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3-04-08 () 00면 847자  
이통사 얄팍한 ’동성애 상술’  
동성애 사이트를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서 삭제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오자마자 이동통신사들이 기다렸다는 듯 동성애를 이용한 상술을 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지난 7일부터 전 룰라 멤버였던 여가수 김지현의 두번째 솔로앨범 ‘더 블루스’ 무삭제 동성애 뮤직비디오를 자사의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월 호주에서 촬영된 김지현의 뮤직비디오는 현재 음악전문 케이블TV 등을 통해 상영되고 있지만 동성애 장면이 삭제된 채 방영되고 있다. 반면 휴대전화로 서비스되는 문제의 이번 동영상은 거의 전라상태인 김지현과 일본 톱모델 아미코 이지미와의 노골적인 성애장면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뮤직비디오는 성인 가입자들에게만 서비스하고 있고 성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성인인증번호(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특성상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워 무삭제 동성애장면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통사들은 또 최근 논란이 됐던 H양 스페셜과 성현아 2차 누드공개 등을 비롯,낯뜨거운 음란물들을 휴대전화상에서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어 돈 벌이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보통신윤리위원회도 이통사들의 상술을 방조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에 유포되는 음란물 등과 달리 통신사들은 원천적으로 청소년 접근이 어렵도록 하고 있어 지금까지 크게 문제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자녀가 부모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성인물에 접속할 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