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2003-10-10 05:42:30
+1 4342
연일 수많은 광고가 쏟아지고 있는 속에서 최근 유난히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광고가 현대 '미니 M카드'이다. 임신한 남자를 등장시킨 1탄에 이어 최근 2탄에서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남자들이 나온다. 공사장 인부-경찰 등 지극히 남성적인 일을 하고 있는 남자들이 털이 부숭부숭한 다리를 드러낸 채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을 한 모양이 파격적이다.

엄밀히 말해 이 광고가 암시하는 것이 여장남자는 아니다. 광고 제작사인 TBWA의 정정민 차장은 "제품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비주얼이 뭘까 고민하다 채택한 아이디어"라며 "애초에 여장남자 코드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광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경극- 일본 가부끼에도 나와


광고는 한 문화의 트렌드를 가장 먼저 짚어내는 선구적 매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보수적인 매체 중 하나인 게 사실이다. 게이나 레즈비언을 주제로 한 광고가 전 세계적으로 봇물을 이루는 데 비해 남성성 속의 여성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여장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광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의도야 어찌됐건 현대 '미니 M카드'는 은연중 여장남자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유포하고 있는 셈이다.


여장남자는 그동안 여러 문화장르에서 나타났다. 문학과 영화, 연극, TV 코미디물, 패션, 그리고 중국 경극과 일본 가부끼에도 여장남자가 나온다.


〈여자, 남자, 그리고 제3의 성〉(당대출판사)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의 연극무대에서는 남자가 여자 옷을, 여자가 남자 옷을 입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중세 유럽에서 교회는 여자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을 금지했고, 그 결과 어린 소년들이 무대에서 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당시 소프라노 파트를 맡은 소년들은 거세당하기도 했다고 이 책은 전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 〈파리넬리〉에서도 보여졌듯이, 17~18세기에는 소프라노 음역을 넘나드는 소년들을 사춘기 이전에 거세시켜 카운터 테너를 만드는 일이 성행했다.


여장남자를 그린 영화는 한층 더 풍성하다. 시드니 폴락 감독의 [투씨](1982), 닐 조단 감독의 [크라잉게임],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M. 버터플라이](1993),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 비반 키드론 감독의 [투 웡 푸](1995), 스티븐 엘리엇 감독의 [프리실라](1997), 리자 고스넬 감독의 [빅 마마 하우스](2000)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타 감독과 배우가 만든 이들 영화는 대부분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투씨]는 20년간 배우생활을 했지만 인기가 없어 오디션에서 줄곧 미역국을 먹은 남자 마이클 도로시가 여자로 분장한 후 여배우로서 화려한 삶을 살게 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연기파 배우로 정평난 더스틴 호프만이 여장한 주인공으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크라잉 게임]은 개봉 당시 여장남자 제이 데이비슨의 성기가 그대로 스크린에 노출돼 더 강렬한 인상을 관객에게 심어준 영화다. 정치적인 코드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전대미문의 동성애 영화이기도 하다. 여장을 한 제이 데이비슨은 실제 여자보다도 매혹적이어서 성기가 노출되지 않았다면 관객조차 그가 남자인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도 제이 데이비슨은 여성처럼 치장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 론이 중국 경극 배우에다 여장 남자로 출연해 극중 제레미 아이언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 [M. 버터플라이]는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제작돼 1988년 토니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헨리 황의 희곡을 영상화한 작품이고, 로빈 윌리엄스가 할머니로 분장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이혼 후 아이들의 양육권을 박탈당한 남편이 자녀를 만나기 위해 가정부 할머니로 분장하면서 아내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성복 전문모델로 활동하는 남자


[투 웡 프]와 [프리실라]는 공통적으로 남자가 여장을 하고 춤추는 직업 쇼걸인 '드래그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드무비다. [투 웡 프]는 뉴욕 드래그퀸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3명의 여장남자가 할리우드로 향하는 여정이, [투 웡 프]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킹스캐년'에 오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아담을 비롯한 3명의 여장남자가 여러 소도시를 들르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특히 호주의 넓디넓은 사막 전체가 촬영장소가 된 [프리실라]는 67회 아카데미 최우수

의상상을 수상할 정도로 많은 여성 의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영화에도 여장 남자는 등장한다. 안재욱이 여자로 분장한 한지승 감독의 [찜] (1998)이 대표적이다.


안재욱은 이 영화에서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해온 연상의 누나인 김혜수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자로 분장한다. 구봉서-허장강-도금봉이 출연한 [남자기생](1969)과 송명근 감독의 [치마입은 남자](1995), 이경민 감독의 [오디션](1997)에도 여장남자가 등장한다.


국내 TV 코디미 프로그램에서 여장남자를 보여준 사례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봉숭아학당'에 출연한 황승환과 KBS [행운을 잡아라] '미시빨래터'에서의 심형래, MBC [오늘은 좋은 날]의 '귀곡산장'과 SBS [러브 투나잇]의 '왈가왈부' 코너에서 할머니로 분장한 이홍렬 등이 있다.


이 중 풍만한 가슴 분장 등으로 가장 여성적으로 변신(?)한 개그맨 황승환은 이 코너로 무명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황승환 이후 여장남자는 이 코너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개그콘서트] 메인 작가인 장덕균씨는 "일부 시청자단체, 특히 여성단체에서 강한 거부감 표시와 함께 비판을 했다"며 "외국에 비해 유난히 우리나라는 여장남자에 대한 편견이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모델 중에도 여성복 모델로 유명한 남자가 있다. 영화 [색즉시공]에도 출연한 이대학씨다. 180㎝에 갸녀린 몸매를 가진 이씨는 자신이 남성복보다는 여성복을 입을 때 더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여성복 전문 모델로 나섰다.


젠더 역전을 다룬 책

최근 들어 젠더 역전을 다룬 책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젠더 역전을 연구하는 학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구상에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점차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로스코에의 책은 젠더 역전이라는 주제를 아메리카 인디언의 이야기를 통해 처음으로 내세웠고, 가버, 페리스, 번 블로프와 보니 블로프의 책에도 복장 전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브리나 P. 라멧의 〈여자 남자 그리고 제3의 성〉도 젠더 역전과 관련한 내용을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기술했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gkahs 2019-09-26 오후 21:12

<a href="https://hansolel.co.kr/" target="_blank">우리카지노</a>
<a href="https://hansolel.co.kr/theking/" target="_blank">더킹카지노</a>
<a href="https://hansolel.co.kr/yes/" target="_blank">예스카지노</a>
<a href="https://hansolel.co.kr/first/" target="_blank">퍼스트카지노</a>
<a href="https://hansolel.co.kr/coin/" target="_blank">코인카지노</a>
<a href="https://hansolel.co.kr/thenine/" target="_blank">더나인카지노</a>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