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소식지 18호] [공연을 마치고] ‘동성스캔들’ 참관기
기간 11월 

[제 6회 G_Voice 정기공연 ‘동성스캔들’ 특집]


[공연을 마치고] ‘동성스캔들’ 참관기

 

 

미로 (무대연출) 

 


바쁜 척 하다 결국 연주자가 아닌 스태프로 참여하게 됐다. 다들 무대에 서지 못해 아쉽지 않냐고 한다. 하지만, 스태프를 하게 돼 개인적으론 오히려 가슴 충만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 오히려 좋았단 생각이다. 영화 <종로의 기적>을 통해 G_Voice 정기공연의 감동을 어렴풋하게 느낄 순 있었지만,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건, 무엇보다 실제로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건 정말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물론 그래도 내년엔 조금만 바쁜 척 하고 반드시 무대에 서고야 말리라.

당당하게 서 멋진 하모니를 보여준 G_Voice와 객원단원들의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감동이었다. 그들 개개인의 벅찬 시간들과 이제 더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열망이 고스란히 객석에 전해졌다. 그러니 뭉클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사건사고 많았던 연습 기간 동안 서로 알게 모르게 상처와 위로를 주고받았던 걸 옆에서 지켜봤던 난 몇 번이고 입술을 앙다물며 뭔가를 꾹꾹 눌러 담아야 했다. 누구 말대로 난 후로훼셔널하니깐!

 

 

 

 

이번 공연이 더 특별했던 건 가족들이 함께 해서였다. 성소수자 가족모임의 공연 관람, 코러스보이님 누님과의 바이올린 협연, 종민이 아버님의 인터뷰 영상... 공연이 더 빛날 수밖에! 특히 종민이 아버님이 객석에서 일어서 손을 흔드실 땐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는 열기가 공연장을 휩쓸었다. 그 순간만큼은 곧 나의 아버지였다. 감사하고 감사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성소수자들이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그분들로 인해 우리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공연을 가능하게 했던 건 관객이었다. 1년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관객들은 매표 시작부터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결국 8시 공연은 매표 30분 만에 전좌석이 매진돼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안하고 미안했다. 거기다 냉방이 안 돼 계단까지 꽉 찬 공연장은 11월이 무색할 만큼 찜통 그 자체였고, 나눠준 프로그램북은 부채로 적극 활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공연을 정말이지 ‘함께’ 하고 있었다. 인터미션 시간에 가버릴 법도 하건만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대로 자리쟁탈(?)까지 해가며 다시 들어와 앉았다. 고마움과 미안함 때문이었을까? 이때 지휘자 노르마님의 여유로운 카리스마가 빛을 발했다. “다 같이 10초만 부채질하고 하죠. 저도 더워요^^;;” 이에 관객들은 “벗어라! 벗어라! ^0^” 덥다는 걸 서로 Cool하게 인정했으니, 이제부터는 더위도 더 이상 방해요소가 되지 않았다.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Bravo!!!

그 열기의 잔열이 여전하다. 감동적인 후기 글들, 수고했다,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이 공연이 끝나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이어진다. 난, 공연의 열기보다 이 잔열이 더 좋다. 그래서 행복하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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