기를 먼저 하고 싶고요. 욕망이 아니면 여러 가지 좌절 때문에 못할지도 몰라요. 왜 그러는지 저는 모르겠지만 이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래도 이 결혼이 가능한 이유는, 결국 내가 가진 욕망을 실현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평등권을 실현하는 싸움이다.

 

 

“두 번째로는 평등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동성 결혼을 통해 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대한민국 헌법 11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되어있고, 저는 이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동성결혼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사람들에게 평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혼식 이후에 평등권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벌여나가고 싶어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과 더불어, 다른 평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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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구성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왜 결혼이냐고. 결혼제도가 아닌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저는 이게 과제인 것 같아요. 가족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거예요. 외국의 사례를 보면 동성결혼이 그냥 주어진 게 아니거든요. 예를 들면 올해 동성결혼 합법화된 나라 중에 프랑스가 있죠. 프랑스는 이 논의가 진척된 지 꽤 오래됐잖아요. 그 이전에 사회적 결합(파트너십)을 인정하는 단계가 있었고, 그 이후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러고 나서야 동성결혼 합법화가 올해 들어와서 이루어진 것이죠. 동성 결혼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 동성애자들의 결합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나는 결혼제도에 속하고 싶지 않아. 결혼 제도라는 것은 이성애자들이 만든, 그리고 이성애자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는 제도다. 나는 결혼이란 제도 말고 다른 가족구성권을 이야기하고 싶다.' 저는 이런 이야기도 같이 포괄해서 하고 싶어요.”

 

 

 

LGBT에 대한 인식 변화를 꾀한다.

 

 

 

 

“LGBT에 대한 인식 변화를 꾀하고 싶어요. ‘동성 결혼을 하겠다.’ 그렇게 이야기 했을 때,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그게 가능한가?’ 라고 많이 물어봐요. 동성 결혼이 합법이 아니니까 불법인줄 아는 사람도 있어요. SNS로 이렇게 물어본 사람도 있어요. “감독님 그럼 9월에 구속되시는 건가요?” 제가 “왜요?” 그랬더니. “결혼식 하는 거 불법이잖아요.” 불법은 아니잖아요? 단지 법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 거죠.

 

 

저는 이 결혼식을 정말 재미있는 결혼식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정말 그게 가능해?’ 라고 이야기했는데 ‘저런 방식도 가능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들을 보여주면 저는 인식의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 사회에 이런 것을 제대로 던졌을 때, 우리 사회가 속도가 되게 빠르잖아요.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빨라지면 확 가거든요. 저는 이 결혼식이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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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센터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저는 마지막으로 LGBT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외국의 큰 도시에 가면 LGBT센터들이 있어요. 너무 부러웠어요. ‘어? 대한민국엔 왜 저런 걸 못 만들까? 왜 외국은 되는데 우리는 안 될까?’ 외국에서는 LGBT 인권이 인권의 기본이잖아요. 우리는 그렇지 않고요. 사람들이 모르면서 LGBT를 혐오하잖아요. 저는 지역의 LGBT와 비 LGBT가 만나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르고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실 이런 사람들이야.’ 하면 ‘어머, 매력 있다.’ 이렇게 생각할 거거든요. 혹은 적어도 ‘우리랑 다를 바 없구나, 우리랑 같은 사람이구나.’ 다를 바 없죠. 하지만 우리가 이성애자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혐오하는 사람 소수는 바뀌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다수는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에 LGBT가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 공간이 약간의 혐오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치유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공간이 여러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결혼식을 한 달 앞둔 지난 88, 홍대의 한 카페에선 결혼식 카운트다운 파티가 열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결혼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이곳에 모인 각계각층의 200여명의 사람들을 보며 한 달 뒤 결혼식을 미리 그려봤다.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 그들을 축하하는 사람들, 개인적으로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에 충실한 만남과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 어느 누구라도 그것을 두고 찬성과 반대를 근거로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도 이성애자들이 누리는 권리들을 누릴 수 있고 이제 조금씩 세상이 바뀌고 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 때문에 좌절했던 삐쩍 마른 어린 소년이 내일 모레 오십을 앞두고 결혼을 해서 자기 꿈을 이루려고 해요. 열다섯 살 소년이 마흔 아홉이 되어서 34년 만에 그 꿈을 실현하는 거예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막 벅차요. 여러분들이 그 벅찬 결혼식에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이 같이 즐기고, 같이 축하해 주는 그런 결혼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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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