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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간의 성행동 중에서 동성애 못지않게 시대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 바뀐 것은 수음이다. 옛 중국인들은 정액을 생명의 원천으로 중시했기 때문에 양기를 낭비하는 수음은 금기시되었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는 수음을 남색에 가까운 죄악으로 여기고, 참회의 벌로 다스렸다.
수음은 스위스 의사인 사무엘 티소(1728~1787)에 의해 질병으로 간주됐다. 그는 1온스의 정액 낭비가 40온스 이상의 혈액 손실과 맞먹는다고 주장하고 코피 출혈에서 정신병까지 만병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티소의 저서가 전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킴에 따라 19세기 의학 전문가들은 자위 욕망을 억제하는 신체적 속박 수단과 식품을 개발했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대표적인 식품은 옥수수를 으깨어 말린 콘플레이크이다. 아침 식사로 콘플레이크를 먹으면서, 정신병원 책임자가 수음하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발명한 식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미국인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또한 신체를 피곤하게 만들어 성욕을 감퇴시킬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축구를 권장했는데, 그것이 영국을 축구 강국으로 키운 이유의 하나로 알려졌다.

티소의 이론은 20세기 초까지 성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성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하르트 폰 크라프트 에빙(1840~1902)은 티소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마그누스 히르쉬펠트(1868~1935)는 자위를 방지하기 위해 남자는 거세, 여자는 음핵 제거 수술을 권유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는 신경쇠약의 원인으로 자위행위를 꼽았다.

수음을 온갖 질병의 원인으로 간주한 의학계의 고정관념을 결정적으로 뒤엎은 것은 알프레드 킨제이(1894~1956)가 펴낸 보고서이다. 미국의 경우 남자는 92%, 여자는 62%가 한 번 이상 자위행위를 즐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수음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에 해롭지 않은 정상적인 성행동으로 여겨졌다. 불과 50여년 전의 일이다.

2003년 7월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들은 수음을 자주 하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20대에 매주 5회 이상 수음한 남자는 훗날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정을 자주 하면 발암물질이 전립선에 축적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문화연구소장 이인식 참고자료 △ <성과학 탐사> 이인식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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