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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은 동성애자를 인간으로 보고 있나?"
[프레시안 2006-05-10 10:37]  



[프레시안 채은하/기자]  현행 군 형법 92조는 "계간 기타 추행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계간(鷄姦)'은 동성애 행위를 닭에 비유해 폄하하는 말이다.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과 민주노동당 최순영 국회의원실이 주최한 '금기와 침묵을 넘어 동성애자 차별의 성역, 군대를 말한다' 토론회가 9일 국가인권위원회 10층 배움터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의 모든 참가자들은 '계간'이라는 용어에서부터 군대 내 동성애 차별을 읽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계간'은 동성애를 추행으로 인식하게 하는 용어"
  
  특히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의 정정훈 변호사는 "언어는 인식을 규정하며 권력관계를 생산한다"고 전제하면서 "계간이라는 용어가 남성 간 성행위가 추행으로 인식되도록 매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 '이성 간 성행위 = 추행'이라는 판단은 성립될 수 없듯이 '동성 간 성행위 = 추행'이라는 판단 역시 적어도 보편성을 본질로 하는 법의 영역에서는 성립될 수 없는 명제"라면서 "그러나 (군대에서는) '남성 간 성행위 = 계간 = 추행'이라는 논리연쇄로 사생활의 영역에 대한 군형법적 개입의 정당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최현숙 위원장은 "'계간'이라는 개념으로 한국 군은 동성애자를 인간이 아닌 닭으로 보고 있으며, 동성애자의 성적 주체성을 닭의 주체성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 군의 시각으로 인해 동성애자의 인권이 최악의 형태로 침해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현숙 위원장은 "군 형법뿐 아니라 동성애자를 '변태적 성벽자로서 성격 상의 결함으로 현역 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로 보는 군인사법이나 '성주체성 장애, 성적 선호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보는 징병신체검사규칙 등에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군의 시각을 알 수 있다"면서 "우리 군은 동성애자를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정신병자'나 '정신적 장애자'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고 있는 군대"
  
  이러한 군의 시각은 곧바로 군대 내의 동성애자 사병들에 대한 제도화된 차별로 구체화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율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는 "군대는 제도적으로 동성애자 사병을 차별하고 언어, 신체적 폭력을 용인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율 활동가는 "(군대 내 동성애자 사병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부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커밍아웃'이나 '아웃팅'을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이 밝혀지기라도 하면 신변을 위협당할 만큼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에서 동성애자는 다른 병사들과의 집단 생활에서 성적 지향의 차이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또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는 순간 아웃팅(동성애자의 성 정체성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알려지는 것)의 고통과 함께 선임병과 동료병사들로부터 성희롱과 차별에 시달려야 하고, 이후 성관계 횟수를 묻는 등의 모욕적인 내용으로 일관하는 상급자나 군의관의 대화와 강제적인 에이즈 감염 검사에 응하며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게 된다.
  
  이어 비과학적이고 막연한 편견에 의해 에이즈를 퍼뜨리는 흉물로 낙인 찍힘은 물론, 언제든 동료병사를 성추행할 위험이 있는 우범자로 분류되어 집중감시를 당한다. 그뿐만 아니라 병영 분위기를 저해하고 군 기강을 약화시켜 결국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전투력을 저하시키는 몹쓸 인간으로 취급받다가 그나마 '현역복무 부적합자'로 낙인 찍혀 군에서 '쫓겨날 수 있는' 것을 다행으로 알고 가슴 속 깊은 상처를 안은 채 남은 인생을 꾸려나가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 최강욱 변호사의 발제문 <군대 내 동성애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의 법률적 조망> 중에서

  "군은 '관리지침' 시행한다지만…사상누각일 뿐"
  
  지난 2월 한 동성애자 사병의 인권침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이후 국방부는 4월 1일부터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관리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욜 활동가는 "국방부의 관리지침은 인권침해를 사전에 방지하기보다 2, 3차 인권침해에 더욱 노출되도록 하고 있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정율 활동가는 "국방부는 관리지침이 필요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동성애자 병영 내 유입, 확산 차단대책 미비', '병역기피 수단으로서의 악용 우려' 등의 문제를 추가로 제기하고 있으며, 관리지침에는 '이성애자로 전환 희망 시 적극 지원한다'는 조항도 삽입되어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방부가 동성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정체성을 형성하고 인지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기 때문에 '동성애 확산'이라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한 용어이자 편견을 조장할수 있다"면서 "동성애는 '유입, 확산, 전환'이라는 개념과 양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군대 내 동성애자 차별 철폐 토론회'의 모습. 정율 활동가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일방적인 '아웃팅'과 그로 인한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당사자의 동의없이 동성애자의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된다. ⓒ 프레시안  

