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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우울해했던 탓에 '우수의 철학자'라고도 불렸던 헤라클레이토스는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중의 한 명입니다.

만물의 근원은 바로 '불'이며, 만물은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된다는 그의 명제는 변증법의 모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리스 민주 정치와 대중들을 경멸한 나머지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낫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나중엔 대중에 대한 혐오가 더 지나치자 아예 산으로 들어가 살았습니다. 그 대중 혐오증은 2천 년 후에 독일의 니체가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건방진 왕가 출신의 철학자에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화가 늘 하나 따라다니죠. 흐르는 냇물 속에 들어가 있을 때, 아까 전에 다리를 스치며 지나간 물은 지금의 그 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까의 물은 종아리를 저 밑으로 흘러가버린 거죠.  

변하지 않고 고정된 실체로 남아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하게도 만물의 근원이 바로 '불의 생성'이라 주장했던 그는 산속에서 살던 말년에 이르러 온몸에 물이 차는 '수종水腫'에 걸렸지요. 그의 대중 경시 사상 때문이었는지 그의 죽음에 대한 전승 이야기는 참혹하기만 합니다. 수종에 걸린 그가 의사를 믿지 못하고 외양간에서 쇠똥 속을 구르다가 더 심한 병에 죽었다던가, 커다란 쇠똥인지 알고 커다란 개가 살과 뼈까지 깨끗이 발라 먹었다던가 하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

그렇지만 그의 만물 유전 사상을 가장 실랄하게 비판한 이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견유학파의 슈퍼스타 디오게네스였습니다. 그는 아까 전에 흘러간 물은 지금의 물이 아니라는 비유를 듣고는 이렇게 말하며 콧방귀를 뀌었지요.

자네 돈 있나? 나에게 좀 빌려주게나.
그럼 나중에 갚지 않아도 되겠지? 나중의 나는 지금 돈 빌리고 있는 내가 아닐 테니까.

그렇지요. 가끔 변하지 않는 게 있지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은 생리학적으로도 맞습니다. 지금 현재 내가 호흡하는 사이, 나의 육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세포들은 생사를 넘나들며 새롭게 구성되고 있기에, 생리학적으로 봤을 때도 지금의 나는 5초 후의 내가 아닐 테니까요.

허나 채무 관계처럼 변하지 않는 게 있지요. 살아가는 동안 변하길 바라거나 변하지 않기를 바라거나 하는 갈등의 진동수에 구애없이 이따끔, 그렇게 자명하게 드러나는 어떤 무변의 감정들이 있지요.

사랑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변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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