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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aymer's Gayme #8
2015-08-29 오전 01: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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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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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즈 게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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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일본 비디오게임과 LGBT

 

 

 

f6631ab0384831bec76626890ae171f6.jpg 이번 달에는 조금 광범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요즘 게임 자체가 잘 안나오는 시기라서... 다뤄볼만한 게임이 딱히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동안 일본 비디오게임에서 LGBT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훑어보려고 합니다. 파트너가 휴가를 가서 오늘은 혼자서 진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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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캐릭터(캐서린)는 슈퍼마리오2부터 등장한 적 캐릭터인데요. 최초의 트랜스젠더 비디오게임 캐릭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매 당시 북미판 게임에 동봉된 설명서에 이런 소개가 적혀있었죠.

 

 

He thinks he is a girl and he spits eggs from his mouth.

그는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입에서 알을 뱉죠.

 

 

'오카마'를 우스갯거리로 쓰는 것은 일본 문화 안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LGBT라는 용어가 채 알려지기 이전부터 쓰인 이 오카마라는 말은 MTF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서, 게이를 아우르는, 여자 같은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부당하고 편견 담긴 시각이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적극적으로 일본 대중매체 안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캐서린'이라는 악당 캐릭터에 대한 이 설정 문구도, 그저 한 줄 농담거리였을 뿐이었죠. 닌텐도는 게임 자체와 관계없는 설정이나 내러티브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한 문장이 북미에서는 논란을 일으킵니다. 이후 수입된 마리오 시리즈에서 이 캐릭터의 성별이 오락가락 하거든요. 리본을 달고 있는 핑크색 공룡, 캐서린은 그렇게 '(시스젠더)여성' 혹은 '중성(intermediate gender)(?)'로 세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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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가 하나 더 있는데요.

CAPCOM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포이즌' 입니다. 사실 이 캐릭터의 경우는 위의 사례와는 정 반대로, 본래 일본에서는 여성이었지만, 북미로 가면서 MTF로 정체성 세탁이 이루어진 캐릭터죠. 포이즌이 <파이널 파이트>(1989)를 통해 등장했을 때, 당시 북미 배급사(CAPCOM USA)에서는 '여성을 때리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포이즌의 설정을 트랜스젠더로 바꿉니다. ...? 트랜스젠더는 때려도 괜찮습니까? 북미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부쩍 집중되는 요즘 상황에 비추어보면 소름돋습니다. 아마 이 범죄자들과 당시 배급사의 생각에는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 포이즌의 공식 성별은 아직도 애매한 상태입니다. 일본에서는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그 애매한 성별 때문에 포이즌을 성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로 여깁니다. 상술했듯 '오카마' 문화가 친숙한 일본이기에 가능한 상황이죠.

 

'오카마'는 시대를 거쳐 계속해서 재생산되는데요, 크게 보면 '트랜스젠더/드랙퀸' 형태의 것 (위의 두 캐릭터)와 '하드게이' 형태의 것, 두가지가 있겠네요. 후자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토타입은 이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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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듯한 근육으로 당신의 뒤를 위협하는 한송이 장미!... 같은 느낌이랄까요. 스트레이트 남성의 "후X이 따인다"는 근원적인 공포를 긁어내어 웃음을 유발하는, 공포증(포비아) 자체의 희화화로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페르소나 4>(2008)에서 나타나는 이 '오카마' 내러티브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남자에게 반한 고등학생 일반남 A는 정체성 혼란을 겪게되고... 본인 내면의 게이(=여자같은 것+유약한 것)이 위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일반남 A는 자신에게 여자같고 유약한 면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하지요.  그리고 자신이 반한 남자는 사실 남장여자였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다행이지요?

 

 

결국 이 내러티브에서 성정체성은 다른 주제를 위한 은유밖에 되지 못합니다. 성정체성은 소년의 성장 스토리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지요. 일본 문화에서는 성적 지향이 '개인의 이상한 취향'으로 '수용'되어온 역사가 길기 때문에, 소수자 인식의 측면에서는 서툴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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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매된 게임 <파이어 엠블렘: if>(2015)에서도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지나가는 산적두목A. 이와 같이 일본 비디오게임에서 LGBT는 결국 웃음거리이면서, 철저하게 주변인물로 그려집니다.  일본 게임의 성소수자(오카마) 표현은 일견 대담하지만, 결국 호모포비아/트랜스포비아를 안고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본이 30년동안 LGBT에 대해 틀에 박힌 인식을 가지고 게임을 만드는 동안, 북미 비디오게임에서의 성소수자 인식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 최근 들어 멋진 LGBT 캐릭터들이 각종 게임에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TV나 영화에서보다 더 진보적인 표현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다뤄볼 기회가...)

 

작년 닌텐도의 <친구모아 아파트>가 북미에 발매되었을 때 한차례 논란이 있었습니다. '자신이나 친구와 닮은 캐릭터를 가상 공간에 넣어서 노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는데요. 친구들과 연애나 결혼이 가능했는데, '버그'를 통해 동성간에도 연애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닌텐도가 '버그'를 '수정'했죠.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입니다'라는 에러 메시지를 띄우도록요. 논란이 커지자 닌텐도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성소수자 포용적인 게임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게 되지요.

 

일본 게임도 더이상 내수시장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 흔해지겠죠. 결국 그렇게 일본 게임에서의 성소수자 인식도 점점 발전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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