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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스케치 #1] 2015년 상반기 LT 참여기 - "그대들은 쉴 틈이 없다"
2015-01-29 오후 13: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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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월 

2015년 상반기 LT 참여기

 

- "그대들은 쉴 틈이 없다."

 

 

 

아침부터 게으름병이 도진 탓에 눈을 꿈뻑이면서 넘어가는 전자시계 숫자를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뜨끈한 이불 속에서 나오는 것도 힘들었고, 지난 밤 늦은 취침 덕에 여전히 눈꺼풀이 무겁기만 했다. 늦지 않기 위해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이 지나가는 것만 하염없이 쳐다보다... 결국 지각... 나에게 있어서 특별한 행운이나 복이 따라오는 법이 없다. 물론 나의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으나, 하늘에서 주는 그런 복 말이다.

 

그런데 인복만은 타고 난 걸까? 이렇게 하염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내 옆에도 누군가는 늘 있어준다. 늦을 만큼 늦어놓고선 바쁜 척하며 지하철로 뛰어가는 그 순간에 휴대전화가 몸을 떤다.
“형. 어디야?”
지보이스 단장님이시다. 그 분은 이제 집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시란다. 허허...
전화기에서 귀를 떼어내기 무섭게 또다시 몸을 흔들어주시는 전화기 너머로 퀴어퍼레이드 팀장님 목소리도 들려온다. 허허...
어쩜...  (뒷말은 생략하겠다. 무슨 말을 해도 욕먹을 거 같다.)

 

 

 

LT1.jpgLT2.jpg

 

 

 

친구사이 운영진이 모두 모인 자리...
열 명이 넘는 인원이 쪼로록 앉아 두툼한 회의록을 각자 앞에 두고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회의.
그리고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끝난 회의.
무릎 아래는 저려오고, 머리는 어지럽고, 배는 고프고, 잠도 오고...
그렇게 끝이 나는 줄 알았는데...
여기 모인 사람들이 친구사이 운영진!
밥 한술 뜨고... 친구사이 이야기.
술 한잔 하고.... 친구사이 이야기.
담배 한 모금 뿜어대고...친구사이 이야기.
회사일도 이렇게 열심히는 안 한다... 

 

지난 시간동안 해왔던 사업들은 기본이고, 대표님께서 추진하고자 하는 일까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회의록을 보면서 ‘올 한 해도 정신없이 지나가겠구나.’하는 생각과 또 어떤 일들로 채워질까 하는 기대감도 든다. 

 

... 위의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고,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친구사이라는 단체가 더 이상 소수로 모여 있는 집단도 아니고 사업의 범위도 넓어진 상태라 모든 것을 운영진이 세세하게 만들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 그러다보니 사업팀에는 매해 팀장을 두고 그 사업이 이어질 수 있게끔 팀을 구성하게 되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로 여러 팀장님이 함께 LT를 참석했다. 그 동안 사업팀의 일원으로만 일을 해왔던 나는, 운영진과의 소통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고, 때로는 불만일 때도 있었는데, 친구사이 회원들이 어떤 사업이든 꼭 참여를 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언제든 요구사항과 불만사항을 같이 이야기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1.
작년 친구사이 20주년 행사 때, “SHUT UP”님께서 친히 행사장까지 찾아오셔서 열성적인 모습으로 고성과 행패를 두루 보여주셨는데, "운영진은 이런 사태를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왜 나의 미모에 주름이 한 가닥 늘게 하였는가. 책임을 지라!" 이런 식으로 따지라는 거다. 물론 그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을 수 있다.
“SHUT UP!!”

 

 

작년 한해 퀴어퍼레이드와 20주년 행사 등에서 보았듯 혐오세력의 극성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 점이 염려스럽고 오픈된 장소에서 행사하기가 두려워지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고민이든, 어떠한 해결책이든 소주병과 함께 같이 고민을 해보자는 거다. 이번 LT에서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긴 하였으나, 실상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당장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혐오세력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 모두가 볼 수 있다. 그러니 후딱 가는 언니 붙잡고, 오는 친구 받으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처법을 얘기해봤으면 하는 것이다.

 

 

“법률지원팀장님. 혹시 제가 혐오세력님에게 싸다구를 날리면 처벌이 어떻게 되나요?”
이런 질문에 법률적으로 아주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실 것이다.

 

 

“친구사이 고문이시자 가정의학과 의사님. 혹시 제가 몇 대 맞아야 저 분들을 SHUT UP!!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엔 맞기도 전에 진단서를 먼저 준비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운영진과의 소통은 절대 어렵지 않다. 우리 매주 보는 얼굴 아닌가?
형들도, 언니들도... 결국 모두들 우리 편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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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혹시 말 못할 고민이 생겼는가?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나면 비난을 받거나, 외면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가?

 

이것만 기억하자.
여기. 성소수자들만 모였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스스로 남들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그리고 지금도 자연스럽지 못한 이야기를 모두 터놓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우리들이다. 세상에 까발리기 힘든 커밍아웃을 한 우리 사이끼리 무엇을 그리 더 숨기나. 
친구사이 회원 수가 100명이면, 100가지 이상의 사연이 있고, 말 못할 이야기는 수천 가지가 더 될 것이다.
사소한 이야기라도... 한마디의 위로뿐인 말일지라도 당신을 늘 기다리고 있다.

 

친구사이에서 2015년 기획하고 있는 사업 중에 힘을 쏟고 있는 사업이 있다.
"마음연결"이다.
자살 예방사업인 "마음연결"은 추후 전문 상담가를 양성하자는 포부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생각해보라.
정신과 의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무슨 이야기겠는가? 비싸다는 소리다.
그 상담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하니, 아무런 부담 없이 상담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난 심리치료를 위해서라도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잠자고 있던 연애세포를 깨워 주실지도 모를 일이지 않나...

 

 

3.
내가 운영진으로 들어오기 전. 내가 바랐던 운영진은 어떤 모습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 소통이 잘되는 운영진임을 바랐던 거 같다. 그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말이다. 친구사이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단체이고 서로 교류를 해야만 역량이 강해지는 집단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부분이 많다고는 하나 피부로 와 닿는 점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각자의 피부를 마사지 해주기를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운영진 결정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이다. 술 먹으며 뒷담화로만 그치지 말자. 그 술 먹는 자리 잘 둘러보라. 운영진 한 명쯤은 있다.

 

가만히 있으면 변화되는 것은 없다. 끊임없이 운영진을 괴롭히는 것은 회원들의 권리라 생각한다.

 

권리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단, 그 권리를 사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상대방에 따라 몹시 흥분될 수도 있다.
(흥분의 종류는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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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015년은 정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스케줄만 보면 패티김 부럽지 않기도 하구요.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활동을 같이 하느라 힘든 점이 많으시죠?

 

그래도 우리 같이 2015년을 재밌게 보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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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친구사이 감사, 정회원 / 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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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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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2015-02-17 오전 11:19

글을 읽으니 참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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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 2015-02-25 오전 10:29

깔깔 괴롭혀 줄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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