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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회의 개막행진에서 한국 참가단이 해외활동가들과 함께 FTA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8월 13일~18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16차 국제에이즈회의가 진행중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에이즈회의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있는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정부관료, 국제기구 관계자, 제약회사, 과학자, 연구자, 정책가들이 모인다. HIV/AIDS감염인들은 이 회의를 그들만의 잔치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감염인의 관점에서 에이즈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면서 투쟁의 장으로 만들어왔다. 이번 국제에이즈회의에서는 주요 의제 5가지에 대한 전시, 토론, 심포지엄, 영화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요 의제는 에이즈 확산을 중단시키기 위한 연구 촉진, 치료와 예방을 확대하기위한 인적자원의 유지와 증대, 감염인 개인과 공동체의 결합 증대, 답변을 진척시키기 위한 새로운 지도력 형성, 현장으로부터 배우기이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한국HIV/AIDS감염인협회, HIV/AIDS인권모임 나누리+, 나프공동체 등의 단체 및 개인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토론토에 오기 전 한 달 반 동안 정작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주범이 무엇인지를 토론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은 에이즈와 무관한 한평생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왜냐하면 에이즈를 ‘게이돌림병’ 혹은 부도덕한 이들에 대한 천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이즈에 걸린 사람에 대해 걸릴만한 이들이라고 낙인을 찍어서 자신의 삶과 구별을 지어 버린다.

FTA·에이즈예방법, 에이즈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 의제

하지만 우리는 에이즈를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에이즈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요구하고 싸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기위해 여기서부터 우리의 토론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사스나 조류독감처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국제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를 하였고, 국내거주자들만을 관리해서 에이즈를 예방하려는 한국의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래서 에이즈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우리는 우선적으로 자유무역협정과 한국의 에이즈예방법의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강력한 자유무역협정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감염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고민하면서 세상에서 몇 안 되는, 에이즈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는 현실에 안도할 수 있는지 되물었다. 에이즈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와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에이즈환자들이 치료제를 못 먹는 현실이 왜 생기는지 토론했다.

각각 다른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에는 2000년 이후에 세상에 나온 치료제들은 거의 대부분 공급되고 있지 않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에는 1차 치료제조차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은 에이즈환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그리고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은 에이즈환자의 수는 엄청나지만 돈 없는 대륙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버린 땅이다. 대표적인 예가 로슈사의 ‘푸제온’이다. 2004년에 보건복지부는 ‘푸제온’에 대해 보험적용을 하기로 하고, 가격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로슈사는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연간 2만 달러)을 요구하였고, 지금까지도 ‘푸제온’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한국의 상황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지역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약회사에게 돈벌이가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생명을 좌지우지당하는 문제는 같다.

초국적제약회사와 보험회사는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위해 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지적재산권에 관한 세계규칙을 변화시키고 의료시스템을 더욱 상업화하려 한다. 따라서 특허권의 강화뿐 아니라 각국의 의약품제도, 의료제도의 변화를 직접 요구하고 있으며 제약회사가 직접 정부를 제소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받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한미자유무역협정뿐만아니라 태미자유무역협정, 말레이시아미국 간 자유무역협정 모두 제약회사의 배만 불릴뿐이라고 생각한다. 건강권의 문제를 넘어서 자유무역협정은 에이즈환자의 삶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 국제회의, 감염인들의 FTA반대투쟁의 연장선

HIV/AIDS감염인들의 자유무역협정의 폐해를 고민하고 반대하는 행동은 이번 국제에이즈회의 참여를 계기로 시작된것은 아니다. 5월 한국HIV/AIDS감염인연대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한미FTA저지 지적재산권 분야 대책위원회는 태국의 HIV/AIDS감염인을 한국에 초청하였다. 6차 협상까지 진행된 태미자유무역협정에 맞서 2년 넘게 싸워온 태국에이즈환자들의 경험을 듣고, 자유무역협정의 폐해를 같이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6월 15일 다국적제약협회(KRPIA)는 약제비를 절감하기위한 약제비적정화방안에 대해 '환자의 신약에 대한 접근을 저해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의욕을 감소시킬것'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약제비적정화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투자를 철수하겠다고 협박을 하자 기자회견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이때 한 HIV/AIDS감염인의 목소리에 기자회견장이 순간 조용해졌을 뿐 아니라 단상에 앉아있던 제약회사 대표들은 당황해 했다.

