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구스입니다.
이제서야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정식인 것은 아니지만,
이 '친구사이'라는 범주에 들어온 것에 대해 기쁨을 표합니다.
저는 꽃다운 나이에 정체성 혼란과, 혼돈과, 고뇌의,
카오스 같은 시간을 겪고
군대에 가서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불행한 이성애자(인 척)가 되느냐, 행복한(을 보장받을 수 없는) 동성애자갸 되느냐,
의 기로에서 끝내 본능이 승리를 하였고,
태어난 대로 살자, 는 게 저의 최종결정이었습니다.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했고,
세상이 어쨌거나,
내가 좋은 남자 만나서 얼씨구나 짝짝꿍 잘 살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홍석천 씨나 김조광수 씨나 이미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의 몫,
아니면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 해줄 것, 이라고 떠밀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동성애자인 나부터 바껴야 세상이 바뀐다는 아주 뻔하고 단순한 논리를
이제서야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 하나 사랑하고 끝날 일이 아니라
나 또한 사랑할 수 있는 땅을 일궈야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당연한 결혼식을 다녀온 것은
제게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그때 오물사건이 있었죠.
하지만 오물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김조광수, 김승환 씨의 리액션이었습니다.
-동요하지 마세요! 저희는 행복합니다!
당연한 결혼식에 너무나 당연한 불청객이라도 본 듯, 아무렇지 않게,
오물남이 끌려나갈 때까지, 그렇게 외쳤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불미스런 사고가 있긴 했었지만 분명 그 자린
행복했고 빛났습니다.
그 자릴 빛냈던 사람들이 있었고, 가장 빛나던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뜨는 기사는 <동성애자와 오물>뿐이었습니다.
세상의 관심은 의미있는 결혼식이 아닌, 무의미하고 무개념한 오물투척이었고,
동성애자와 행복은 부합하다는 듯,
기자들과, 포털사이트의 대문들, 실시간의 네티즌들은
동성애자의 행복에 별 관심이 없어보였습니다.
내가 분명 바라본, 축하까지한 행복이 오물로 뒤덮여지는 현실을 목격했고,
그래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은 숨어만 있지 않기로.
그리고,
내가 싼 똥은 아니지만
그동안 더러워서 피했었지만
이제는 내 손이 더럽혀지더라도
내가 치우기로.
앞서서 치우느라 고생하셨던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왔습니다.
이제 저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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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담긴 멋진 인삿말 잘 읽었습니다.
길몽구스님이 남겨주신 이러한 글과 주위의 변화들이
친구사이가 더 힘차게 한 발 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됩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곧 있을 9월의 정기모임과, 여러가지 친구사이 활동에서
길몽구스님을 뵐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울러 후원하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