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호][활동보고] 10년차 친구사이 상근자의 고민은?
2019-10-01 오후 19: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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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9월 

 

10년차 친구사이 상근자의 고민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간사 중 한 명인 사무국장 이종걸, 본인은 2019년 9월로 친구사이 상근자로 근무한지 10년째입니다. 2009년 9월 1일부터 상근간사로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로는 사무국장의 직책을 맡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활동보고에서는 9월 활동의 주요일정을 보면서, 친구사이 근무 10년차 사무국장이 평소에 하는 일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는 친구사이가 성소수자 인권단체로서의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하고자는 의미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도 담겨 있기도 합니다. 지루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늘 하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좀 더 고민을 나누고자 9월 활동보고를 통해 전합니다.

 

친구사이 상근자의 근무시간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 ~ 오후 7시입니다. 친구사이 시행세칙 3호 ‘상근자의 휴일 및 휴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친구사이 상근자의 휴무일은 매주 토요일, 대통령령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며, 노동절은 휴무일입니다. 아시겠지만 일요일은 공휴일입니다. 친구사이 상근자는 휴무일에 공식업무로 인해 출근하면 근무시간에 따라 1일 또는 2일의 대체휴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행세칙의 결정은 2018년 친구사이 상근자 소진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약칭 “친구사이 워라밸TF”)의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친구사이 운영위원회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상근자의 근무 환경 안에서 상근자는 활동하며 성소수자 인권의 변화를 조금씩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 상근자 이종걸 사무국장의 9월 첫째주 주요 일정 중 하나는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약칭 ‘군성넷- 군관련 성소수자 네트워크’) 회의였습니다. 2008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군성넷은 현재 매월 1회씩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성넷은 현재 내부 점검을 위해 지난 10년간 활동 공유를 통한 역량 강화시간을 진행하며, 군성넷의 주요과제 중 하나인 군형법상추행죄(제92조의6)의 폐지를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는 군형법상추행죄에 대한 위헌 제청건, 헌법소원건이 제출되어 2002년 이후 네 번째 심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 회의에서는 군성넷이 추행죄 폐지를 위해 진행한 다양한 캠페인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다각도로 이 법 조항의 문제점을 국내외로 알려온 군성넷의 활동 속에서, 앞으로 진행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들이 많은 시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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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이 있었던 지난 9월 둘째주에는 우리 곁을 떠나간 다양한 성소수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재회의밤’ 행사가 있었습니다. 한 달 전부터 이 행사를 위해 기획 및 준비에 참여하고 담당한 이종걸 사무국장은 행사 전날 회원들에게 행사 참여를 알리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하고, 당일에는 이 날 준비를 위해 제기 물품, 사진들, 유품 등을 꺼내고, 저녁에 함께 먹을 음식 등을 준비했습니다. 흔히 보는 명절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2012년 당시에는 추석 연휴 전날 우리 곁을 떠난 김병석 회원을 추모하기 위해, 당일 급하게 친구사이 사정전에 빈소를 차려 사람들과 함께 병석형을 추모했었어요. 다음 해 추석 연휴 전날 집을 내려가는 기차 속에서 불현듯 병석형 기일이 생각났고, 아차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해 2014년부터 추석 연휴 전날에는 병석형 뿐만 아니라 그 전에 우리 곁을 떠난 고 오준수형, 최영수형 등을 함께 기억하는 자리를 갖고자, 추석 연휴 전날 저녁에 친구사이 사무실로 그들을 기억하는 주변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올해 2019년부터는 친구사이 회원뿐만 아니라 우리 곁을 떠난 성소수자들을 함께 추모하는 소중한 자리로 남기고자 공식 행사로 진행했지요.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즐거운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사람들 관계로 인해 이리 저리 치이고 힘들다고 하잖아요. 이번 ‘재회의밤’은 연휴를 시작하는 하루 전날, 사람들 사이의 관계 때문에 지친 마음들을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며 달래는 자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19일에는 2019 차별금지법제정촉구 평등행진 ‘평등을 말하라’ 집회 및 행진 신고를 위해 아침부터 남대문경찰서, 서울지방경찰청, 종로경찰서 등을 한 바퀴 순회했습니다. 옥외 집회나 시위 신고를 위해서는 집회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류를 제출해야합니다. 이 날은 특히 평등행진 준비를 맡고 있는 실행팀에서 함께 활동하는 세 명의 활동가와 함께 오전 8시에 남대문 경찰서에 방문했습니다. 집회 신고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활동가들과의 역량강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집회 신고 과정은 사실 집회를 기획한 바대로 신고서류를 제출하면 되기도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해당 경찰과의 신경전도 존재합니다. 집회 장소와 행진 경로를 진행하는 것에 경찰과의 협의 아닌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있기도 한 것이지요. 이 날도 신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혼자가 아닌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활동가와 같이 동행해서인지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오전 8시부터 시작한 집회 신고 프로젝트는 오전 10시 45분이 되어서야 마무리됐습니다.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시작하는 평등행진은 종로, 을지로를 지나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로 향합니다. 나중이 아닌 지금 당장 평등을 말하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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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금) 저녁에는 국내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연대체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에서 주최한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8월 19일~23일 동안 있었던 제8화 ILGA ASIA 컨퍼런스에 참여한 참가자와 자원활동가, 조직위원들이 모여, 컨퍼런스를 마치고 컨퍼런스 관련 다양한 소회를 나누는 ‘애프터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이종걸 사무국장은 이날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장으로서 당일 전체 사회를 담당하며, 5일간 진행된 컨퍼런스와 관련한 다양한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0여년째 활동하고 있는 무지개행동은 현재 39개의 성소수자 인권단체 및 모임,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다양한 국내외 단체들이 모여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 함께 연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 무지개행동 내 활동가 및 회원들이 참가자로서 참여하기도 했지만, 성소수자 관련 단체 및 모임이 늘어나면서 대내외적으로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욕구와 역량을 담을 수 있는 규모의 확장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친구사이 사무국장으로서, 군성넷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무지개행동의 주요 활동가로서 그리고 이 지면에 다 설명하지 못했지만,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으로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현재 담당해야할 다양한 영역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러한 의제에 대한 개선된 변화의 과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다양하고 역량있는 활동가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기 위한 과제들로도 이어집니다. 지난 10년간 친구사이라는 중요한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상근자로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과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자 합니다. 성소수자 운동이 담당하고 있는 과제의 한 축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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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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