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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news 2006-06-13 03: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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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라서 행복해

[참세상 2006-06-12 14:48]  

10일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 진행

조수빈 기자



▲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이 대형천을 들고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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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세요. 주저하지 말고 말하세요. 위풍당당하게. 나는 행복하다고. 퀴어 라서 행복하다고. 내겐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우리 좀 그만 괴롭히면 안되겠니?

이반(성소수자)을 상징하는 여섯 색깔 무지개가 비오는 궂은 날씨라서 더욱 빛을 발했던 10일, 성적소수자인권단체 회원 500여명은 종로에 위치한 종묘공원에서부터 공평동 한미빌딩까지 제 7회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위풍당당 퀴어행복’ 퀴어퍼레이드를 벌였다.



▲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퀴어문화축제 본행사에 발리댄스팀의 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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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도 있겠지만 비쥬얼한 부분보다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이번 퀴어퍼레이드는 ‘우리 좀 그만 괴롭히면 안되겠니?’나 ‘콘돔보다 차별철폐’ 등 당당히 이반을 주장하고 세상의 시선에 딴지(?)를 거는 구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리 좀 그만 괴롭히면 안되겠니?’

한창 퍼레이드 중이던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한 활동가는 ‘무엇이 당신을 괴롭히나요?’라는 기자의 물음에 '편견이 가득한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듯' 이렇게 답한다. ‘호모포비아’(동성애, 동성애자에 대한 막연한 혐오증), ‘인정하기 싫은 시선들’ 그리고 ‘미디어’라고.




▲ 직장건강검진에서 AIDS 검사는 동성애자들의 노동권 박탈과 스스로 노동권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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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미디어를 재단하고 나선 그들. “여성이자 레즈비언으로 사회적으로 두 번이나 소외되고 차별되어지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맞춤옷과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바를 소리 내고 사회와 소통하자”는 미디어 전략을 가지고 나선 레주파는 ‘맞춤 미디어’를 표방한 마포FM 100.7Mhz 레즈비언라디오방송국이다. 이날 퀴어퍼레이드에서 라디오에서 오프라인으로 등장한 그들은 아예 머리에 마분지로 만든 라디오를 뒤집어 쓰고 나왔다.

“퍼레이드 참여 자체가 운동”

한채윤 제7회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6 기획단장은 “만족스런 수준으로 사회가 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다양한 권리가 인정되는 사회로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른 문화행사와 다르게 퀴어퍼레이드는 참여하는 것 자체로 굉장히 의미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7회나 된 퀴어문화축제의 성과와 대중 소통을 위한 문화행사가 오히려 메시지를 흐리는 한계에 대한 기자의 지적에 카운트 펀치를 날리는 답변이었다.



▲ 퀴어문화축제에서 당당한 퀴어로 살고 있는 홍석천씨가 나와 인사말을 하고있다./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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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한채윤 기획단장은 “이성애자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두려움을 이기고 참여하는 퀴어퍼레이드인 만큼 성소수자들이 퍼레이드에 한 번 참여하고 난 후 생활 속에서 자긍심과 활력을 얻는다”며 “퍼레이드 참여 자체가 이들에게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또한 퀴어퍼레이드가 너무 섹슈얼한 부분만 강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카토 제7회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6 사무국홍보담당 활동가는 “퀴어문화축제는 인권운동이라는 면도 있지만, 축제의 목적은 퀴어임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그동안 보여 지지 못했던 정말 퀴어스러운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 스스로의 성정체성을 마음껏 표현한 퍼레이드는 성소수자들이 더 당당하게 사는 힘이 되기도 한다./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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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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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가족 등장!

한편 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에이즈퇴치연맹 iShap,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 성적소수자인권단체들은 퍼레이드에 앞서 종묘공원에서 홍보부스를 차리고 자신들의 단체를 소개하고, 각자의 운동방식에 맞춘 맞춤홍보를 벌여나갔다.

이들 부스에서는 에이즈가 동성애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리기 위한 막대콘돔을 나눠주고, 동성애자들의 사랑과 가족 간의 갈등 등을 그린 소설을 소개하거나, 레즈비언들의 미디어 FM 100.7 레주파를 홍보, 이반을 의미하는 여섯 색깔 무지개를 이용한 소품을 파는 등 이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길훈 한국에이즈퇴치연맹 활동가는 “다수의 힘이라는 흐름, 어릴 때 봐왔던 익숙한 환경들 이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것, 그것이 퀴어문화축제의 의미”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날 부대행사로 다양한 동성애 가족을 발굴해 소개하는 ‘예쁜 가족 콘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을 고착화시키고,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선전하는 가족제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주장들이 이성애자, 그중에서도 좌파진영에서 속속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가족은 공동체로의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이종헌 남성동성애자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는 “혈연제도의 가족제도가 아니라 다양한 가족형태를 의미하는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다”며 “‘친구사이’는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동성애자를 대안가족 안에 포함시키기 위한 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는데, 이번 행사는 동성애자의 가족구성권이 어떤 형태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런 공동체를 찾아 격려하는 행사로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애자들의 가족구성권과 양육권을 주장하는 의미를 담은 이 행사에서 동성애자 커플,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함께 생활하는 겨울나무 커플, 부모를 모시고 사는 동성애 커플, 캐나다에서 합법적 커플이 된 동성애 커플 등이 각각 ‘매난국죽’ 상을 수여받았다.

위풍당당 퀴어행복!

7회를 맞는 퀴어문화축제는 퀴어영화제를 비롯한 위풍당당 퀴어 라이프 ‘수다회’, 퀴어 파티 등 홍대, 이태원, 종로 등지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13일 동안 진행되었다.

이전까지의 퀴어문화축제가 자신의 정체성을 세상에 고하는 퀴어들의 축제였다면 올해 퀴어문화축제는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측면이 있다. 첫째는 사회의 편견과 무지 속에서 ‘퀴어 라서 행복한’ 그/녀들이 행복을 누릴 권리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두 번째는 트렌스젠더와 같은 다양한 성적소수자들의 참여가 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채윤 제7회퀴어문화축제 무지개2006 기획단장은 “이번 퀴어문화축제에서 우리가 행복한 존재임을 말하고 싶었다”며 “행복을 누릴 권리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이며 이젠 당당하게 누릴 때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7회만의 독특한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이 기사는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영리금지'를 따릅니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

몸짱게이 2006-06-13 오전 04:48

아.... 저 회원들의 살, 살, 살.... ^^

나그네 2006-06-13 오전 07:37

멋있군요. ^^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