  또 그는 "관리지침에는 군입대 전후 인성검사를 실시해 '동성애 성향 잠재자'로 밝혀지면 집중 관리하고 대대장의 관심사병으로 두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동성애 성향 잠재자'들이 곧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잠정적인 위험집단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가능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이 조항은 관리지침의 '개인 신상의 비밀을 보장한다'는 조항이나 '성 지향 설문조사를 지양한다'는 조항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동성애를 하나의 범죄행위, 정신장애로 취급하는 한 아무리 훌륭한 관리지침을 만들어 시행한다 해도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투력 보존 위한 '관리' 아닌 인권 위한 '보호' 필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최정욱 변호사는 "이러한 지침 내용대로라면, 앞으로 군에서는 동성애의 잠재성향자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혹은 아웃팅 당한 자를 집중 관리하고, 그들에게 상담을 통해 이성애자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하며, '올바른 가치관 및 성윤리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적 내용의 교육이 행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는 전체적으로 군대 내에서 동성애자의 '유입과 확산을 방지'한다는 목표 하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정욱 변호사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금지하지 않는 캐나다, 이스라엘, 호주 등의 국가를 보면 동성애자의 군복무로 인해 군전투력의 손실이나 기강해이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동성애자를 전투력 보존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동성애자의 군복무와 관련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동성애자의 차별과 고통의 문제, 그리고 군 동료 사이의 갈동을 해소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배려하는 것이어야 하며. 지침은 성격상 '보호지침'이 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남성 간 성폭력에서 동성애자는 대부분 피해자"


  
▲ 토론회 주최 측은 국방부 법무실 소속의 인권팀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었으며, 진상조사단이 지난 26일 국방부 장관 앞으로 보낸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침해 사건과 군형법 등에 대한 공개질의서'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 프레시안  

  '계간'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 군은 남성 간 성행위를 추행과 동일시하고 있으며 동성애자는 잠재적 성추행자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성과인권팀 자주 활동가에 따르면 군대 내 동성애자는 남성간 성폭력에 있어 가해자이기보다 피해자에 가깝다.
  
  자주 활동가는 "남성 성폭력 가해자의 일반적 유형은 동성애 혐오의 정도가 깊은 이성애자"라면서 "남성 성폭력에서 동성애자는 가해자 그룹보다는 피해자 그룹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며, 동성애 혐오증을 가진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 위해 성폭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에 대한 성적 공격을 성적 욕구에 기반한 폭력행위로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지배적 남성성을 지키고 그 남성성에 자신을 맞추려는 욕구와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군대는 남성성을 강요하고 과장된 남성성으로 상징되는 대표적 집단으로 그 속에서 개인은 남자답다는 것을 가장 우월하고 가치있는 것으로 내면화하고 실천하게 된다"면서 "이와 반대로 남자답지 못한 것은 군인답지 못한 것이고 실패한 남성으로, 때로는 처벌받아야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대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성폭력은 남자답지 못함에 대한 처벌적 의미를 강하게 띄고 있으며 결국 남자답지 못한 것을 이용한 하나의 권력행사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군의 특수성'이라는 명제부터 뒤집어보자"
  
  최강욱 변호사는 "평택 문제나 동성애자 문제, 사병의 인권 문제 등을 제기할 때마다 '군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면서 "그러나 이는 그간 '특수성'을 내세워 절대적인 권력을 누려 온 군이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군이 가져야 하는 특수성이라는 게 과연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군 또한 헌법에 의해 조직된 국가기관의 하나라면 당연히 헌법의 정신이 구현되어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은 그동안 '특수성'을 이용해 스스로를 외부의 비판으로부터 보호하고 내부적으로 절대적인 명령 복종 체제를 강요해 왔다"면서 "이는 군대 내에서의 차별과 편견의 문제를 제기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군대 내 동성애자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단'은 지난 4월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해 국방부로부터 지침의 전문을 받았으며, 이날 토론회에서 이를 공개했다.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지침>
  
  □ 개요
  
  최근 사회문화적 환경변화와 더불어 동성애자 인권보호가 주요 관심사항으로 대두됨에 따른 병영내 동성애자 관리지침임.
  
