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8호][칼럼] 유니콘을 찾습니다 EP1 : 떠나는 이유
기간 4월 

[칼럼]

유니콘을 찾습니다 EP1 :

떠나는 이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또 다른 직장동료가 작별을 고했다. 떠나는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꿈을 찾아 떠나기도 하고, 더 좋은 조건을 좇아 이직하기도 하고, 그동안 생각해 두었던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사람에게 시달려서, 혹은 자리가 불안해서 품 안의 사직서를 내던지기도 한다. 어느덧 이 회사에서도 7년 차, 나 역시도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회사 내에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그동안 맡고 있던 업무는 시대의 변화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새로운 업무가 위에서 떨어지자 조직은 이직을 제안했다. 좋게 말하면 스카우트였고, 솔직하게 말하면 방출이었다. 새로운 향해를 시작할지 익숙한 곳에 머무를지 한참을 고민하다, 거절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어놓아야 한다는 부담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ESG, 이것이 새 임무였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하는 비재무적 기업평가요소이다. 쉽게 말해 돈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인데, CSR(사회책임경영), CSV(공유가치창출), 지속가능경영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요즘은, 한 해 동안 얼마나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재무제표 등 성과보고서와 함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따로 발행하는 추세이다. 탄소배출은 얼마나 줄였는지, 사회공헌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등이 담긴 이 보고서에 심취한 몇몇 기업들은 해당 활동을 브랜드화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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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지배구조(G)를 맡게 되었다. 쉬운 말로 하면 '땅X회항' 등의 갑질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착한커피 등 공정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기업들도 하나둘씩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사회공헌에 이바지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청업체라 하대하던 것에 비하면 눈부신 발전이다.

 

목표는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을 실천하고, 그 과정을 통해 유니콘기업을 발굴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자'는 것.  참고로 유니콘은 설립 10년 이내에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이상을 기록한 업체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어디서 몇천억 투자받았다는 소식으로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배X의 민족', '쿠X' 등이 바로 유니콘이다. 모두가 소위 '대박'을 꿈꾸지만, 아쉽게도 국내 630만 개의 중소기업 중 11개만이 유니콘이라는 꿈을 이뤘다.

 

'좋은 사회 만들기' 역시 또다른 유니콘이다. 모두가 필요한 건 잘 알지만,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달성이 어려워, 우선순위에서 항상 뒷전이 되기 일쑤이다. 또한 무릇 사람은 자기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지라, 이러한 무관심에 이내 곧 지치게 된다. 나 역시 이제껏 상생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회사의 새로운 제안은 불로초를 찾으라는 명령만큼이나 아득해 보였다.

 

유니콘을 찾으러 다닌 지 일 년이 되는 지금, 나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이다. 동병상련일 수도 있겠다. 입사와 같은 해에 친구사이에 가입했다. 지보이스에서 노래를 부르고 소식지에 글을 쓰며, '커밍아웃을 해도 괜찮은 세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주말게이'. 너무나도 먼 간극에 오기가 생긴다. 한번 보고 싶다, 과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상생'이라는 유니콘을 찾으면, 나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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