'"나는 에이즈환자입니다. 로슈는 푸제온을 왜 그렇게 비싸게 팔려는지 대답하십시오"

그는 '에이즈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약을 먹을 수 없어서 죽는 것이다'라는 영문글귀가 새겨진 티셔츠를 높이 들고 초국적제약자본이 말하는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권이 거짓말임을 온몸으로 폭로했다.

7월 한미자유무역협정 2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때, 7만 명이 넘는 민중들과 함께 HIV/AIDS감염인도 서울시청 앞으로 갔다. 음지에서 죄인처럼 살기를 강요당했던 감염인들은 '에이즈환자 일어섰다 한미FTA저지하자'는 구호를 외치면서 다른 이들과 함께 시청에서 청와대 앞까지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8월 7일 500여명의 태국에이즈환자들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 앞에서 에이즈치료제 ‘콤비드’에 대한 특허신청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콤비드’는 이미 널리 사용하고 있는 두 가지 에이즈치료제를 혼합했을뿐인데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특허권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허남용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태국국영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복제약의 생산을 중단시킬 것이기 때문에 태국에이즈환자의 생명과 태국에이즈치료프로그램의 유지를 위협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한국의 HIV/AIDS감염인단체와 활동가들은 태국에이즈환자의 요구에 연명을 하고 지지하였다.

8월 9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콤비드’의 특정제형에 대한 특허와 특허신청 모두를 취소한다는 편지를 태국HIV/AIDS감염인네트워크(TNP+)에 전달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편지에서 태국에서의 특허신청을 취소하는것을 포함하여 ‘콤비드’가 있는 모든 곳에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대해 국제에이즈회의에 참석한 에이즈활동가들이 함께 축하를 했다.

이러한 고민과 행동의 연장선에서, 누구보다 특허에 의한 살인을 많이 당해왔던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자유무역협정이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는 것을 국제에이즈회의참가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실천을 고민했다. 그래서 캐나다에 오기 전에 태국과 미국의 활동가들에게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실천을 모색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국제에이즈회의 기간 동안 FTA에 대한 활동가회의를 하자고 제안이 되었고, 12일부터 저녁에 활동가회의에서 실천방안을 토론하고 있다.

“FTA가 무엇인가요?”

우리는 13일 개막일에 국제에이즈회의장내에서 그리고 개막집회에서 자유무역협정과 에이즈예방법이라는 악마에 의해 희생되는 감염인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No way FTA', 'Discrimination and prejudice kill us. FTA kill us twice'를 외쳤다. 그런데 우리들의 특이한(?)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한 질문은 FTA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FTA는 free trade agreement인데,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12년 전에 체결한 NAFTA를 모르느냐는 질문부터 해야 했다.

특허권과 자유무역협정의 문제점을 모르면서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답을 찾겠다고 국제에이즈회의에 참여한 이들을 보면서 에이즈를 종식시키기 위한 마음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자유무역협정을 협상중인 태국, 말레이시아, 한국에서 온 활동가들 간의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태국에서 온 국경없는의사회 벨기에 지부와 태국HIV/AIDS감염인네트워크(TNP+), AIDS Access Foundation의 활동가들을 만나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함께 하기로 했다.

14일에는 HIV검사와 인권에 관련한 세션장 앞에서 한국의 에이즈예방법은 감염인을 감시하는 법이고, 한국정부는 감염인을 에이즈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으로 취급한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많은 이들이 '이게 뭔고?'하는 눈빛으로 신기하게 쳐다봤다. 한국은 감염인 숫자도 적고, 에이즈치료제도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도 들었을 것이고, 에이즈예방법이란것 자체가 몇 개국에만 존재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염인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인 인권증진을 통해서만 에이즈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즉 에이즈확산의 원인인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신자유주의 세계화, 빈곤이 종식될 때 에이즈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권미란 님은 HIV/AIDS인권모임 나누리+ 회원으로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국제에이즈회의에 참석중이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

호모 2006-10-10 오전 08:58

질문: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주범은 누구인가?
정답: 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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