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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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나라에서 '직접행동'에 관한 한 가장 실천적인 아나키 그룹인 아나클랜에 커밍아웃 인터뷰를 홍보했었어요.

그 밑에 달린 리플들입니다.

*

숲 : 이런 말 한다고 호모포비아로 오해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지만...
동성애자들 가운데 문화적 허영이나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어쩐지 정이 안 간다. 여피 취향이랄까. 2003/10/21 x  

돕헤드 : 제가 만약 "이성애자 중에 문화적 허영이나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어쩐지 정이 안 간다"고 말을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2003/10/21 x  

돕헤드 :  "이성애자들은 여피 취향이 많은 것 같아 정이 안 간다"고 하시면 어떤 기분이세요? 2003/10/21 x  

크로폿킨 : 숲님도 나쁜 의도로 말씀하신건 아니라 생각됩니다...; 2003/10/22 x  

엽기호모 : 이 광고는 제가 올린 건데... 이런저런 리플이 달렸군요. ^^

숲님의 말씀 겸허히 경청하겠습니다. 게이 커뮤니티도 말 섞고 살 부딪히는 동네인지라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습니다. 여피 같은 동성애자들이 싫은 건지, 아니면 여피 같은 동성애자들이 싫어서 모든 동성애자들에게 정이 가지 않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건지 숲 님의 말씀이 아리까리하긴 합니다. ^^

나중에 시간 되면 저희 동네에 놀러 오세요. 그럼, 여피 같지 않은 저 같은 과대망상의 가난한 룸펜 게이도 많다는 걸 아실 겝니다.

아, 썩을 추가 파병. 저희 가난한 이쁜이 호모들도 곧 반전모임을 재개할 생각입니다. 열심히 하세요. 또 올께요. 2003/10/22 x  

롯스퐁 : 가난한 이쁜이 호모, 헤테로 모두 만세!

*

본디 아나키는 워낙 지류가 복잡하여 한 갈래로 정의내릴 수 없긴 하지만, 국가나 권위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삶의 모델을 자율적으로 구성하거나 혹은 자유로운 이들의 결사로 구성한다는 명제가 기본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가끔 게이해방운동과 아나키즘과의 상관계수는 대단히 높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저 리플들을 보면서 한참 동안 고민해보았어요.
앞서 여피 게이를 언급한 숲 님의 눈에 과연 어떤 게 여피 게이로 보였을까요? 전 잘 모르겠더군요.

명품으로 자기 섹시 모드를 과장하려는 얼빠진 게이들?
아니면 오페라와 뮤지컬을 종종 보러 다니는 게이들?
아니면 옷매무새에 신경 쓰고 얼굴 각질에 무던히도 투자하는 미적인 게이들?
아니면 한국 인권운동엔 전혀 신경쓰지 않으면서 외국 사이트나 돌아댕기면서 저 음악이 좋아요, 저 영화가 좋아요 지네끼리 속닥거리는 부류들?

전 잘 모르겠어요. 자주 가는 사이트라서 홍보했다가 괜히 고민거리만 얻게 되었군요. ^^



한상궁 2003-10-24 오후 23:08

숲님의 눈에 비친 여피 게이는... 어쩌면 헐리우드 영화속에 종종 등장하는 게이캐릭터의 외형을 그대로 한국 게이들의 모습에 투과시킨 탓도 있을 겝니다. 그런 시각을 가진 분들을 탓하기보다 일단 종로 게이빠에, 혹은 허접한 우리 사무실에 한번 초대함이 어떨는지...

꽃사슴 2003-10-24 오후 23:17

그렇잖아도 아나클랜에 꼽사리 껴서 놀 수 있는 꺼리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x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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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