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title_Marine
갈라 2003-05-01 00:56:21
+3 148
4월의 끝자락에 서있다.
호수공원의 바람이 열어진 창문을 통해 우리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다.
4월이 저물고 있다.
어느샌가 5월이 오고있다.
.
.
J는 가을 소풍이후 말없이 나에게 조금은 더 다가와 있다는 걸 나.......느낀다.

가을도 어느덧 떨어지는 잎새처럼 지고 만다.
눈 내리는 겨울이 ......
추원진다.

공부에 여념이 없는 시절이 점점 나의 목을 조른다.
고3이 되는 중압감...

J는 의연하다.
공부를 잘해서 일까?
부럽기도 하다.
그리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부럽다.

J......나보고 주말에 뭐하냐고 묻는다.
별로....
자기가 맛있는거 사준단다.
대답대신 빙그레웃는 나...

그시절에 학생이 돈이 어디 있으랴 마는...

주말에 만나잔다.

난 여태 공적인 일 이외에는 J를 만난적이 없다.
완고하신 우리 부모님 덕택에 어디를 제데로 다니지도 못했거니와
친구집에서 자고 오는것은 꿈도 못꾼다.
.
.
.
어디 갈건데... 내가 묻는다.
지금도 유명한 신당동 떡복이를  사준단다.
.
.
J와나 ....
신당동역에서 만나서 걷는다.
날씨가 춥다.

J...지하철역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
날 보자 저만치서 나에게 달려온다.
일요일날 J를 만나니 기분이 새롭다.
일탈이란 맛이 이런 맛일까?

매일 교실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보니 묘한 감정이 든다.

J..."일찍 왔네...."하면서 웃는다.
나...."너도..."
J...." 자! 가자!..춥지? 않추워?"
나..."괜찮아.."라고 말하기도 전에 J는 J의손으로 내손을 꼭잡고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따뜻하다.

내 얼굴이 붉어진다.
당황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뭐 감정이 복잡하다.

가게에 도착해서 음식이 나오기 까지 학교얘기를 하는 J..
베시시 웃고만 있는 나...

떡볶이가 나오자 ...나에게 내 접시를 달라고 하면서 나에게 먼저 먹으라고 음식을 떠준다.
괜찮다고해도 궂이 J는 자기가 그러고 싶단다.
미안하다.
.
.
.
가게를 나서는 J와나.....
"고마워! 잘 먹었어!...."
"뭐가 고마워..다음에 니가 사주면 되지!"... 한다.
.
.
J와나 걷는다.
J의 손이 내 허리에 와있다.
살며시 뿌리 친 나...
J..쑥스러웠는지 하늘을 보고 웃는다.
.
.
J가 ..요번 겨울 방학때 여행을 같이 가잔다.
나 .."않되는데...."

J...물끄러미 나를 바라 본후 아무말이 없다.
이유를 묻지 않아서 더욱 애처롭고, 고맙다.
미안하다.

변명을 늘어 놓아도 좋았으련만.....
.
.
.
매일 매일 똑 같은 날의 반복...

그러던 어느날인가....
.
.
책가방을 다음날의 교과에 맞게 정리를하고 있는 나..

분홍색의 꽃봉투로 무늬가 아롱져진 편지가 툭 하고 내 책상위에 떨어진다.
내 이름만 맨 앞에 써있다.
누굴까?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친다.
또 누가 장난을 치는거 아닌가?
.
.
J의 편지다.

안녕!  이렇게 시작을 해서 ....
나를 걱정 하고 위해 주는 말이 그편지의 반이 넘는다.

J는 나와함께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매정히 거절한 나에게 서운 하단다.
다시한번 생각해 보란다.

편지를 읽고, 또 읽는 나...
꽃봉투에 그 편지를 넣어 서랍 속에 넣어두고, 한참을 의자위에 앉아 있는 나...
.
.
난 잊고 있었는데 J는 그걸 가슴에 묻어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나...얼굴이 화끈 거린다.
울고싶다.
.
.
J는 어째서 나를 미안하게만 만드는 걸까?
.
.
.
.
.
그날 이후 J는  우리사이에 무슨일이 있으면 꼭 편지를 써서 내 가방에 몰래 넣어 논다.

화를내거나 얼굴을 붉히는일은 없었다.
.
.
겨울이 다가오면 J와 나 ...

다른 반으로 갈라 질지 모른다.
.
.
.
.
다음에...


감사합니다..


아류 2003-05-01 오전 01:44

웅...원장언뉘! 이거 아직 안 난 거였어?
난 2편이 끝인지 알았쥐. 근데 정말 언뉘답게 구구절절한 사랑이다~~~
멋쪄 ^_^ 크으으으으

2003-05-01 오전 03:02

이거 완전히 하이틴 로맨스네?
내가 여고시절에 우리 엄니 여고시절 연애편지 훔쳐봤을때 기분이야.
호호호
그래도 우리 엄니는 해피앤드였는데...

날아가기 2003-05-01 오전 10:56

느낌이 참 청아하다.
글 보면서 내내 미소를 띄고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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