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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warzwald 2004-04-13 19: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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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군대 내 성폭력 실태조사 토론회

2003년 7월 김모 일병 자살 사건 이후,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군대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가 최초로 만들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지난 8일 ‘군대 내 성폭력 현황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가 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 육군, 여성부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포옹, 가슴, 엉덩이 등 신체 만지기, 성기 만지기, 키스 등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가 전체 15.4%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신고율은 4.4%에 그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수행한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원 권인숙 교수(명지대)는 “신고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으레 있는 일’이라고 답하고 있는 것은, 군대 내 성폭력이 일상적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중 피해 경험율이 81.7%에 달하고 있어, 성폭력 피해의 악순환은 끊어지기 어려운 구조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대 내 성폭력은 ‘군기문란’죄?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군대 내 성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다. 권인숙 교수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 역시 피해자의 인권침해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성군기 문란, 위반사고’로 보는 현행 군 형법의 시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동재 육군인사참모부 중령은 “기본적으로 군대는 ‘법과 규정에 의한 명령과 복종 문화’에 기반한다”면서, “군대 내 성폭력 문제를 ‘군기’의 문제로 엮지 않으면 처벌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 군대의 특성상 성폭력 문제라 하더라도, ‘개인’보다는 ‘조직’의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혜정 성폭력문제연구소(성폭력상담소 부설) 소장은 “개인의 인권, 성적 자기결정권보다 ‘조직’이 우선하는 군대의 위계적 성격 자체를 그대로 두면서, 과연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 문제해결이 가능하겠냐”고 비판했다.


군대 내 성폭력에 대한 처벌의 문제에 있어, 권인숙 교수는 “법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가 성폭력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남성간 성폭력을 ‘강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행 ‘계간(남성 간 성교) 처벌’은 동성애 차별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삭제해야 하고, 군기 유지를 위해 군대 내 성행위 금지가 필요한 경우, 다른 항목에서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남성간 강간을 인정하고 강간의 객체에 남성을 포함시키고 있는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도 형법을 개정해서 강간의 객체를 ‘부녀’에서 ‘사람’으로 확장하고, 행위유형도 항문성교와 구강성교, 성기의 이물질 삽입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 형법상 ‘추행의 죄’를 따로 제정했듯이 “강간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피해자 보호조치, 군대 내 성교육 절실


또한 토론에서는 피해자 보호조치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를 위해서 국방부의 예산 할당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NGO 등 민간 외부 전문가와 군대간의 네트워킹이 절실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동재 중령은 “현재 군대 내에서 성폭력 예방을 위한 종합적 시스템을 마련 중에 있고 일부 시행 중”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조직의 특성상 성폭력 문제 해결을 전문적으로 하기에는 예산 문제 등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정아 여성부 정책보좌관은 “국방부의 의지가 있다면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피해자가 부담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절차로 1366과 같은 핫라인을 두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인숙 교수는 “신고 이후에 겪는 부담, 후유증 등을 상담해줄 수 있는 부분에서 사회전문가의 활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한 해에 20만 명의 남성이 드나드는 군대야말로 그만큼 한국 남성의 성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인 만큼 앞으로의 해결이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며 군대 내 성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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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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