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정남 언니로 말할 것 같으면 올해로 친구사이 15년 차의 왕언니. 그런데 이 언니는 정말 큰 언니 같다. 야단칠 때는 매섭게 야단치신다. 언니 성격이 워낙 똑 부러지는 터라 아니다 싶으면 바로 ‘얘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얘!’로 시작해서 따끔하게 한마디. (하지만 대개는 그냥 넘어가시는 것 같기도...) 처음엔 그런 정남언니가 무섭기도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무서운 것 보단 점점 좋아진다. 언니가 없어서 그런가? 평생 만났던 그 수 많은 언니 중에 가장 언니 같은 느낌이랄까.
친구사이 사무실에 누군가 손 볼 곳이 있으면 제일 먼저 연장과 재료를 들고 와서 쓱쓱 멀끔하게 고쳐놓기도 하고, 두 상근자가 미처 못 본 곳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치워주신다. 그리고 ‘도시농부’ 선언 이래 직접 가꾼 푸성귀도 아주 깔끔하게 싸서 나눠주시기도 하고 어떨 땐 모두 집으로 불러 푸지게 먹이기도 하시는 걸 보면 천상 큰 언니. 드라마나 책에서나 보았던 큰 언니의 모범(!)을 정남 언니를 통해 본다. 큰 언니 노릇은 친구사이 뿐만 아니라 종로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바 ‘프렌즈’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많은 고민을 혼자 짊어지고 바를 찾는 벽장 속 게이들에게도 따듯한 위로 혹은 따끔한 충고는 물론 벽장 속에서 나올 힘을 주는 언니. (뭔가 찬양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이게 아닌데..)
어떤 사람은 친구사이에 언니가 많아서 층층시하 시어머니만 여럿 두고 있는 기분 아니냐고 상근로봇에게 묻기도 한다. 사실 그런 거 좀 있다. (서방은 없고 시어머니만 많은 이 상황은 뭐란 말인가..) 아마 친구사이에 처음 오는 신입회원들도 비슷한 기분이지 않을까 싶고 친구사이를 눈팅하며 나올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도 왕언니들이 궁금할 것 같아 시작한 코너다. 그래서 처음 볼 땐 좀 서먹하고 어려워도 알고보면 이 언니 이런 언니니까, 해치지 않으니 걱정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자꾸 얘기가 이렇게 흘러간다. 친구사이엔 이런 언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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