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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포비아에게 고함
2008-09-04 오후 23: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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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친구사이 회원의 글입니다.

[야!한국사회] 호모포비아에게 고함      »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한겨레> 2008년 01월 08일자

당연하지만 동성애자 사이의 결합을 통해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그건 트랜스젠더도 마찬가지다. 수술을 통해서 성을 바꿀 수는 있지만 생식기능을 가질 수는 없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이성애자들에게는 참으로 안된 얘기지만 동성애자들을 낳는 건 대부분 이성애자들이다. 이성애 커플들이 낳는 수많은 아이들 중에 다수는 이성애자가 되지만 소수의 아이들은 동성애자가 된다. 예로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그렇게 동성애자들을 낳고 있는 이성애자들 중에는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정도가 지나친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호모포비아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극단적으로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그들이 흥분하고 있다. 그들을 흥분시킨 건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하고 법무부가 입법 예고했던 차별금지법안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시정하고자 만든 법안 중에 하필 동성애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성적 지향’ 조항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뭉쳐서 조직을 꾸리고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만들고 집회를 여는 등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쳤다. 결국 법무부는 두손 두발 다 들어 항복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4일 ‘성적 지향’ 등 7개 조항이 삭제된 차별금지법안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고 현재 국회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왜? 아직도 미흡하다는 얘기다. ‘그 밖의 사유로 차별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이 있고 그 때문에 성적 지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단서조항을 삭제하라고 분노의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이 동성애를 끔찍이 싫어하든 말든 그건 그들의 생각이니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마음은 없다. 나도 그들의 생각을 싫어하고 또 그들에게 이쁨 받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으니 피장파장이다. 그렇지만 동성애는 비정상이라며, 치유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동성애를 차별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또 그걸 법제화하려고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그건 옳지 않다.

한번 따져 보자. 의학계에서 동성애를 질병으로 보지 않게 된 건 이미 수십년이나 된 일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동성애가 포함된 차별금지법안이 동성애 확산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 그들의 걱정대로라면 동성애 차별을 금지한 나라들이나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여러 나라들에서 동성애가 확산되었거나 동성애자들이 늘어났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한 나라는 어떨까? 모로코는 동성 간의 성행위를 ‘추잡한 또는 비정상적인 행위’라 하여 6개월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형법을 갖고 있는 나라다.(정말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 모로코에서는 동성애자 결혼식을 촬영한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문제가 되었고 그 때문에 게이 6명이 구속되었다. 모로코뿐 아니라 이란 등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여러 이슬람 국가들에서 여전히 동성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동성애는 전염병처럼 퍼지는 것도 아니고 죄로 다스린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제발 동성애 차별을 주장하지 말지어다.

그래도 여전히 동성애자들이 넘쳐나지 않을까 두려워서 밤잠을 설치시는 호모포비아 분들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걱정이 되신다면 아이를 낳지 마시라고. 앞서 말한 것처럼 동성애자를 낳는 건 이성애자들이니 모든 이성애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면 동성애자들을 싹쓸이할 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일 테지만 그 방법밖에는 없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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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운 2008-10-25 오후 12:24

ㅋㅋㅋ 이 밤에 웃게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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