  □ 현실태 / 문제점
  
  ㅇ군 외부로부터 차별 시정 요구 지속 예상
  
  · 군형법·군인사법시행규칙 일부 폐지(개정) 요구
  -군형법 제92조(추행) 계간 (鷄姦) 기타 추행한 자 1년 이하 징역
  -군인사법시행규칙 제56조(현역복무부적합자 기준) 4. 변태적 성벽자
  · 대체복무제 도입 요구
  
  ㅇ병영내 동성애자 실태파악 / 관리지침 미흡
  
  · 최근 3년간 자살사고 2건, 현역복무 부적합 처리 25명
  · 언어폭력 및 왕따로 인한 각종 사고 발생
  
  ㅇ병영내 유입 / 확산 차단대책 미비
  
  · 징병 신검시 동성애자 현역 입영 제한 불가
  · 단순 커밍아웃 시 강제 전역조치 제한
  ※ 커밍아웃(Coming-out) :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타인에게 밝히는 것
  
  ㅇ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전역조치시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 우려
  
  □ 세부지침
  
  ㅇ일반병사와 동등 관리
  · 병영내 모든 성적행위 불인정
  · 성희롱·성추행·성폭력 사고 발생시 엄중 처벌 (군형법 적용)
  · 복무부적응시 현역복무부적합 처리후 전역 조치
  ※ 동성애 사유만으로는 현역 복무부적합 처리 불가
  
  ㅇ신상비밀 보장
  · 성지향성 설문조사 등 동성애 식별활동 지양
  · 성경험 · 상대방 인적사항 등 사생활 관련 질문 금지
  · 병 생활기록부를 제외한 각종 보고서에 인적사항 기록 금지
  ※ 전역시까지 대대장 관심병사로 중점관리
  · 동성애자 입증 취지의 관련자료 등 제출 요구 금지
  
  ㅇ차별 금지
  · 동성애자에 대한 신체적·언어적 폭력행위 금지
  · 단순 커밍아웃시 강제 전역조치 지양
  · 강제 채혈 및 AIDS 검사 강요 금지
  단, 단체 헌혈시 동참 유도, 검사결과 비밀 보장
  
  ㅇ정신교육 강화
  · 양성 및 보수 교육시 올바른 가치관 및 성윤리 교육
  · 주기적인 성인지력 향상 및 성군기 위반 예방교육
  · 성폭력 피해 발생시 즉각 보고
  · 장병인권교육시 '성적소수자 인권보호' 포함 교육
  
  ㅇ지속적인 지휘관심 경주
  · 인성검사 결과 '동성애 성향 잠재자'로 분류시 집중관리
  -보호 및 관심 병사로 선정
  -아웃팅에 따른 불안감 해소 방안 강구
  ※ 아웃팅(outing) : 타인에 의해 동성애자인 것으로 밝혀지는 것
  
  ㅇ애로사항 파악 및 조치
  -필요시 보직/근무지 조정
  -가용시 침실/샤워장 사용여건 개선
  
  ㅇ 이성애자(異性愛者)로 전환 희망시 적극 지원
  -정신과 군의관·군종장교·전문상담인력 상담 주선
  -체육·동아리 활동을 통한 성적욕구 해소 권장
  
  □ 행정사항
  
  ㅇ 시행일자 : '06.4.1 부
  
  


채은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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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

가람의 남자 2006-05-11 오전 01:16

군대는 동성애자를 그저 '관리'할 또 하나의 '애물단지'로 보고 있네요.

지나간다 2006-05-11 오전 03:19

마지막 조항 증말 재밌다.
이성애잡탕멘으로 전환희망시 적극지원
정신과 의사와 종교광신자들을 개종매니저로 적극 주선

옴마니반메옴 옴마니반메옴 몇번이나 외우면
양성잡탕으로 개종이 되는 거죠

남묘호랑개교에서는
남묘호랑개교를 일조번 읊조리면
인간의 어떤 소원도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우리도 남묘호랑개교를 일조번 외우면
양성잡탕이 될수 있을 까요

저도 이쁜여자를 상상하면서 자위를 할 수있는 날이 오나요

여그 현명하신 이반님들 답좀 해 주세요

일년밖에 살지 못하다 하더라도
사람의 살 맛에 사정하는 쾌락을 즐겨 봤으면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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